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 계명: 네 부모를 공경하라(출20:12)

 

십계명은 두 돌판으로 되어 있는데 하나는 하나님에 대한 계명이요, 다른 돌판은 인간에 대한 계명인데 인간에 대한 계명 중 제일 첫째 되는 계명은 효도를 강조하고 있다. 부모를 공경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영적인 효도와 육적인 효도가 있다. 영적인 효도는 부모님을 어떻게 해서든지 구원받도록 도와 드리는 것이다.

 

아무리 부모님을 정성을 다해 모시고 그 말씀에 순종한다고 할지라도 그 영혼이 구원받지 못하고 지옥에 가시게 한다면 큰 불효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간곡히 호소하여서라도 전도하여 구원받도록 해드려 한다. 제가 목회할 때의 경험은 절대 안 믿을 것 같던 분도 나중에 보면 교회를 나오시는 것을 많이 체험했다. 계속 복음을 전하라. 때가 되면 열매를 맺을 것이다.

 

또한 육적인 효도에도 정성을 다해야 한다. 이번 주간은 추석연휴 기간인데 이런 명절을 맞을 때마다 기독교인들에게 제일 괴로운 것은 제사 문제이다. 온 집안이 믿으면 추도예배를 드리면 되지만 어른들이 믿지 않는 집에서는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고 핍박을 많이 받는다. 그러나 사실 제사는 돌아가신 부모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죽은 영혼이 오신다고 많은 돈을 들여 음식을 차리지만 결국 자기들끼리 먹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가정에서는 제사상에 피자나 닭튀김, 맥주를 올려놓기도 한다고 한다. 제가 볼 때 기독교는 부모가 살아 계실 때 효도하는 종교인 반면 유교나 불교는 돌아가신 후에 효도하는 종교처럼 보인다.

 

40여 년 전 시골교회에서 목회할 때 한번은 어느 집사님 가정에 추도예배를 인도하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예배를 드리고 음식을 한상 차렸는데 같이 갔던 구역장이 입빠른 소리를 하기를 “여기 할머니가 살아생전에 ‘고기가 먹고 싶어’라고 노래 부르다 싶이 했는데 돌아가신 후에 이렇게 통닭이 올라왔네. 살아생전에 이렇게 차려드렸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하여 아무도 선뜻 닭고기에 손을 대지 않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추석은 물가가 너무 올라서 차례 상 비용이 엄청나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최고급의 제사상을 차린들 부모님에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그런데 제사 지내는 목적이 부모님을 위한 것인가? 아니다. 자기들이 복을 받으려는 것이다. 요즈음 드라마를 보면 한심하다.

 

집안에 무슨 문제가 있을 때는 죽은 분의 사진을 보면서 나름대로 기도하기를 “아무개 아버지, 왜 보고만 있습니까? 아이가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돌보아 주세요.”라고 한다. 제사 때나 성묘 시에 죽은 조상에게 각각 자기들을 돌보아 달라고 하거나 복을 달라고 주문하는 것은 보통이다. 특별히 누가 죽으면, 그가 교인이든지, 아니든지 상관하지 않고 ‘먼저 하늘나라에 가서 쉬세요.’고 마지막 인사를 한다.

 

그런 인사는 많은 죄를 짓다가 죽은 흉악범에게도 예외가 없다. 이러한 죽음관과 내세관은 유교와 불교, 무속(巫俗)에서 영향 받은 것이다. 심지어는 자기 집에서 기르던 애견(愛犬)이 죽어도 ‘하늘에서 만나자.’라고 인사를 하는 장면은 너무나 개탄스럽다. 사람이 죽으면 가야할 곳으로 가는 것이지 제삿날 찾아오는 영이 있다면 조상을 빙자한 귀신일 뿐이다.

 

물에 빠져 익사(溺死)한 사람을 위해 굿을 할 때, 무당의 입을 통해 떠드는 영도 귀신이 장난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제사를 지내면서 복을 비는 것은 부모를 귀신으로 만드는 불효나 다름없는 것이다. 아니 된다. 우리 기독교인은 살아생전에 부모님께 잘 해드리어야 한다. 자주 찾아뵙거나 전화를 드리고 용돈도 틈틈이 드리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부모님의 부족함을 널리 이해하고 위로의 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노인은 점점 어린애가 되어 가므로 실수가 많아진다. 그 때 우리가 어렸을 때 실수할 때마다 부모가 격려해 준 것처럼 점점 실수가 많아지는 노부모님에게 부드러운 말로 위로해 드리고 부드러운 말로 대답하므로 상처를 드리는 자녀가 아니라, 상처를 아물게 하는 자녀가 되시기를 바란다.

 

그러나 효도는 너무나 어려운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다른 계명은 없지만 제 5계명에서는 효도하는 자는 반드시 땅에서 잘되는 물질의 복과 장수하는 건강의 복을 주신다고 약속하셨다(출20:12). 그러므로 효도하기에 힘들지만 부모님이 살아생전에 영육 간에 효도에 힘쓰기를 바란다. 그 때 하나님께서 반드시 약속하신 대로 물질의 복과 건강의 복을 주실 줄 믿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