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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
2020년 10월 22일 (목) 06:29:38 손동준 기자 www.cry.or.kr

(출처: 아이굿뉴스 '기자수첩')

 

창피해서 교회를 못 다니겠다고 한다. 누가? 청소년들 이야기다. 우리의 다음세대들이 교회를 부끄러워한다는 이야기를 최근 한 인터뷰에서 전해 들었다. 교회 부장집사님의 이야기였는데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를 두려워한다는 얘기였다. 

이 말을 듣는데 기자의 초등학생 시절이 생각났다. 우리 반에는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는 교회를 다니는 친구가 있었다. 교회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까지도 그 친구에 대해 ‘이상한 교회 다니는 애’라고 뒤에서 수군거렸고, 유별나게 독실하지도 않았던 그 친구는 반에서 한 번 반짝이는 일도 없이 조용하게 졸업장을 받았다. 딱히 돌발적인 사건을 일으키거나 문제 행동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사이비’, ‘이단’이라는 딱지가 없었다면 그가 더  밝게 유년시절을 지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소식을 알 수 없는 그 친구 생각에 맘이 짠해진다.

‘낙인효과’라는 것이 있다. 미국의 사회학자 하워드 S. 베커에 의해 제창된 이론인데, 일탈 행동은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누가 어떻게 규정하고 인식하는 것에 달렸다고 설명하는 사회학 이론이다. 

이제는 한국사회에서 교회에 다닌다는 것이 부정적인 낙인이 될 지경이다. 학교 가기 무섭다는 주일학교 아이들의 말에서 한국교회의 절박한 현실을 느낀다. ‘기독교인’이라는 정체성이 아이들에게 ‘낙인’이 되어 일탈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염려만이 아니다. 신앙이 확립되기도 전에 우리의 근본인 복음까지 부끄러워 하게 될까봐 걱정하는 것이다.

적어도 내 아이가 학교에 다닐 때는 교회 때문에 수군거림을 당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누구 탓 할 때가 아니다. 내 책임이다. 바른 교인이자 바른 시민으로서 그리고 내 아이들의 눈에 닮고 싶은 신앙의 선배로 살아가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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