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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드십(Friendshi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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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사주러 오겠다고 아침부터 큰애네 내외의 전화가 빗발친다.
"얘, 아빠도 엄마도 다 교회의 일을 맡아 가는데 어쩌면 좋으냐."
"산이에게 어린이 날 선물을 사 주고 싶으니 오후에 L 백화점에서 만나자."
"어머니, 산이가 감기 기운이 있어서 사람 많은데 보다는 덕소 집으로 갈게요."
홈쇼핑에서 고르고 골라서 저렴한 가격 아니면 물건을 사지 않는 며느리의 살림 솜씨……. 시어미가 큰 돈 쓸까봐 염려 되어 백화점 안가겠다는 며느리의 깊은 속내를 모르는 바 아니다. 집에 있는 재료만 해도 저녁상은 충분하건만 싱크대에서 어물거리는 자체가 나에겐 무리다. 가까운 음식점에서 조촐한 저녁을 먹여 보냈다. 수박에다 포도에다 사과 박스를 들고 걸음마를 능숙하게 하는 산이를 보여주러……. 어버이날을 챙겨 주는 아들 내외, 참으로 고마운 자식들이다.
지난 화요일엔 도시락 싸들고 L씨를 만나러 광나루 장신대를 다녀왔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피자 3판을 더 시켜 가지고 . 우리 집을 방문하시러 오시는 손님까지 가세하여 8명이. 주기철 목사님 기념관이 있는 일명 미스바 광장 사각 벤치 하나를 점유하고 김밥 떡 피자에 손님들이 가져오신 포도 주스 바나나 우유 그리고 따끈한 X-MAS차(이 차는 우리 며느리가 시 어미를 위해 프랑스에서 특별 주문한 것임)를 보온병에 넣어서…….
어디선가 모여온 사람들. 먹는 인구가 두 배로 불어났다. 그런데도 음식이 남았다. 53세 이면 만학이다. 7년 전 내 나이. 그 나이에 헬라어 히브리어 무사히 넘긴 생각하면 특별히 스마트한 L 씨. 젊은 클래스메이트들이 줄줄 따르는 걸 보니 그리 처지며 공부하는 것 같지는 않다.
사소한 일에서 사랑은 각인된다. 피차에. 삼남매를 키우면서 큰애들 둘……. 만약에 이 둘이 엄마에게 개갠다면 이건 중대사로 간주하여 결코 넘어가주지를 않는다. 그러나 막내에게만은 어떤 경우에도 관대하였던 것 같다.
‘막내 저놈은 창기와 함께 아버지 재산을 다 탕진하고 돌아 왔음에도 저리도 살찐 소를 잡아 동네잔치를 벌이시더니 여러 해 동안 아버지를 위해 수고하는 나를 위해서는 작은 염소새끼 한 마리도 잡지 않으시고…….’
제2의 탕자인 맏아들의 심정이 되어 있는 나에게 요즈음 회개할 기회를 하나님이 마련하셨다.
“얘, 너 요즈음 개척교회를 섬기노라 고생하는데 이거 전도 비에 보태 써라.”
그간에 쌓였던 고부간의 근원적인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었다. 용서한 만큼 용서 받은 기쁨을 소유한다는 말씀이 있다. 화해와 일치란 가능한 것이다.
“Starry starry night~”
Vincent를 부른 단 매클린 노래가 어디선가……. 마음의 평화가 깃드는 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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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5.12 일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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