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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아까시아 꽃이다.
2018년 05월 16일 (수) 16:43:38 최영걸 목사 webmaster@cry.or.kr

“얘들아, 저 쪽 위로 눈을 들어 보렴!” “앗! 아카시아 꽃이다! 꽃이 엄청 많이 피었네요!” 교회 앞마당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던 청년들에게 길 건너편에 있는 커다란 아카시아 나무를 가리켰더니 모두들 깜짝 놀랐습니다. 새하얗게 탐스런 아카시아 꽃이 이렇게 많이 피어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이렇게 꽃이 많이 피었는데 그동안 전혀 깨닫지 못하고 지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오래된 나무이고 그동안 가지치기를 많이 해서 아랫부분에는 잔가지가 거의 없고, 약 4m 이상 높이에서 가지가 사방으로 뻗으면서 꽃을 많이 피웠습니다. 그래서 항상 오가는 사람들도 일부러 고개를 위로 들고 쳐다보지 않으면 아카시아 꽃이 이렇게 많이 피어있는 줄 모르고 지나다닙니다.

군입대하여 논산훈련소에서 신병교육을 받을 때였습니다. 4주간의 훈련을 거의 마치고 퇴소하기 며칠 전 어느 날, 일과를 마치고 숙소로 복귀하는 길가에 노란 달맞이꽃이 좌우 들판 가득히 피어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달맞이꽃이 들판 가득 흐드러지게 피어있었지만, 그동안 매일 그 길을 다니면서 그렇게 꽃이 피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가까이 있다고 해서 알아차리거나 많이 있다고 해서 알게 되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도 자세히 주의하지 않으면, 때로는 일부러 찾아 노력하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려운 것도 있습니다. 오늘 아침 교직원 경건회에서 통독 본문인 에스더 1장을 읽던 중 재미있는 구절을 하나 새롭게 발견했습니다. 아하수에로 왕이 제국의 모든 가정에 내리는 조서인데 “남편이.... 자기 민족의 언어로 말하게 하라.”는 구절입니다. 새번역에서는“남편이 쓰는 말이 그 가정에서 쓰는 일상 언어가 되어야 한다.”라고 번역했습니다.

세계를 통일한 제국답게 가정도 다민족 가정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부부가 다른 민족 출신이라 다른 언어를 사용할 경우, 힘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하수에로 왕은 모든 가정에서는 남편이 쓰는 말이 그 가정의 일상 언어가 되어야 한다고 선포했던 것입니다.

부부 간에 언어를 통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같은 말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서로의 관심과 표현이 달라서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가정이 많습니다. 그런 가정에서는 이런 말을 많이 합니다. “저는 제 아내의 말을 들으면 숨이 막혀요” “제 남편하고 대화하는 것은 벽을 보고 대화하는 것 같아요.” 가까이 있지만, 큰 소리로 이야기하지만, 자세히 주의하지 않으면 서로의 마음과 진정한 의도를 알 수 없습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잘 헤아리며 하는 말이 얼마나 귀한 지 잠언 기자는“선한 말은 꿀송이 같아서 마음에 달고 뼈에 양약이 되느니라(잠16:24)”라고 했습니다. 가정의 달을 맞아 부부 사이에, 부모와 자녀 사이에, 형제들 사이에, 서로의 상황과 입장과 마음을 잘 헤아리는 민감함이, 또 그렇게 되도록 애쓰는 따뜻한 노력이 가득하기를 축복합니다.

물에 비치면

얼굴이 서로 같은 것 같이

사람의 마음도 서로 비치느니라

(잠 27:19)

/홍익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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