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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NCCK '공동선언문'에 대한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의 입장
2013년 01월 29일 (화) 11:56:55 뉴스팀 필진 webmaster@cry.or.kr

한국 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공동선언문'에 대한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의 입장

지난 1월13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공동으로 발표한 WCC(세계교회협의회) 제10차 총회 선언문이 한국교회와 사회에 주는 영향을 NCCK는 인식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작금의 세계 정황에서도 한국은 기독교를 포함하여 유, 불교를 비롯한 인류의 주요 종교 전통들이 활발하게 살아 움직이는 곳이며, 제10차 WCC 부산 대회는 불교문화권인 인도에 이어 동아시아 유교 문화권에서 열리는 최초의 기독교 축제이다.

주지하듯 동아시아의 유, 불교는 지금까지 자신을 하나의 특별한 종교 전통으로 내세우지 않으면서 보편적인 인문정신과 인간존중의 뜻을 가지고 인류 문화를 일구었던 귀중한 자산이었다. 이렇듯 전통 종교 토양에서 자란 한국 교회는 이번 기회를 통해서 그간 축적된 힘을 바탕으로 세계 교회 식구들을 성심껏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온갖 종류의 비인간적 실리주의와 경제제일주의에 빠져 고통을 당하고 있는 한국 및 세계 현실에 WCC 대회가 한 줄기 인간성의 빛을 새롭게 제시할 것을 믿었다. 그러나 어처구니없는 ‘공동선언문’ 건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자신의 정체성뿐 아니라 양극화된 한국 기독교교계를 더 분리시키고 말았다.

'종교다원주의'와 '공산주의', '인본주의', '동성연애', '성서무오' 등 이번에 '공동선언문'이 "복음에 반하는 사상"으로 간단히 정죄해버린 사안들은 향후 인류가 공동의 미래를 위해 진지하게 성찰할 주제들이다. WCC 세계 대회의 목적은 이러한 주제들을 함께 의논하고, 생명을 살리는 정의롭고 범인류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일 것이다. 본 대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소수의 정치적 시각과 물질에 편승함으로써 소통이 차단된 독단과 폭력의 선언문이 되고 말았다. 선언문 중에 특히 개종을 강요하는 전도와, 66권 성경의 무오를 주장하는 내용은 역시 21세기 인류 보편의 지성과 함께 할 수 없는 반지성적인 주장일 뿐이다.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성경보다 넓고, 교회보다 크다는 것이 기독자 교수들의 입장이다.

인류는 지금까지 일상적인 삶에서 과거와는 다르게 다원적인 삶을 경험하고 있다. 인류 문화와 세계 문명은 10차 총회의 주제가 적시하듯 더욱 더 생명적이고, 정의로운 모습이 될 것이라 믿는다.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는 금번 ‘공동선언문’ 사태를 통해 드러난 한국 교회의 반지성주의와 배타주의, 자기중심주의를 반성하고 손님 접대에 부끄러움이 없기를 진정으로 촉구한다. 한국 교회가 10차 부산 대회를 준비하며 이처럼 뒷전에서 그들 정신과 모순된 선언문을 내고 물량주의로 무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명백한 기만이다. 이렇다면 이 땅 한국에서 WCC가 열릴 이유가 없고, 세계 교회도 그것을 원치 않을 것이며 한국 사람들 역시 결코 귀 기울지 않을 것이다. 이는 하나님이 한민족에게 주신 세계 문명을 위한 좋은 기회를 스스로 폐기하는 일로서 대표 대회장를 비롯한 행사 관련자들이 거듭 자문하고 성찰할 사안임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한국기독자협의회는 이번 ‘공동선언문’이 나오게 된 배경, 즉 한국 대형교회들의 성취주의와 물량주의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 백 여 년 간 한국 교회와 신학이 힘겹게 이루어왔던 고난의 업적과 신학적 열매들 그리고 10차에 걸쳐 축적된 WCC 신학 노선을 돈의 힘으로 흥정하는 것은 영혼을 파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한국 땅은 20여 년 전 세계 신학의 향방을 바꾸었던 JPIC 대회가 열렸던 장소이기도 하다. 그 정신이 금번에도 이어지는 것은 너무도 지당한 일이다. NCCK는 대형교회의 금권과 폭력적 이데올로기 앞에 어이없이 굴복해 버린 반지성이고 나태한 자기기만을 드러낸 것이다. 금번 사건을 계기로 하여 이 땅의 기독자 교수들도 깊이 반성하면서 예수정신을 실천할 것을 다짐하면서 금번 ‘공동 선언문’ 사태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아래와 같이 촉구하는 바이다.

-NCCK는 이러 저런 정치 기술적 언어로 이번 사태의 심각성과 잘못을 덮거나 감하려 하지 말고, ‘공동선언문’을 폐기하고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책임을 물어 본래의 정신과 위상을 회복하기를 촉구한다.

-NCCK는 정치적 판단을 지양하고 에큐메니칼 정신과 WCC 총회 주제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에 대한 교회일치정신을 바탕으로 삼아 새로운 총회 준비그룹들을 조직할 것을 촉구한다. 여기에 그동안 소외되었던 여성들, 청년들, 성적 소수자들, 한국 전통과 문화의 전문가들을 포함시켜서 환대와 배움, 성찰의 잔치를 만드는 것이 NCCK의 의무임을 천명한다.

-WCC는 물량공세와 과시위주의 대회를 스스로 거부하고 복음이 지닌 기독교의 진정성과 포괄성을 부산대회를 통해 온전히 들어낼 수 있는 축제를 만들 것을 촉구한다. 하나된 인류와 갈등 없는 한국사회의 앞날을 위해 지혜의 보고인 이 땅의 이웃종교들과의 창조적 대화를 용기 있게 추진하는 공동모험에 앞장 서는 것이 NCCK의 할 일임을 천명한다.

-WCC는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념논쟁에 빠진 불행한 과거사를 치유할 수 있는 정치적 혜안을 찾아 남북 관계가 냉전 상태로 회귀치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을 촉구한다. 한반도가 주변 강대국의 희생양이 되지 않고 통일을 이루는 것이 생명의 하느님이 바라는 평화인 것을 믿으며 한국 교회가 편협한 이념논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서구 경험들과 교감하는 것이 NCCK의 과제임을 천명한다.

-WCC 방문단은 본 사태와 관련된 한국 교회의 실상을 명백히 인식하고 WCC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도록 처신해야 할 것이며, 나아가 자신이 추구했던 에큐메니즘의 가치와 정신을 금번 대회를 통해 충실히 드러낼 수 있기를 촉구한다. WCC의 본래 정신과 무관한 정치적 집회가 이 땅에서 일어나는 것을 이 땅의 기독교 지성인들이 묵과하지 않을 것을 명심할 일이다.

2013년 1월 26일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 전, 현직 회장단 및 임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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