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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정치] 권력기관 총출동, ‘촛불끄기’ 혈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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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기관 총출동, ‘촛불끄기’ 혈안
전 방위적인 움직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오늘 이명박 대통령은 “2개월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촛불집회의 민심은 겸허히 수용하되 이를 악용하는 일부 세력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제 됐으니 촛불집회 그만하라’ 이런 뜻으로 풀이된다. 흐트러진 국정질서를 바로잡으려면 촛불의 힘을 최대한 축소시켜야 한다고 본 것이다. 정부 대변인인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 역시 "이제 촛불을 끄고 일터로 돌아가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정부 뿐 아니라 사정기관까지 칼을 뽑아 으름장을 놓았다. 서울중앙지검은 ‘조중동’ 이 세 개 신문에 광고 중단을 요구하는 이들을 인터넷 유해 사범으로 규정하고, '인터넷 신뢰저해 사범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물론 검찰 일선에서는 “전화했다는 것만으로 어떻게 처벌할 수 있느냐”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검찰 상층부, 더 나아가 검찰의 지휘기관인 법무부는 ‘두고만 볼 수 없는 일’이라며 수사를 재촉하고 있다.
광우병 위험을 제기한 교수를 두고 정부여당의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쇠고기 협상을 비판해 온 우희종 서울대 교수의 보고서 2개가 상당부분 서로 일치해 표절 의혹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기한 당사자는 한나라당 비례대표 손숙미 의원이다. 우희종 교수가 연구자로 참가한 2005년 식품의약품안전청 용역보고서가 앞서 만든 2004년 한국학술진흥재단 보고서와 제목만 다를 뿐 거의 복사판 수준이라고 밝혔다. 47페이지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14페이지가 그림뿐만 아니라 도표까지 똑같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희종 교수는 "용역보고서는 지원금을 갖고 어떤 연구를 했는지를 기록하는 것이다. 학술논문과는 다르다"는 주장이다.
자, 손숙미 의원의 공세로는 모자랐는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우희종 교수를 두고, 서울대에 연구 부정행위 예비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청 관계자는 "연구부정행위가 제보되거나 인지되면 연구 수행했을 당시에 연구자가 소속된 기관에 예비조사를 요청하도록 규정한 식약청 연구윤리지침에 따라 서울대에 연구부정행위에 대한 예비조사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청 연구윤리지침에 따라 서울대는 앞으로 공식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는지를 결정해 약 55일 안에 결과를 식약청에 통보해야 한다.
총공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 이러는 이유가 있다. 오늘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밝힌 내용이 주목된다. “이번에도 만약 고시를 마냥 늦추게 되면 한미관계에 통상마찰이 극심해진다는 우려가 정부 측으로부터 전달되었다”라고 한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 정운천 장관 역시 “더 이상 카드는 없다. 고시시기를 늦출 수 없는 한계에 봉착해 있다”고 밝혔다.
‘고시시기를 늦출 수 없는 한계’란 무엇일까. 그렇다. ‘미국의 압력’이다. 지금 한미 관계는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백악관은 요즘 이 대통령에 대해 그다지 감동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7월 방한도 미뤄질 모양이다. 촛불 시위 때문이라는 이유도 거론되고 있지만,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신뢰감이 반감한 때문 아니냐는 해석도 힘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고시 시점은 언제일까. 이르면 내일, 늦어도 금요일 이전에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 이전까지 최선을 다해 국민을 설득하며 이 국면을 주도해갈 방침이다. 아울러 추가협상 결과를 폄하하는 세력을 코너로 몰아세워 입막음을 할 모양이다.
■ 정운천 장관 “미국 쇠고기 걱정 마시라. 이제 카드 더 없다”
오늘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검역과 원산지 대책을 발표했다. 이제 “미국 쇠고기에 대한 걱정은 끝났다” 이렇게 밝혔다. 어떤 조치를 취하려고 하기에 “끝났다”고 단언할 까. “추가협상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쪽의 반론과 함께 짚어보자.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앞으로 들어오는 미국산 쇠고기 가운데 QSA 표시가 된 제품만 검역을 실시한다. 여기서 쟁점은 ‘언제까지 검역을 실시하느냐’이다. 정부는 ‘국민 신뢰가 전제될 때까지’라고 못 박고 있다. 그런데 반대편에서는 “협정문 원본을 봐야겠다. ‘국민 신뢰가 전제될 때까지’라고 협정문에 쓰일 리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 쪽은 ‘과도기적으로만 30개월 이상 이하를 따진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둘째, 내장에 대한 검사다. 정부는 뇌와 눈 같은 것은 아예 수입하지 않고, 내장 역시 병균이 묻어서 오는지 안 묻어오는지 정밀 검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현미경을 통한 조직검사까지 실시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건 전수 검사가 아니다. 3%의 샘플만 조사하는 것이다. 또한 그나마 샘플 검사할 인력도 그리 많지 않다.
셋째, ▲ 식당. 뷔페. 예식장을 비롯한 일반음식점 ▲ 패스트푸드점과 분식점 같은 휴게음식점 ▲ 학교. 기업. 기숙사. 공공기관. 병원 같은 집단급식소는 원산지를 의무적으로 표시해야한다. 그런데 문제는 실효성이다. 이런 조치가 취해지면 원산지 표시 대상 업소만 64만 곳이다. 여길 500명이 조사한다는 것이다. 가능하겠나? 게다가 현실적으로 소량의 쇠고기가 들어간 국이나 반찬 등까지 어떻게 일일이 원산지를 표시하냐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지지율이 소폭 올랐다고, 광우병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판단하면 무리 아니겠나? 정부가 사전에 할 일이 있다. 협정문 원본을 공개하는 것이다. 도대체 뭔 내용으로 합의했는지 알아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반대파가 구실 삼을까’ 걱정되더라도 이점은 투명해야 한다.
그리고 촛불집회의 주도세력인 광우병 국민대책위원회와의 맞장 토론도 피하지 말아야 한다. 정운천 장관은 광우병 국민대책위원회가 제안한 광우병 토론회에 대해 "50여 일 동안 역사상 이렇게 많은 토론이 있었느냐고 반문하며 거부했다. 그러나 그 맞장 토론이란 것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이었지, 전문가들과의 일대일 토론도 아니었다. 설득력이 담보되지 않은 무리한 국면 전환 시도는 역풍을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촛불 개수 세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 홍보에 있어서 과연 설득력이 담보됐는지’ 냉철하게 자기 분석하는 것이다.
■ 하필 이 때... 캐나다에서 광우병 또 발생
캐나다에서 또 광우병이 발생했다. 이번이 13번째 광우병이다. 그런데 캐나다는 미국 보다 광우병 예방 조치가 더욱 엄격한 나라이다. 캐나다 정부는 1997년 소 부위가 포함된 소 사료의 유통을 금지한 데 이어 2003년 광우병 소 발견 이후 뇌와 등뼈 등 위험 부위를 어떤 동물 사료에도 포함할 수 없도록 법으로 금지한 바 있었다. 캐나다는 2003년 이후 22만 마리의 소에 대해 광우병 검사를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우병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게 남 얘기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이번에 한국과 미국이 맺은 쇠고기 수입 조건을 대입해보면, 캐나다 소가 미국에서 100일만 머물면 미국산 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캐나다는 2005년 7월부터 26개월 미만의 소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그 소의 고기를 우리가 수입할 수도 있다. 언제부터? 고시가 발효되는 순간부터 말이다.
한편 고시가 발효되면, 우리는 캐나다는 물론, 광우병의 원조인 유럽연합 쇠고기를 막을 명분이 사라진다. 왜냐. 미국의 쇠고기를 받아들이는 조건은 바로 국제수역사무국 기준에 준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와 유럽연합은 미국과 똑같은 광우병 위험통제국이다. 지금 영국은 들떠 있다고 한다. 내장은 지금까지 불에 태워 없앴는데 이걸 앞으로 한국에다 팔 수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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