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찬송가는 2006년에 발행되었으니 이제 갓 6년을 넘긴 셈이다. 이는 10년 동안 ‘찬송가공회’가 주관하여, 각 교단의 음악전문위원과 가사전문위원들의 역량을 총 집결하여 만든 한국교회의 연합찬송가이다. 물론 여러 가지 문제점들도 보인다. 특히 가사를 너무 많이 바꿈으로써 교회 예배 현장에 불편함을 주고 있는 점 등은 하루 속히 수정되어야 할 문제이다.

이 찬송가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찬송가공회는 재단법인화 되었다. 서울에서 허가가 나지 않자 충청남도로 옮겨 법인을 발족시켰다. 그러나 이 과정이 행정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매끄럽지 못한 면이 있었고, 반발하는 교단이 등을 돌린 일도 생겨났다. 그리고 급기야는 충남도청으로부터 법인취소 결정이 나기에 이르렀다.

이런 와중에서 ‘한국찬송가위원회’라는 단체가 현행 ‘21세기찬송가’ 이외에 또 다른 새 찬송가를 발행한다는 보도가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현행 찬송가의 보급률은 거의 90%에 달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더하여 이미 한영찬송가, 해설찬송가, 반주용 찬송가 등이 확대 발행되어 국내외에 사용되고 있다.

찬송가 발행 6년 만에 어떤 명분으로든지 새로운 찬송가를 만들어 발행하겠다는 시도는, 그 동기야 어떻든지 간에 한국교회의 찬송가 분열로 결론이 날 것이다. 이는 성도들을 큰 혼란에 빠뜨리게 될 것이고, 세상으로부터의 조롱과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그리고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의 기독교가 더 나락으로 추락할 것 같아 심히 염려스럽다.

교인들은 봉이 아니다. 이제는 명분 없는 주문에 의해 찬송가를 또 바꾸라면 바꿔 사용할 교회는 거의 없다. 교회의 현장은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교인수의 감소와 더불어 십일조가 현격히 줄어들고 있다. 교인들의 경제 사정이 그만큼 나쁘다는 뜻이다. 이 판국에 또 다른 찬송가를 만들겠다는 발상은 중단되어야 한다.

문제가 있다면 이미 발행된 현행 찬송가를 수정 보완해서 리모델링해야 한다. 오래 입에 익은 가사를 바꾼 것이라든지, 음악적인 고려 없이 가사를 변형시킨 것이라든지, 판권에 문제되는 곡을 제외시키는 문제 등은 교단들이 머리를 맞대고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고칠 수 있다. 지도자들이여, 교회를 생각하고 교인들을 생각하라! 한국교회는 하나가 되어도 생존을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임을 명심하라.

/서울장신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