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은 세상에 사는 동안 두 아들 이삭과 이스마엘의 갈등 때문에 항상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러나 두 아들들에게 공평하게 축복을 하였고, 둘은 서로 다른 지역에 떨어져 있었지만 잘 살게 되었습니다. 아브라함이 175세를 향수하고 세상을 떠나게 되어 장례를 행할 때에는 이삭과 이스마엘이 함께 헤브론의 막벨라 굴에 아버지의 장례를 정성스럽게 모셨습니다.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이삭과 이스마엘은 화해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였습니다(창 25:7). 이삭은 브엘세바에서 쌍둥이 에서와 야곱을 낳아서 잘 길렀습니다.

그러나 둘은 장성하여서는 성격도 다르고 모든 면에서 대조적이었습니다. 리브가는 이방 결혼한 에서보다 야곱을 더 사랑해 장자권 탈취사건 때 협력하였다가 형제의 심각한 갈등에 휘말려서 많은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20여년 후에 에서는 야곱을 용서하고 화해한 가운데 평화롭게 살았고, 이삭이 180세에 세상을 떠날 때에는 에서와 야곱이 헤브론에서 아버지 장례식을 함께 잘 모셨습니다(창 35:27-29). 야곱은 가장 사랑하던 아내 라헬이 낳은 요셉을 편애함으로 그의 형들이 불만을 품었습니다.

그러나 형들이 노예로 팔아먹은 요셉이 살아서 애굽의 총리대신이 되어 아버지와 형제들을 용서하고 특별 예우를 하여서 모든 형제들이 화목하게 잘살았습니다. 야곱이 130세에 애굽에 와서 17년간 살다가 147세에 세상을 떠났을 때 바로왕은 요셉을 생각해서 총리대신의 장례수준으로 배려하여 가나안 땅 헤브론 선영에 장례하였습니다. 요셉은 17세에 종으로 팔려서 애굽으로 왔으나, 후에 애굽의 총리대신이 되어 바로왕 다음의 권좌에서 애굽을 비롯한 중동의 모든 나라 백성들을 굶주림에서 구원함으로 칭송을 받았습니다.

요셉이 그 형제의 가족들과 화목하게 살다가 110세에 세상을 떠날 때 장차 고향땅 가나안으로 돌아갈 것을 예언하고, 그 때에 자신의 유해를 가나안 땅에 이장하여 묻어달라고 유언함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세겜에 매장하였습니다. 요셉은 형제들의 잘못을 원망하지 않고 하나님의 섭리로 모든 사람들을 구원하실 하나님의 구원역사에 시중들었을 뿐이라고 하면서 형제들을 위로했습니다. 요셉은 예수 그리스도처럼 대표적인 화해의 사신이 되었습니다.

지금 세계는 모든 갈등과 분쟁을 깨끗이 씻어버리고 용서와 화해의 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흑인 오바마 대통령이 훌륭하게 통치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세계가 얼마나 변하였는지 짐작이 갑니다. 독일의 최초 여성인 동독출신 앙겔라 메르켈 총리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성 지도자로 활약하고 있으며,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초등학교 중퇴의 학력인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이 세계에서 최고의 지도자로 추앙받고, 남아공의 만델라대통령 등 모두가 용서와 화해의 길을 열어가는 지도자들입니다.

세계의 모든 분단국가들이 통일되고 식민지 국가들이 독립을 하고 있는 시점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우리 민족이 평화통일의 길을 열기 위해서 화해와 협력의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참으로 험난한 길을 헤쳐 나가며 인내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국장 이후 화해와 통합의 기운이 감돌고 있지만, 기독교계는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기무라 아키노리씨는 농약과 비료 때문에 죽은 땅과 11년간의 화해의 노력을 함으로 비로소 땅과의 화해가 이루어져 “기적의 사과”를 추수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한 평생 자연을 파괴한 죄를 참회하고 용서를 구하면서 생명이 있는 흙으로 바꾸어 나갈 때 땅은 생명의 열매 “기적의 사과”를 선물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닫혀있는 모든 문을 여시고 소통케 하셔서 태초의 에덴동산과 같은 하나님의 평화로운 나라를 이루어 나가십니다. 그러므로 화해와 일치는 하나님의 준엄한 뜻이기에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확신합니다. 용서와 화해의 문을 두드리십시오. 그리하면 반드시 열릴 것입니다.

/덕수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