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경향신문]

“북한에 한 차원 높은 ‘사랑의 복수’를 해야 합니다.”

성직자들이 천안함 침몰 이후 대결 구도 치닫고 있는 남북간의 갈등을 멈출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소망교회 곽선희 원로목사 등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모임’ 소속 종교인 527명은 17일 프레스센터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이명박 정부에 대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남북정상회담을 촉구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곽선희 원로 목사가 담임 목사로 사역하던 시절부터 소망교회 신도로 등록해 현재 이 교회의 장로 직분을 지니고 있다.

종교인들은 기아로 고통받는 북한 주민을 위한 묵념으로 기자회견을 시작한 후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남북 간에는 물론이고 남한 사회 안에서도 서로를 불신하고 반목하는 상황이 극대화되고 있고, 일부 종교·사회·정치인들은 북한에 대한 증오와 분노를 품고 북한을 상대로 전쟁까지도 불사해야 한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지금 북한은 1990년대 후반기와 같은 극심한 경제난과 식량난에 봉착하여 많은 주민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며 “정부는 남북 교류협력 및 인도적 대북지원 전면 중단 정책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종교인들은 북한에 대한 지원이 “11월에 개최될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며, 대한민국이 선진 도덕 강국으로 성장하는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사랑과 도움의 손길을 펴는, 조건 없는 동포애적인 ‘인도적 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정부에 당부했다.

이들은 또 “6·2 지방선거 결과로 보건대 우리 국민의 대다수는 현 정부의 대북 강경일변도 정책을 강하게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한반도 긴장 해소를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남북 정상이 직접 만나는 일”이라며 남북정상회담도 권유했다.

이들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으로부터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한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받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함과 동시에 국군포로와 이산가족 상봉, 인도적 지원문제 등을 협의하여 한반도에 평화를 깃들게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상처가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믿음을 심게 하소서”라는 평화의 기도로 성명서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