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우드 가문의 여인들은 한국선교사 가문에서 대를 이어 아버지와 아들들이 빛나는 활동을 하는 동안 그들의 내조자이자 협력자일 뿐만 아니라 의사, 선교사, 교수로서 독창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자신들의 일생을 한국에 바쳤다. 언더우드 1세의 부인 릴라아스 홀튼 박사는 조선을 찾은 첫 서양여의사로 명성황후의 전담의사로 활동하는 등 숨질 때까지 한국에서 의료선교 활동을 했다.

그녀는 1851년 미국 뉴욕주 알바니아에서 태어나 시카고에서 수학했고 1888년 시카고 여자의과대학(현재 노스웨스턴대 의과대학)을 졸업히여 의사가 됐다. 흘튼 여사는 곧바로 미국 북장로회선교부에서 한국 파송여자의료 선교사로 선발되어 한국에 파송된다. 홀튼은 제중원에서 산부인과를 맡아 명성황후의 시의(侍醫)역할과 함께 치료의 손길이 미치지 않던 많은 한국여성들을 치료했다.

또한 진료 활동 이외에도 고아들에게 산수와 영어를 가르치는 등 교육 선교사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했다. 1889년 원두우 선교사와 결혼한 이후에도 교회설립은 물론 문서선교와 각종 초교파적인 연합활동，고등 교육기관을 설립하는 일에 큰 기여를 했다. 그녀는 ‘The Korean Mission Field’의 편집책임자로서 한국 선교 상황을 미국교회에 알리고 한국의 정치, 문화적 상황을 정리하고 한국학의 각 영역들을 연구하여 집대성하고자 했다.

언더우드 2세의 부인 에델 반 와그너(Ethel Van Wagner) 여사는 백두산 정상에 오를 정도로 한국의 산을 사랑했고 연희대학 교수 부인회를 조직해 여성 계몽에 앞장서기도 했으나 언더우드가의 여인들 중 한국에서 가장 큰 비운을 겪었다. 1888년 출생하여 원한경 박사와 결혼한 후 한국기독교 사회운동의 대표적 프로그램인 기독교여자절제회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며 한국 여성들의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다방면에서 활동을 벌이는 등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1949년 3월 남한의 단독 정부 수립에 불만을 품은 좌익들에 의해 사택에서 피살됐다. 3세의 부인 태요한 여사，원성희 여사. 4세 부인 원은혜 여사도 한국교회에서 큰 역할을 했다. 이처럼 언더우드 가의 여인들은 한국 근대사의 큰족적을 남긴 진정한 봉사자이며 숨은 개척자였다.

/조양교회 장로, 한국장로신문사 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