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가르쳐 주는 생태적 정의는 독점과 사유화가 아니라 상호의존과 나눔을 동반하는 순환이며, 이것이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의 토대를 제공하는 원리이다. 교회생태계의 지속가능성 역시 개교회나 특정 교단의 집단적 독점과 사유화가 아니라, 자기 비움과 상호의존성이라는 생태적 원리에 근거한 공동체적 순환의 정의를 세워나갈 때 가능하다.

사회학적 관점에서 볼 때, 한반도에 분단체제가 고착화되어 가는 과정을 따라 한국교회의 지형도가 바뀌어 온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의 교회들이 기독교반공주의와 북한의 반기독교정책에 의해 대거 월남하면서 북한에는 교회 공백 상태가 생겨난 반면, 남한의 교회들은 자본주의 성장과 그 궤를 같이하며 사회정치적 영향력을 지교회 중심으로 발전되었고, 이 과정에서 냉전의식에 기초한 이념적 분단 구조가 한국교회 안에 내재화되었다.

I960년대 이후 도시화, 산업화, 민주화의 과정을 겪어 나갈 때는 기복적 영성에 뿌리내린 번영과 안전의 신학이 교회성장을 추동하였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한국 사회에 물질적 부가 축적되고 절차적 민주주의가 확립되면서, 세속화, 다원화, 세계화가 개인과 시민사회의 발전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되었고, 이제 세속화된 시민의식과 문화가치체계가 시민종교 혹은 대체종교의 역할을 감당하기 시작하면서, 20세기 방식의 한국교회성장론은 재고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총회 제99회기 주제 '그리스도인, 복음으로 사는 사람'이 제시한 세 가지 해석학적 실천적 차원인 "복음의 (재)발견, 복음의 삶, 복음의 확산”은 지속가능하고 순환적인 지역 교회 성장운동의 삼박자라고 할 수 있다. 복음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거듭 새롭게 발견하는 갱신의 과정을 통해 복음의 삶의 핵심 가치인 산상수훈을 삶으로 살아내며, 복음의 삶이 지니는 존재론적 영향력을 기반으로 복음의 확산을 가져오는 성장의 패러다임이다.

이것은 개교회 중심의 양적 성장을 위한 전략과 방법, 프로그램에 집착해 왔던 이제까지의 교회성장론의 한계를 극복하고, 그 중심을 복음이 지닌 생명력과 생태적 운동성, 총체성과 온전성, 즉 신앙의 존재론적 양태로 이동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2015년에는 제99회 총회 결의를 따라 다음 세대, 청년세대, 장년세대, 노년 세대 등 세대별 성장전략과 정책을 개발하고 실천하는 한편, 지도자영성훈련을 통해 교회갱신의 내외적 환경을 조성하는 교회성장운동에 진력할 것이다.

교회성장은 시대적 상황과 깊은 상관성을 가지고 있다. 시대적 상황의 변화에 따른 대 사회적 복음의 응답이 교회성장환경을 만들어내고, 이것이 성장의 기회와 함께 한계 또한 노정시킨 다. 주지하는 바, 2015년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이요, 우리 민족이 일제의 사슬에서 풀려난 광복 70주년인 동시에, 분단으로 인한 미완의 해방 70년이 되는 해이다. 또한 선교사적 관점에서 볼 때, 미국의 장로교와 감리교의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가 1885년 4월 5일 부활절 아침에 제물포에 첫 발을 디딘지 130년을 맞는 해이다.

한국교회의 기억과 희망 속에 유전자처럼 존재하는 이 역사적 좌표들은 우리로 하여금 2015년이라는 오늘. 지금 여기에서, 역사의 기억과 희망이 지시하는 하나님의 구원 행동에 참여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민족공동체의 치유와 화해, 평화통일이라는 숙명적 선교과제를 성찰하고 실천하는 2015년는 언더우드와 아펜젤러를 통해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속에서 전파된 구원과 해방의 복음 안에서 우리 자신을 (재)발견하고, 산상수훈으로 치유와 화해의 삶을 살아내며, 복음의 존재적 영향력을 한반도와 동북아와 세계에 확산시키는 해이다.

우리는 2015년이라는 역사적 삶의 자리에서 복음으로 사는 그리스도인으로 삼일절을 통해 민족공동체의 자주적 독립과 온전한 해방을 기원하며, 6.25를 통해 참회와 용서로 민족공동체의 치유와 화해를 이루며, 8.15 광복절 을 통해 민족공동체의 미완의 해방을 평화통일로 완성시켜 나가는 데 진일보를 이루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