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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 목회 40년
2013년 01월 25일 (금) 14:42:58 김태복 목사 webmaster@cry.or.kr

팟캐스트 방송을 위해 원로들 몇 분과 인터뷰하면서 느낀 것은 ‘나의 목회 40년은 변방 목회였다’는 사실이다. 이제 원로들 세 분(강동수, 이형기, 김종렬 목사)과 인터뷰를 마쳤고 네 번째로 연동교회 원로목사인 김형태 목사와의 만남을 1월 말로 예정하고 있다. 나의 역할은 그 분들과 인터뷰하기 위해 질문지를 작성하는 일이다. 여기 저기서 수집한 자료를 꼼꼼히 검토하면서 그 분들의 인생과 목회를 살펴보면서 진수(眞髓)를 찾아내야 하는 작업이다.

공교롭게도 네 분은 하나같이 일찍 외국 유학을 경험한 분들이었고 한국교회 중심부에서 활약한 분들이라는 점이다. 소위 엘리트 코스를 걸어오신 분들이다. 신대원 시절부터 수준 높은 도심교회에서 교육전도사로 시작해서 부목사, 이어서 미국이나 독일에서 학위를 받는 코스를 밟았다. 그 분들을 인터뷰 하고 돌아오면서 왜인지 마음 한 구석에서 나도 그런 코스를 밝았더라면 훨씬 화려한 목회 경력을 쌓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고이는 것을 느끼고는 했다.

왜냐하면 그들이나 우리 동기들과는 달리 나는 신학교 시절부터 멀리 변방의 코스를 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도 마석에서 십리 들어간 농촌교회에서 교육전도사 일을 했다. 한참 학문을 쌓아야 할 때에 토요일 밤에는 ‘상록회’라는 청소년 모임을 지도하고 주일이면 교회학교 예배 인도, 11시 아침예배 시간에는 성가대 지휘, 밤예배에는 설교, 월요일에는 가정 심방 등 눈 코 뜰 새 없이 보내야 했다. 그리고 졸업 후에는 그 교회에서 담임목사가 되어 5년을 보내고 나니 30대 중반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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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사역 후 남은 것은 허탈이었다. 가장 희망을 걸었던 청소년들이 70년대 초 불어 닥친 경제 근대화 바람을 타고 직공이나 버스 차장, 가정부가 되어 서울로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대부분 중등교육도 받지 못한 저들을 교육하기 위해 교회는 재건학교를 만들고 나는 교사로서 일주일 내내 동분서주 했지 않은가? 그러나 어느 날 새떼처럼 날아가 버리고 나이 많은 이들만 고목처럼 교회에 남게 되니 의욕상실일 수밖에 없다. 다른 목회자들은 그 동안 학위를 쌓는 등 차근히 스펙을 쌓고 있었는데.

다행히 그처럼 의욕이 상실된 때에 하나님이 길을 열어주셔서 홍익교회로 목회지를 옮길 수 있었다. 당시 홍익교회는 장년회집수에서는 농촌교회와 비슷했고 청계천 판자촌 일대 지역으로 빈촌 지역이었으나 많은 중고등생들이 출석하고 있었기에 새로운 의욕을 가지고 부임할 수 있었다. 불철주야 쉬지 않고 기도하며 교회성장과 교회건축에 전력했다. 장년 50여명에서 500명 이상 모이는 교회로 성장하는 동안 40대 중반의 나이가 되었다.

그 동안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일 년에 몇 주 정도 외국에 드나들며 명예박사 학위(D.Min)를 취득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었다. 그러나 사회인들로부터 비아냥 거리가 되는 그런 학위 취득보다는, 오히려 나는 많은 책을 저술하는 것으로 자존심을 지키려 했다. 그런 외고집으로 변방 코스를 돌다가 은퇴했다. 화려한 코스를 밟았던 분들을 통해 그들이 쌓은 실력과 업적에 비해 너무 미약한 자신을 보면서 마음 한 편으로 아쉬움은 적지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변방을 따라 사역하셨던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면서 그나마 위로를 받는다.

높고 화려한 왕궁이나 권세가 등등했던 상류층이나 종교 지도자들의 가정을 통해서 오시지 않고 낮은 자들 틈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 가장 보잘것없는 작은 고을, 천한 마구간에서 태어나신 예수 그리스도, 높은 학문과 심오한 율례가 빛나는 예루살렘이 아니고 변방 갈릴리와 사마리아를 중심으로 오가시며 가장 천하고 낮은 자들의 친구가 되시고 그들을 돌보시며 치유하시는 사역에 전념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코스를 그림자이나마 밟고 따르려 했던 점이 보람되지 않았나 스스로 자위해 본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 (눅4: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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