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사이에 여러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동리 몇몇 분들이 떠났고, 큰 형님도, 동료 목사도,
교인가족 중 한 어르신도 지난 주간에 돌아가셨다.
모두 세상을 떠난다.
사랑하는 가족을 먼저 떠나보낸 후에 남는 상실감은
실연이나 이별에서 느끼는 감정과는 사뭇 다르다.

가까운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가?
더 이상 사랑을 나눌 수 없다는 당혹감이 스며든다.
눈물이 난다. 남은 자를 위한 눈물은 아니다.
더 이상 사랑을 나눌 수 없음에 나는 괴로워한다.
좀 더 사랑할 수 있었는데.....

인생을 아름다운 소풍으로 나타낸 시인 천상병의 고백처럼
즐거운 인생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
인생은 삶은 달걀 두어 개, 김밥 한 줄, 그리고 음료수 한 병,
가는 길 오는 길 행복한 길 산과 들도 시냇물도 마냥 정겹다.
모두가 정겹기만 하다.

아직은 사랑할 사람이 있어서 행복하다.
아직은 사랑을 나눌 그 이가 있어서 즐겁다.
겨리 소처럼 함께 발을 맞추고 어깨를 나란히 하여
‘빛을 향하여’ 걸어가노라면
얼굴은 해바라기처럼 빛으로 가득하게 되며,
사랑으로 출렁이는 가슴은 바다가 되어 온 세상을 덮게 될 것이다.

물이 바다 덮음 같이
사랑의 바다에서 시원한 생수를 길어 나누리.

/덕수리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