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정당이 국내 극우그룹과 결합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시사주간지 <한겨레21> 보도에 따르면 양희송 청어람아카데미 대표는 한국기독당이 ‘개신교 외피를 쓴 극우정당’이 될까 우려했다. 개혁 성향의 <뉴스앤조이>와 <에큐메니안>이 9월8일 ‘기독교 정당, 어떻게 봐야 하나?’라는 주제로 연 긴급 좌담회에서 양희송 대표는 “현재까지 파악하기로 한국기독당은 주목할 만한 내용이 없고, 전광훈 목사의 발언도 농담에 가깝지 정강정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같은 기독교니까 찍어주지 않겠느냐는 종교 연고주의에 가깝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전 목사가 부산 희망버스를 막으려고 어버이연합에 돈을 지원했다는 발언이다. (2008년보다) 몇만 표만 더 얻으면 비례대표 의석 1석을 얻을 수 있는 이때, 한국 사회의 온건·중도우파 말고 (기독당이) 극우적인 그룹과의 연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게 아닌가 우려된다. 지금은 기독당이 아니라 새로운 극우정당의 등장을 한국 사회가 더 우려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이런데 개신교가 (극우정당의) 외피를 제공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발언했다.

한편 <한겨레21>은 기독교 정당이 과거에도 있었다며, 66년 전 새 나라 건설을 두고 좌우익이 대립하던 1945년에 새 나라의 정신적 기초가 기독교여야 한다고 믿은 일군의 목사들에 의해 9월 신의주에서 기독교사회민주당의 깃발이 펄럭였다고 소개했다. 당연지사이나 곧 정권을 장악할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조선노동당의 전신)과 기독교사회민주당은 빈번히 충돌했다. 주도적으로 참여한 목사인 한경직 목사는 좌익을 피해 월남하고는 1947년, “거짓말, 도둑질, 테로(테러), 이 세 가지는 현하 우리 사회의 가장 추악한 죄악인데 이는 유물론적 공산주의의 반도덕 사상의 악영향이 제일 큽니다. …새 나라의 새로운 도덕을 수립할 정신력을 오늘 우리 사회에서 기독교 이외의 어느 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까? 오직 기독교뿐입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경직 목사는 일본인 적산 건물을 미군정으로부터 불하받아 서울 저동에 영락교회를 세우고 NCCK의 대북 포용성 통일선언에 반기를 들고 1989년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만들고 명예회장에 올랐다.

<한겨레21>은 또한, 그 뒤 군사독재 시절 종교의 정치 참여는 외려 진보적 기독교인의 몫이었다고 지적했다. 신앙의 이름으로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는데 영등포 산업선교회 등이 그 대표적 사례라 하겠다. 민주화 투쟁과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거치며 보수 기독교의 정치 참여가 시작됐다. 1997년에 김한식 목사가 바른나라정치연합 소속 대통령 후보로 출마해 4만여 표를 얻었다. 2004년 총선에서 한국기독당이 22만여 표를 얻었고, 2008년 총선에서 현재 한국기독당을 주도하는 전광훈 목사 등이 만든 기독사랑실천당이 의석 확보 기준(3%)에 조금 못 미치는 44만여 표(약 2.6%)를 얻었다. 이 전광훈 목사는 최근 기독교자유민주당 창당을 주도하고는 한국교회언론회가 지난 9월14일 주최한 ‘기독교 정당 과연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연 토론회에서 “한국의 경제 발전 이면에 자살률 등 그늘이 있고 국가가 점점 좌경화되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볼 수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겨레>는 개신교 정당 창당을 두고는 비판의 목소리가 비등하다고 지적했다. 개신교인으로 <한국 교회의 일곱 가지 죄악>(삼인)을 쓴 김선주씨는 “종교의 사회적 위치나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정치 이데올로기에 편향되어 한쪽 집단의 이념의 주구 노릇을 한다면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보수 기독교 지도자들이 기독정당을 만든다는데 이는 기독교가 이익집단화된 것 아닌가. 종교로서의 기능이 마비된 것이라면 종교인 소득세는 물론, 종교법인이 세금을 (비과세 없이) 전부 내는 게 우선이다.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것은 정교가 엄격히 분리되고 종교가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선주 씨는 종교인의 근로소득세는 정치 참여와 무관하게 당연히 납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론이 나온다고 <한겨레21>은 소개했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은 9월8일 좌담회에서 한국기독당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로 한국 기독교인 다수의 정교분리 신앙관, 지역주의에 기반을 둔 강력한 정당 체제, 세력화에 성공한 독일·미국 기독정당과 달리 지역 기반이 없는 점, 사실상 기독정당의 대체 정당인 한나라당의 존재 등을 장애물로 분석했다. 구교형 <성서한국> 사무총장은 9월8일 좌담회에서 “기독교가 한국에서 주류로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에도 보수 기독교 지도자들은 기독인들이 핍박받는다는 착각을 만들려 한다”며 “(기독교가 가진) 힘을 자신들의 기득권 보호를 위해 정치세력화하려는 분들이 정치권력으로 자기들 문제를 해결하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