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대통령은 1977년 1월 20일 자신의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우리는 변하는 시대에 잘 적응해야 하지만 또한 변하지 않는 원리를 잘 지켜야 합니다.”(We must adjust to changing times and still hold to unchanging principles.)고 강조했다. 이 말은 카터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 고향을 떠날 때 그의 선생님인 줄리아가 그에게 했던 권면의 말씀이었다고 한다.

오늘의 시대는 얼마나 빠르게 변하고 있는가? 그것도 일부가 아닌 모든 면에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 전에 갖고 있던 생각과 자세를 갖고 이해하려면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쟤가 왜 저럴까?’ 싶었던 것이 한 둘이 아니다. 그만큼 세상이 변했다는 게 아닐까?

오늘날 교회들도 현대의 문화, 이 스피디하면서도 변화무쌍한 문화를 따라가려고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모른다. 지난 97년에 미국의 부흥하는 교회 탐방을 갔을 때, LA의 새들백 교회 주일 예배에 참석하여 얼마나 큰 문화충격을 받았는지 모른다. 예배가 시작되었다는데, 청바지 차림에 카우보이모자를 쓴 사람이 나와서 일렉 기타를 연주하는데, 찬송가도 아닌 세상 음악을 그대로, 마치 카바레를 옮겨놓은 것 같은 분위기의 음악이었다. 여기가 교회 맞나 싶을 정도였다. 그런데 그런 교회가 부흥하는 교회란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단다. 사실, 이 후 한국교회는 이 새들백 교회를 모방하려고 얼마나 많은 힘을 썼는지 모른다. 변화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몸부림일 것이다. 그러기에 오늘날의 목회자는 얼마나 피곤한지 모른다. 잘 생겨야 하고, 세련되어야하고, 찬송도 잘 해야 하고, 지적이고, 감성이 풍부해야 하고, 그것도 다정다감해야 하고, 컴퓨터도, 스마트폰도, 페북도, 카톡도, ... 머리카락이 다 빠진다.

그런데 어느 날, 기도 중에 이런 감동을 성령께서 주신다. ‘세상을 따라잡으려고 염려하고 애쓰는 것보다 네가 그리스도인으로서 변할 수 없는 신앙의 원리를 더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라.’ 여론과 세상의 흐름을 의식해야 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님의 말씀과 감동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태연하게 하나님 앞에서 세상 논리와 주장을 펼치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 그리스도인은 변하는 세상에 잘 적응해야 하겠지만, 결코 변하지 않는 신앙의 기본자세가 있음을 잊지 말고, 지켜가야 할 것이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