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조: 아래의 글은 '2020-2040 한국교회 미래지도2'라는 책에서 발췌한 글이다. 7-8월 여름학교와 수련회 기간에 모든 목회자와 교회학교 교사들이 필독할 내용들이다.)

교육부서가 해답이다

씨를 뿌린 다음에는 씨가 잘 자라나도록 해야 한다. 필자의 예측에 의하면, 앞으로 10년 이내 교육 부서가 없는 교회는 30-50대 장년층이 이 이탈하는 현상까지 빠르게 발생할 것이다. 앞으로 교희를 옮기고 선택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주일학교가 있느냐 없느냐, 교육의 수준은 어떠한가가 될 것이다.

교회가 좀 더 빨리 고령화되고 무너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왜 수많은 교회가 사라질까? 젊은이들은 없고 지금 있는 성도들은 나이 들어 소천하니까 교회가 무너진다. 어린이와 젊은이가 있으면 사라지지 않는다. 교회 재정이 왜 힘들까? 한국교회가 왜 부도가 날까? 재정적 부담을 감당할 젊은이들이 없기 때문이다.

올라오는 사람은 없고 은퇴자, 점점 소득이 떨어지는 사람만 있으니까 빚을 갚을 여력이 줄어들면서 부도가 난다. 이처럼 교육부서의 유무, 교육부서의 부흥은 성도 수와 재정 여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직도 이것을 깨닫지 못하는 지도자가 많다, 성경적으로도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명령은 죽도록 충성하라는 것이다.

우리 마음대로 주일학교를 문 닫을 권리를 주지 않으셨다. 우리에게 주신 책임은 단 한 명의 주일학교 학생이 있다면 그 아이를 교육시키기 위해 죽도록 충성하는 것이다. 한 명도 없으면 나가서 한 명을 전도해 다시 시작해야 ‘충성’하는 것이다. 어렵고 힘들어도 다시 해야 한다. 하나를 둘로, 둘을 셋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교회에 미래가 있다.

이미 망한 유럽교회나 망해 가고 있는 미국교회도 주일학교를 살리는 교회는 성장하고 부흥한다. 거대한 교회로 우뚝 일어선다. 단 한 명이라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가능성이 없더라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 사람, 한 부서라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온 교회가 전체 시스템을 교육 부서를 살리는 쪽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교사가 부족하면 교시를 채우기 위해 성가대도 해체하겠다는 심정으로 해야 한다. 이 정도의 열정을 가져야 한다. 재정 운영에서 주일학교를 우선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아이들에 대한 투자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다. 교회를 살릴 마지막 남은 출구이자 급격한 쇠퇴를 막는 마지막 보루다.

주일학교를 살리는 2가지 비법

20년 이상 주일학교 현장에서 사역하면서 깨달은 것이 많다. 그런 경험을 모아 8권의 책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그중에서 한국교회 주일학교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몇 가지만을 간추려 정리하고자 한다.

주일학교 부흥에는 중요한 원칙 2가지가 있다. 첫째, 주일학교 생태계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청년 대학부를 살리려면 고등부를 살리면 된다. 고등부를 살리려면 중등부를 살리면 된다. 중등부가 살리려면 어린이 부서를 살리면 된다. 어린이 부서를 살리려면 유치부를 살리면 된다. 한 부서의 부흥은 이렇게 진행된다.

연초가 되면 하위 부서에서 아이들이 올라온다. 그리고 이 아이들이 1 년 동안 전도한다. 한 학년의 전체 숫자는 하위 학년에서 올라온 아이들이 70~80%, 이들이 전도한 아이들이 20-30%가 된다. 하위 학년이나 부서에서 아이들이 적게 올라올수록 전도된 아이들의 숫자도 줄어든다. 하위 부서에서 한 명도 올라오지 않으면 전도를 통해 새로 출석하는 아이들의 숫자도 제로가 된다.

하위 부서에서 많이 올라올수록 이들이 전도해 새로 출석하는 아이들의 숫자도 늘어난다. 그래서 총력을 다해 하위 부서를 부흥시켜야 한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하위 부서를 희생해서라도 맡은 부서를 살리려고 사역한다. 청년 대학부를 살리기 위해 교사로 봉사하지 못하게 한다. 철저하게 붙잡아 놓는다.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나오겠지만 하위 부서가 무너 지기면서 언제가는 대학부도 급속하게 붕괴된다.

둘째, 교사를 세우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주일학교 담당 교역자의 우선수위는 학생 전도가 아니다. 교역자는 교사를 세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 교사의 수준을 높이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교사도 전도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아니다. 교사는 맡은 아이를 살리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전도는 아이들이 하는 것이다.

교역자는 교사를 살리고, 교사는 아이들을 살리고, 살아난 아이들이 전도하는 것이다. 교역자와 교사가 전도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사역의 우선순위, 사역의 중심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교사의 수준이 낮으면 아이들의 수준이 낮아진다. 신앙적으로 제 앞가림이 힘든 아이들은 전도하지 못한다.

교회는 교육부서의 재정 운영에 우선순위를 두고, 교육부서는 교사를 세우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재정을 집중시켜야 한다. 현재 한국교회는 교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주일학교 사역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챙겨야 할 것도 많고, 교육을 위해 포기해야 할 부분도 많다. 휴가 기간과 수련회가 겹치는 것이 상식이다.

휴가로 자신을 재충전하는 것 대신 성경학교나 수련회에 참석해 아이들을 양육하기로 선택하는 것은 큰 결단을 필요로 한다. 게다가 인구구조 변화로 청년층의 부재와 맞물려 청년 교사의 씨가 말라 가고 있다. 청년들만 사역하는 것은 아니지만 청년 교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회의 사역을 재조정하고 예산을 집중해야 한다.

물론 이것만으로 교사를 세우는 일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현재 한국교회는 교사들의 절대적 헌신과 사명감, 열정이 부족하다. 영적 자질은 개인의 문제이지만 교사 훈련이 빈약해 만들어진 결과이기도 하다. 한국교회는 나쁜 버릇이 있다. 3년에 할 훈련을 1년에 끝내고, 1년에 할 훈련을 6개월에 끝내고, 6개월 걸릴 훈련을 단 일주일에 끝내면 탁월하다고 평가한다. 그런데 그런 훈련은 없다.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시간, 절대적인 재정이 필요하다.

현재 상당수의 교회에 정기적인 교사 훈련이 없다. 1년에 한두 번 할까 말까다. 당신의 자녀를 가르치는 학교 선생님이 단 몇 시간 교육을 받고 가르친다고 생각해 보라. 곧바로 학교로 달려가 따질 것이다.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교회에서는 그런 일이 아주 자연스럽게 용납되고 있다. 슬픈 현실이다.

교사를 위한 변명

교회마다 다음 세대를 살리고자 열심이다. 하지만 절대적인 자원이 부족하다. 고령화 증가와 기본적인 교인 감소 때문에 재정이 줄어들고 있다. 인건비, 건물 유지비, 선교비, 사역비 등 재정이 사용되어야 할 곳이 많다. 교회 건축 빚이라도 있으면 재정 압박은 상당하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재정 긴축을 요구받는 영역은 주일학교다.

그런데 주일학교 사역도 무작정 재정을 줄일 수는 없다.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충돌이 일어난다. 예산을 줄이려는 지도부와 줄일 수 없는 현장에 차이가 존재한다. 이런 차이를 없애려면 장년층
이 성장해 전체 재정이 늘어나든지 주일학교 교사가 재정을 뒷받침해야 한다.

교사들은 이미 이런저런 모습으로 아이들에게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그래서 재정 헌신도를 늘린다는 것은 위험 요소다. 사역자가 새로운 사역을 시도할 때 필요한 것은 물질만이 아니다. 한정된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시간 헌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보재를 만들고, 심방하고, 기도회 등을 해야 한다.

새로운 사역을 준비하기 위해 관련 세미나에도 참석해야 한다. 그러나 요즘 같은 시대에 주일 예배 후 매주, 혹은 몇 시간씩 시간을 더 내어 달라고 요청하기란 쉽지 않다. 주일 하루 한두 시간 나와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도 힘겨워하는 상황에서 더 많은 헌신을 요구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다. 교사뿐 아니라 주일학교 시스템도 한계에 봉착했다.

실제 주일학교 교육은 천편일률적이다. 매 주일 1부에 해당하는 예배와 2부 분반 성경공부, 가끔 있는 3부 특별 활동, 그리고 연간 두 번의 성경학교 및 수련회, 전도 행사가 틀의 대부분이다. 시공간 압축의 환경에 살고 있지만 주일학교 교육은 거의 30년 가까이 똑같은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한계는 시간과 공간의 한계, 전도 동력의 상실, 문화 접촉점 상실, 동기부여 상실과 같은 문제와 맞물려 매 10년마다 30%씩 주일학교 숫자를 급감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있었다. 그런데 대안으로 제시된 프로그램들은 접근성이 탁월하지 않다는 약점이 있다.

대안 프로그램들은 의도와 다르게 재정이 넉넉한 교회, 헌신된 교사와 젊은 교사가 많은 중대형 교회만의 전유물이 되었다. 이러한 자본의 힘은 대형 교회로 성장하는 도구로 전락해 성장 가속화의 원동력으로 쓰였고, 주변의 작은 교회들의 위축을 가속했다. 물론 대안 프로그램들의 치명적 약점은 자본에만 있지 않다.

이런 프로그램들의 접목을 위해서는 기존에 있던 모든 콘텐츠를 송두리째 바꾸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모든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사역자들의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모든 교회교육의 중심이 오프라인에 한정되어 있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홈페이지가 있지만 유명무실하거나 게시판을 활용하는 데 그치고 있다.

교사의 열정이 주일학교를 살린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사실은 교사를 살리는 것이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주일학교를 살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략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모든 것을 열거하고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책에서 주일학교를 살리는 데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사역 전략을 얻기를 원한다면 교육 부서에 대한 필자의 현재 이야기에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필자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주일학교를 살리는 데 필요한 다양한 사역과 전략이 구사되기 이전에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교사의 열정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교사가 살아야 사역도, 전략도 열매를 맺을 수 있다. 교사를 살리지 않고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교사의 열정을 되살려야 주일학교를 살릴 수 있다.

교사의 열정을 되살리고, 그들로 하여금 자신이 먼저 예수님의 제자로 사는 삶을 회복하도록 훈련해야 한다. 기독교 교육은 세상의 교육과 다르다. 주일학교 교사는 성경의 정보나 지식을 전달하는 자가 아니다. 기독교 교육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삶으로 직접 실천하면서 본을 보여 주는 것이다. 1천 마디 말보다 한 번의 모범이 아이들을 변화시킨다.

성경 지식이 늘어 가는 교사는 많지만 모범을 보여 주는 교사는 줄어들고 있다. 성경에 대한 지식은 많지만 자신이 만난 하나님을 보여 주는 교사는 줄어들고 있다. 자신이 만난 하나님, 자신이 닮아 가고 있는 예수님을 모범으로 보여 주고 가르쳐야 아이들이 변화된다. 아이들이 변화되어야 전도도 가능하고, 부흥도 가능하다.

이런 것은 프로그램으로는 불가능하다. 찬란한 미사여구, 화려한 쇼, 화려한 음악, 현란한 프로그램이 아이들을 변화시키지 않는다. 요새는 아이들에게 상처받아 교사를 그만두기도 한다. 언제 그만둘까 고민한다. 올해만 교사로 봉사하고 내년에는 어떻게든 그만두겠다고 생각한다. 연말 교사 강습회에 가면 주일학교 사역자들에게 당부하는 말이 있다.

“연말이 되면 전화를 끊고 사라지세요. 교사들이 전화하면 절대 받지 마세요. 주일이면 교사회의 하지 마세요. 주일 예배 시간을 알리는 종이 땡 하고 치면 그때 들어오셔서 예배 인도를 하시고 주기도문이나 축도가 끝나면 뒤도 돌아보지 마시고 얼른 문밖으로 나가세요. 누군가가 식사하자고 하면 절대 나가면 안 됩니다. 밥을 사려면 연초에 사지 왜 연말에 살까요? 꿍꿍이가 있어서 그런 겁니다."

연말에 이런 전화가 왔다고 하자. “전도사님, 저 최 집사인데요.” “네, 최 집사님! 무슨 일이세요？" “전도사님，제가 올해 교사를 처음 했는데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제가 신앙생활을 오래했는데 지금까지 왜 교사를 안 했는지 정말 후회가 돼요. 저는 올 한 해 교사하면서 아이들을 만나며 정말 행복했어요.”

“말씀 준비하면서 눈물 흘린 것, 은혜 받은 것, 기도하던 것이 생각나요.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아이들과 보내는 그 한 시간이 일주일 내내 기다려지고 잠도 설치는 경우가 많았어요. 1년 동안 교사하면서 친국이 따로 없었어요. 정말 행복했어요.” “아! 그러세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집사님，무슨 고민이 있으세요?”

“예, 고민이 하나 있습니다.” “무슨 고민이에요?” “예, 제가 올해 교사를 처음 했잖아요. 그런데 전도사님과 부장 선생님이 매주 돌아다니시면서 저희 반을 들여다보시는데, 가끔 고개를 갸우뚱하고 가시더라고요. 물론 저j가 생각해 봐도 공과를 가르치면서 두서없는 말도 자주 하고, 이 말 했다 저 말 했다 식은땀 흘려 가면서 가르친 적도 많았어요.”

“이런 저의 모습을 보시고는 전도사님이나 부장 선생님이 제게 내년에도 아이들을 맡겨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시는 것 같았어요. 제가 아무리 기도해 봐도 저를 교사로 다시 임명하지 않으실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일주일 동안 금식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만약 저를 내년에 교사 안 시켜 주시면 담임목사님 찾아가서 피켓 들고 시위할 겁니다. 저는 내년에도 정말 교사 해야 합니다. 교사 정말 하고 싶습니다. 안 하면 큰일 납니다.”

이런 전화를 받으면 얼마나 기쁘고 감격스럽겠는가? 그런데 이런 전화를 하는 사람은 없다. 연말에 오는 전화는 이런 전화가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지 교사를 그만두겠다는 전화다. 연말에 식사하자고 하는 분들의 속내도 같다. 그래서 사역자들은 연말에 오는 전화는 받지도 말고, 연말에 음식을 대접하겠다는 자리에는 나가면 안 된다. 얼마나 서글픈 상황인가.(중략)

교사의 열정만 있어도 아이들은 죽지 않고 교회를 떠나지 않는다. 문제는 사명감도, 열정도 없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이 없어서, 인재가 없어서, 돈이 없어서 망하는 것이 아니라 열정이 없어서 침체하는 것이다. 피 묻은 복음의 열정이 식었기에 주일학교가 침체되고 교회가 문을 닫는 것이다. 가슴을 모두 태우고도 남을 만큼 아이들에게 대한 열정이 필요하다.

/한국뉴욕주립대 미래연구원에서
최윤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