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사춘기에 이른 자녀를 둔 부모님이 하소연하기를 ‘목사님, 요즈음 우리 아이를 이해할 수 없어요. 중학교 2학년까지는 그렇게 양순하고 말을 잘 듣던 아이가 중 3학년이 되더니 돌변했습니다. 무얼 물어도 잘 대답도 안하고 쩍하면 문을 안으로 걸어 닫고 있거나 어느 때는 교회를 전혀 가려도 들지 않습니다.’라고 한다. 더 심한 경우는 ‘그렇게 착하던 우리 아이가 갑자기 가출했습니다. 이 노릇을 어쩌면 좋습니까?’라고 한다.

 

그렇다. 13세가 되어 사춘기가 되면 부모는 물론이고 스스로도 겉잡지 못할 어떤 힘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루이스 J. 셰릴은 그의 저서 「만남의 종교심리」에서 청소년 시기는 ‘유혹 받는 시기이며 정신적인 이유기(離乳期)’라고 표현했다. 즉 6세까지는 어느 의미에서 육신적인 이유기로 엄마의 젖으로 벗어나는 시기라면 13-14세는 정신적인 이유기로 부모의 간섭으로부터 독립하려는 시기라고 했다.

 

그만큼 사춘기는 소년기에서 청소년기로 넘어가는 시기로, 육체적, 심리적으로 폭풍우 같은 변화가 일어난다. 체내의 홀몬의 변화로 남자인 경우에는 여드름이나 수염이 나기 시작하고 성적 호기심이 강하게 일어나고 성기가 커지면서 자주 발기하게 되고 밤에는 몽정(夢精)도 경험하므로 스스로 당황하고 부끄러워 엄마에게 속옷도 내놓기 싫어한다. 그 때는 조금만 야한 옷을 입은 여자들만 보아도 성적 충동을 강하게 느낀다.

 

그러므로 사춘기 남자 아들을 둔 엄마들이나 누나들은 집에서 너무 야한 복장을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여자인 경우에는 사춘기가 되면 가슴이 커지고 첫 번 월경을 경험하면서 너무나 부끄러워 죽고 싶은 심정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스스로도 감당할 수 없도록 어떤 변화의 힘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 방의 문을 걸어 닫고 부모에게도 무엇인가 숨기려고 한다.

 

부모의 품을 떠나 독립하고 싶고 이성(異姓)에 대한 그리움이 강하게 일어나기도 한다. 이유 없이 반항심이 일어나 부모나 교사, 어떤 권위에 대해 저항하고 싶어진다. 이런 민감한 때에 우리 부모님이나 교사들이 너무 지나치게 다루어 깊은 상처를 남기거나 탈선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급격한 변화기에 바로 못 잡아주면 일생 비뚤기 쉽다.

 

어떤 아이는 초등학교 때는 모범생이었으나 이때를 잘못 잡아줌으로 중고등학교에 가서는 완전히 비뚠 청소년이 되었다. 반대로 초등학교 때는 그렇게 속을 태우던 아이가 사춘기 때 잘 잡아주었더니 고등학교 때 모범생이 되기도 한다. 이때는 종교나 사상의 기초를 이루는 결정적인 시기이다. 이때는 영적 감수성이 가장 민감한 나이로 이때에 부모나 교사가 잘 지도하면 일생 하나님과 조국과 불우한 사람을 위해서 헌신하도록 거룩한 결단을 하게 되는 것이다.

 

집사람도 고등학교 때 친구와 학교 옥상에 올라가서 심훈의 소설 ‘상록수’에 나오는 채영신이나 덴마크의 달가스 같은 사람이 되자고 다짐하고는 했다고 한다. 예수님도 이때쯤 되시어서 자기를 찾는 어머니에게 성전에서 단호히 고백하시기를 눅2:49 “어찌하여 나를 찾으셨나이까? 내가 내 아버지 집에 있어야 될 줄을 알지 못하셨나이까?”라 하셨습니다. 이미 거룩한 결단을 이루시고 계신다.

 

교회에서도 중고등부 여름수련회 밤 집회 때 많은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어느 때는 중고등부 부흥회 강사들이 잘못 결단하게 함으로 일생 올무에 매여 살게 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중고등부 부흥회 때 강사가 마지막 날 결단에 시간에 눈을 감게 하고 “앞으로 목회자나 선교사가 되겠다고 결심한 사람은 손을 들라.”고 한다. 혹은 여학생들에게는 “목사님 사모님이 되겠다고 결심한 사람은 손을 들라.”고 촉구한다.

 

그러면 은혜 받은 순수한 청소년들이 여기 저기 손을 듭니다. 그러한 결단이 나중에는 인생의 올무가 된다. 한번은 어느 여자 집사님과 상담하면서 당황한 적이 있다. 자기는 중고등부 부흥회 때 “앞으로 목사 사모가 되겠다는 사람은 손을 들라.”고 해서 엉겁결에 손을 들었는데 어쩌다 보니 집사의 부인이 되었단다.

 

늘 하나님께 서원한 것이 너무나 괴로워서 남편에게 신학교를 가서 목사가 되었으면 바란다고 했더니 ‘미쳤다’고 소리를 지르니 어쩌면 좋으냐고 안타까이 묻는 것이었다. 중고등부 부흥사들의 잘못이다. 목회자나 선교사, 목회자 부인이나 손을 든다고 저절로 되는가? 소명감과 자질이 절대 필요한 것이 목회자나 선교사들이 아닌가? 왜 한국교회가 이처럼 병들었는가? 무인가 신학교들에 의해서 저질 목사들을 많이 양산한 탓이 아닌가?

 

여하튼 청소년기는 급격한 변화기이다. 여러분의 자녀 중에 지금 청소년기여서 혹 방황하는 모습을 보이는가? 낙심하지 말고 그를 기도의 손으로 안고 나가 매일 기도하라. 어느 순간 하나님이 붙들어 주심으로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날이 올 것이다. 세계적인 부흥사 빌리 그래함 목사님은 어렸을 때 너무나 말썽을 일으켜서 부모님의 큰 걱정거리였다.

 

그 부모님은 얼마나 그 아이를 위해 집중적으로 기도했겠는가? 그러나 전혀 변화가 없었다. 그런데 변화의 계기가 우연히 왔다. 그 동네 할머니가 지나가다가 이 소년을 어깨를 잡고 말하기를 “너는 똑똑하고 유난히 말을 잘 하니 설교가가 되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모든 사람들이 자기를 골칫거리로 여겼었다.

 

그러나 유일하게 이 할머니만은 자기가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격려하니 큰 충격을 받았다. 그 말이 계속 그 소년의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음으로 결국 신학교에 들어가 목회자가 됨으로 세계적인 부흥사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부모님과 교사 여러분들이여, 날마다 자녀들을 기도의 손으로 안고 나가 하나님께 맡기며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달라고 간구하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