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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좌익 프레임 왜곡보도 바로잡기
2024년 05월 11일 (토) 19:26:22 이창기 기자 www.cry.or.kr

“보수세력 순교론 통해 자연스럽게 반공주의가 신자들 마음 속으로 파고들었을 것”

진화위의 ‘한국전쟁 전후 적대세력에 의한 종교인 희생사건’ 직권조사와 관련한 조선일보 5월 7일  기사 (출처=조선일보

진화위의 ‘한국전쟁 전후 적대세력에 의한 종교인 희생사건’ 직권조사와 관련한 조선일보 5월 7일  기사 (출처=조선일보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가 지난 4월 17일 ‘한국전쟁 전후 적대세력에 의한 종교인 희생사건’ 직권조사의 첫 결과물로 한국전쟁 시기 학살로 희생당한 종교인이 약 1,700명에 이른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진화위는 종교인 희생자들의 희생된 원인에 대해 “기독교인의 우익활동, 월남 기독교인 등의 이유로 적대세력이 기독교를 좌익에 비협조적인 세력으로 규정하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사 결과에 대한 후속 조치로 진화위는 “국가에 대해 북한 정권의 사과 촉구,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공식 사과, 피해 회복과 추모사업 지원 등 후속 조치, 평화·인권 교육 강화 등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조선일보는 지난 7일 학살된 1,700여 명의 종교인들이 “반공 성향이 강하다는 이유”와 “북한이 종교의 자유 자체를 인정하지 않은 탓” 때문에 희생됐다는 내용을 실은 기사를 냈다.

하지만 1,700여 명의 종교인이 학살당한 이유를 단지 위의 두 가지로만 규정한다면 이는 당시 상황을 입체적으로 보지 못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따른다. 한반도통일역사문화연구소 최태육 목사는 20년이 넘도록 한국전쟁 시기 학살 피해를 연구해 왔으며 1기 진화위 조사관을 지냈다. 그는 지난 8일 평화나무와의 통화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급박한 상황에서 북한군이 종교의 자유를 논하고 기독교인을 일일이 가릴 만큼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었다”며 “전쟁 당시 발생하는 학살 또는 피살은 희생자가 믿는 종교가 아닌 가해자들이 전쟁을 치르는 데 있어서 방해 요인이냐 아니냐를 기준으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1,700명을 일일이 하나씩 검토해 봐야겠지만 우익 청년 단원이면서 기독교인이었던 사람들이 있었던 거고, 그런 가운데서 반공 활동을 하다가 희생된 경우가 대다수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희생자 중에는 적대세력에 의해서 희생된 것뿐만 아니라 군·경이나 우익 치안대에 의해서 희생된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고, 그 사람들에 대한 조사가 미진했다”며 “기독교인 중에 반공도 많았지만, 민족주의 계열의 사람들도 얼마나 많았냐?”고 되물었다. 그는 “민간 기독교인 중에 좌익으로 몰려서 죽고 빨갱이로 몰려서 죽은 사람들도 의외로 엄청나게 많았다”며 “기독교 안에는 신앙적으로 다양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런 측면에서 진화위 조사는 지극히 편향적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 목사는 “조선일보의 보도는 극우 기독교에서 내세우는 ‘순교론’과 같은 논리”라고 지적했다.

최태육 목사는 5월 7일 조선이보 보도에 대해 "조선일보가 기존에 영락교회나 순교자기념사업회나 극우 기독교의 반공 신앙 논리인 '순교자 논리'를 그대로 실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출처=유튜브 채널 '기독 미디어 로고스TV' 갈무리)

최태육 목사는 5월 7일 조선이보 보도에 대해 "조선일보가 기존에 영락교회나 순교자기념사업회나 극우 기독교의 반공 신앙 논리인 '순교자 논리'를 그대로 실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출처=유튜브 채널 '기독 미디어 로고스TV' 갈무리)

‘순교론’은 근현대사에서 보수 개신교계가 기독교 신앙과 반공 이데올로기를 접목하는 데 활용한 대표적인 담론이다. 강인철 교수(한신대학교)는 보수 개신교계가 1980년대 이후 전개 및 개발해 온 순교신심운동과 순교담론이 끼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한 바 있다. 그는 2005년 발표한 자신의 논문에서 “이미 사망한 수많은 이들 중 어떤 사람들이 언제 누구에 의해 ‘순교자’로 명명되고 기념되는가는 매우 ‘논쟁적인’ 문제이며, 심지어 ‘정치적인’ 문제”라며 “특정 인물이 ‘순교자’나 ‘성자’, ‘성인’으로 교회에 의해 공인되면, 그 인물은 모든 의혹의 시선에서 보호된다. 순교자 전기들은 순교자의 인격과 삶의 모든 결함들을 체계적으로 제거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순교자를 심사하고 확정 짓는 작업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위치를 고정하는’ 과정”이라며 “가해자 혹은 박해자에게는 모든 악마적인 속성들이 귀속되는 반면, 교회나 신자가 가해자로 역할 했던 모든 사건과 관련 기억들은 체계적으로 삭제된다”고 순교 담론이 갖는 한계를 비판했다.

강 교수는 순교 담론의 교육적 효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순교자 전기를 읽은 많은 개신교 신자들은 ‘아, 이 땅은 순교자의 피가 흐르는 거룩한 땅의 순교의 비싼 값을 주고 하나님이 사신 땅’, ‘순교의 피 흘려 뿌려진 교회’와 같은 시와 노래에 공감 어린 진한 감동을 느낄 것이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반공주의가 그들의 마음속으로 파고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아가 “‘죽음 예견케 하는 박해에도 굴하지 않는 신앙’이라는 순교 담론의 기본적 주제는 이것을 단순한 ‘인식’의 문제가 아니라, 절박한 ‘감정’과 ‘행동’의 문제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결론적으로 “순교 담론과 반공주의의 ‘결합’ 및 그로 인한 ‘상승효과’가 한국 사회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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