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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통합이 우선이다 |
| [이주간의 소리] 시위참가자·경찰·정부·교회의 심기일전 절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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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시계제로의 정국이다. 촛불집회는 갈수록 격화되고 있고, 여기에 대응하는 정부의 대응도 수위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 급기야 강경진압 격렬 저항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가적 불행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촛불집회를 자제해야 한다’ ‘시위가 법도를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이긴 하나, ‘정부의 강경 대응이 문제’ ‘재협상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의견도 다수를 이루고 있다. 국민들은 폭력이 배제된 안정적 기조 위에서 정부의 민심 수렴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양측의 시국 해법에 대한 견해차는 점점 더 벌어지는 양상이다.
우선 촛불집회 참가자들에게 당부한다. 평화시위의 기조를 유지해달라는 점을 말이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비폭력이란 강력하고 정당한 무기”라고 했다. 50여 일간 이어져 온 촛불집회의 영향력은 비폭력 기조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정부의 쇠고기 수입 고시 강행 이후 경찰버스에 대한 손괴, 전경에 대한 폭행, 건물 파괴가 만연하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은 방어 수단이라는 말하지만 평면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폭력’의 또 다른 형태일 뿐이다. 이래서는 시위의 저변은 점점 축소될 것이고,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할 것이 분명하다. 위대한 비폭력의 힘만이 촛불을 유지할 동력이다.
또한 경찰은 폭력 유발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최근 시위가 격화되는 양상은 경찰의 과잉 진압에 그 원인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찰의 자제를 촉구하는 국회의원은 물론, 비폭력을 외치는 일반 시민은 물론, 여성과 유모차를 끌고 나온 이들에게까지 무차별적 폭행을 가하는 태도는 과연 온당한가. 정부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수차례 진압에 대한 경고를 했고, 전경의 부상 피해 또한 크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시위대의 과격성은 경찰의 대응강도와 비례하게 돼 있다. 폭력이 남발되는 80년대식 통제 방식은 화염병과 쇠파이프로 대응하던 80년대식 저항을 불러올 것이다. 그리고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유혈극의 모든 책임은 경찰에게 전가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런 상황을 불러온 장본인이다. 정부는 대규모 촛불집회 사진을 협상 카드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뼈를 깎는 반성을 하겠다’며 쇠고기 민심에 고개 숙이는 듯 했다. 그러나 불과 일주일도 안 돼, 정부는 고시를 강행하고, 숨겨둔 물대포를 꺼내 촛불 강제 소등을 시도하고 있다. ‘반성’의 진정성을 근본적으로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명백한 굴욕 협상이 입증된 지난 4월 한-미 쇠고기 협상과, 하나도 진전됨 없이 단지 눈속임으로 그치고 만 6월 추가협상 결과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타당하다. 그런 분노를 촛불로 표시하려는 민심을 설득하지는 못할망정 연일 ‘강경 대응’을 공언하는 태도는 ‘국민을 섬기는 정부’의 본령이 아니다.
2개월 넘게 이명박 대통령과 국민의 대결구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의 역할을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 지침에 구령을 반복할 뿐,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과 대화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제 1야당인 통합민주당도 문제이다. 사안의 심각성이 더할수록 국회에 등원해 촛불 민심을 대변해야 옳은 것 아닌가. 그런데 ‘협상전략’이라는 미명 아래 등원을 미루고 있다. 정부와 국민의 대결구도가 형성될 때 국회는 완충지대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여야는 각각 정부와 국민에게 엉겨 붙어 자기 존재감을 스스로 상실하고 있다. 어서 속히 국회를 열어 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그것이 더 큰 국가적 불행을 막을 수 있다.
한국교회의 역할 수행도 주문하지 않을 수 없다. 교회의 궁극적 사명은 선교에 있지만, 사회적 위기가 발생할 때에는 예언자적 목소리도 내야 한다. 지금 한국교회는 장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비폭력적 접근을 요구하면서, 쪼개진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대안의 마련을 촉구해야 한다. 정치권이 제 기능을 못할 경우 교회라도 민심의 창구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대표적 지도자라고 불리는 인사들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무조건적 지지를 표하며 ‘촛불 민심’을 폄하하기에 급급하다. 민심의 창구가 되기는커녕, 이명박 정부 등 뒤에 서서 갈등만 부추기고 있는 꼴이다. 교회는 권력의 ‘서포터즈’가 되려는가. 존재의 가치를 잃지 않아야 한다. ‘땅에 버려져 짓밟혀지는’ 맛 잃은 소금이 돼서는 안 된다.
한국사회는 중대한 시험대 위에 올랐다. 이 위기를 후퇴가 아닌 더 큰 도약으로 가기 위한 과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모두의 심기일전이 필요한 대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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