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5월 24일 유영숙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소망교회 고액 헌금, 남편의 SK 입사 및 고액급여 등을 놓고 뜨거웠다.

유영숙 후보자는 곱지 않은 여론을 의식한 듯 몸을 낮춰 양해를 구하면서도 특혜 의혹에는 강하게 부인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적극적으로 해명 기회를 주며 현안 질의에 초점을 맞췄다.

유영숙 후보자가 이명박 대통령이 장로인 소망교회에 2007년부터 9600여만원의 헌금을 낸 것이 장관 로비용 아니냐는 논란이 최대 쟁점이었다.

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후보자가 여성계에 그렇게 잘 알려진 인물도 아니고 그 정도 전문성 갖고 환경부 장관 할 사람이면 1000명 정도 될 텐데, 유영숙 후보자가 4월 말 청와대에 이력서 내고 내정되기까지 걸린 게 불과 8일 정도”라며 “소망교회 인맥으로 됐다고 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인사검증 과정이 너무 이른 시일 내에 압축해서 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홍영표 의원은 “2006, 2007, 2008년의 교회 헌금에 큰 차이가 난다. 2006년에는 199만원인데 2008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9616만원이다. 선거를 앞두고 거액의 헌금을 하면 선거법 위반이 아닌가”하고 따졌다. 다른 몇몇 의원들도 “환경부 장관으로 내정된 것이 상당한 금액을 교회에 헌금했기 때문이 아닌가” “권력을 좇아 소망교회에 다니며 헌금을 냈다는 의혹이 사실인가”하며 추궁했다.

한나라당 손범규 의원도 “대한민국에 교회도 많고 인재도 많은데 왜 하필 또 장관 후보자가 소망교회에서 나오느냐, 대통령의 인사 방식이 폐쇄적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유영숙 후보자는 “소망교회는 1980년부터 다녔다”면서 “제 소득의 10분의 1은 헌금이나 기부금으로 내겠다는 저와의 약속을 지킨 것으로, 어떤 특혜를 바라고 내본 적은 결코 없다”고 해명했다. 유영숙 후보자는 교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이나 김윤옥 여사 등 현 정부 인사들을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한 분도 뵌 적이 없다. 소망교회 다니면서 인맥 쌓은 거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일보>는 이튿날자 사설에서 “교회 헌금을 로비 금품쯤으로 여기는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몰상식을 여실히 드러낸 청문회”라며 의혹을 제기한 야당 의원들에 맹공했다. 그러면서 유영숙 후보자의 해명이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국민일보>는 “국회 청문회에서 다루지 못할 것은 없다. 세밀하게 조사·검증해서 주요 공직을 담당할 사람들의 됨됨이를 국민들이 바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교회 헌금이 교회 회중들에게 공개돼 그 액수에 따라 자리가 왔다갔다하는 것쯤으로 여기는 인식이 묻어난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는 그러면서 “극히 사적인 교회 출석과 헌금 내역까지 들춰내 매관매직의 시비로 삼는 행태는 우리 국회가 그만큼 후진적이라는 증좌”라면서 “국회의원들은 장관 후보자를 제대로 청문·검증할 만한 역량을 하루 빨리 갖추길 바란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