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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느끼는 것 |
| 교회, 사랑의 공동체 정신 다시 회복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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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동네에서 주거부정(住居不定)의, 즉 떠돌이 사람이 죽거나,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가 죽으면 교회에 연락하여 교회가 장례를 치러주곤 했다.
혹, 집안에 장례가 났을 때 어찌할 바를 몰라 교회에 도움을 요청할 때도 교회는 아무런 연고가 없음에도 온 교우들이 정성스레 장례를 치러주어 장례 후에는 그 집안이 교회에 출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내 어릴 때 내 어머니는 춥든 덥든 교회의 장례식엔 언제나 참석하셨다. 아는 이도 아닌데 왜 가느냐고 여쭈었더니 이런 말씀을 인용하였었다.
“지혜자의 마음은 초상집에 있으되 우매한 자의 마음은 혼인집에 있느니라” (전 7:4)
그래서 그랬는가, 국졸(國卒)이신 어머니는 늘 지혜로웠다. 교단에 서 계신 아버지, 평양사범대를 졸업하신 최고 학부의 아버지보다 솔직히 어머니가 더 든든했었다. 어머니가 더 지혜로운 분이셨다.
암튼 그리스도인의 덕목 중 큰 덕목은 장례가 났을 때 함께 찾아가 함께 울고 함께 소망을 나눈다는 것, 이는 우리민족의 장례 문화, 친구들이 밤새 함께 해 주는 그런 문화와 그리 다르지 않았기에 장례를 통해 교회는 언제나 선한 영향력을 갖곤 했다.
그런데 이제는 아는 이가 아니면 찾아가 주지 않는다. 아픔을 당한 자와 함께 울라는 주님의 말씀이 아는 이들만 찾아가는, 전에 우리 집에 그런 일을 당했을 때 찾아와 주었던, 품앗이 하듯 하는 그런 자세로 인해 아주 무색해졌다. 낯선 이들, 초신자들, 아니 아예 무연고자로 외로이 세상을 떠난 이들의 장례엔 교인들이 찾아오지 않는다.
부목 시절에, 전라도 출신 교우들이 많아서 새벽 1~2시에 발인하여 벌교, 고흥, 영광, 나주……. 정말 멀리 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그 때마다 나이 드신 장로님, 안수집사님 몇 분이 언제나 나와 동행해 주셨다. ‘너무 먼 길이기에 힘드실 텐데요’라고 내가 걱정을 하면 그 분들은 그러셨다. “목사님, 우리 같이 늙은이들이 가야지 저 밑 동네, 시골 노인네들이 가만있지 젊은 목사님 혼자 가면 저들이 가만있지 않습니다.” 참 고마운 어른들이셨다. 선산으로 갈 때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젊은 목사 혼자 보내지 않고 동행하여 그 장례 현장에서 지휘하시곤 했다.
가끔 느낀다. 이제 교회는 장례를 통해 아름다운 덕을 전파하던 모습이 많이 사라졌다고. 아는 이에게만 찾아오고, 빚진 이에게만 찾아오고, 귀찮으면 모른 체 하고.
예수님이 이 동네에서 돌아가신다면 어쩌면 예수님도 외롭게 목사와 전도사, 그리고 한 두 교우들에 의해 장례가 치러지지 않을까 싶다.
교회는 사랑의 공동체라고 누구든 말한다. 어떤 이들은 사랑이 없다고 불평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아무도 어려움을 당한 가정에 사랑을 표하지 않는다. 장례, 사랑하는 이를 먼저 보낸다는 것, 당해본 사람은 안다. 말로는 다 이해가 되고, 교리로는 다 수긍이 가는데 그럼에도 마음은 아프다. 마음이 허하다. 이 때 많은 성도들이 찾아와 따뜻하게 한 마디 던져주는 위로, 잡아주는 손길, 그게 바로 예수님은 사랑이시고, 예수님은 영생이시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 아니겠는가.
가끔 느낀다. 새 성전 짓고 나면 이 작업부터 힘을 써야겠다고. 알든 모르던 어려움을 당한 가정엔 누구나 찾아주는 초대교회 성도들의 아름다움을 회복하겠다고.
/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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