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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을 제대로 알고 말하는 건가. |
| 정치판의 혼란을 바라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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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1 시절에 첫사랑 여학생이
다른 남학생과 만나는 것을
보고 맘이 아팠다.
그래서 며칠 동안 속을 끓다가
편지를 썼는데 다른 것은 생각이 안 나고
이런 표현은 생각이 난다.
“그래, 너는 간음한 거야.”
그런데 이 편지가
그만 그 여학생 엄마의 손에 들어갔다.
교회에서 무서운 집사님이셨는데
나를 보자 신다. 속으로 철렁,
‘나는 이제 죽었구나’했다.
그 집사님이 날 보고
연애에 힘쓰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하란다.
그러면서 나에게 웃음을 띠고 묻는다.
“너, 간음이란 게 뭔지 아니?”
그 후, 나는 평생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쓰는 이 단어의 뜻을
나는 정말 제대로 알고 쓰는가?
비트겐슈타인이란 현대철학자는,
말을 하려면 정확히 하고
모르면 아예 입을 다물라고 하더라.
맞는 말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지난달부터 연이은
시국선언이 발표되고 있다.
노동계, 정치계, 언론계, 교육계, 종교계, ...
한 나라에서 이쯤 되면
그 나라는 이제 망한 거나 다름없다.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시국 선언을 하는 정도라면
그 나라, 그 사회가 이미 망한 거 아닌가?
그런데 왜 아직 망하지 않고 있지?
나는 그 분들의 시국선언 진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여겨진다.
무엇보다 순서대로 하고 있다는 것이,
그것도 내용이 모두 같다는 것이
이상하다. 어떻게 사람들의 생각이 같을 수 있고,
그것도 순차대로 나올 수 있는가?
누군가의 각본대로 순서대로 나오는 게 아닐까...?
그런데 그것보다 더 이상한 것은
그 분들이 말하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위기요 퇴보라고 한다.
명박 독재라고 한다.
나는 독재 시대를 겪어 봤다.
박정희 독재, 전두환 독재,
그리고 사이비 독재 노태우 시대까지.
무서운 시대였다.
택시 안에서 시국을 논하면
그대로 경찰서로 직행하던 시기였고,
강의실에서 독재 운운하면
다음날 영락없이 남산이나 남영동으로
끌려가던 시절이었다.
대통령이 싫어하는 노래는
국민도 다 싫어해야 했다.
억지로 긴 머리카락을 길에서 깎기고
기타를 빼앗기고, 가방 검색을 당하고 ....
그런데 지금이 독재 시절이라니?
지금이 민주주의 위기라니?
이런 소리를 공공연하게 할 수 있고
‘명박 바보’까지 방송에서 말할 수 있는데
독재요, 민주주의 위기라고?
뭔가 단어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 것은 민주주의 위기니, 독재니 라고 하는 게 아니다.
그건 현 정부가 정치를 잘못하고 있다고 말하는 거다.
똑똑하게 비판하고, 지적하는 것이 옳다.
예전에 쓰던 그런 낡은 방법과
선동적이고 자극적인 단어를 써서
사람들을 선동하며 현 시대에서 다시 우려먹으려니
이건 정말이지 양복 입고 갓을 쓴 모양새이다.
나와 의견이 다르고, 나와 생각과 가치관이 다르다고
독재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런 식으로 말하기 보다는
정당하게 의견을 표현하고 주장하며
정치와 정책을 비판하는 것이 더욱 성숙한 민주주의의 모습이다.
현 정권인 한나라당은 좀 더 젊어져야 할 것 같고
야당인 민주당은 좀 더 성숙해져야 할 것 같다.
한 두 사람의 생각에 모두의 발을 맞추려고들 하니
이게 만날 싸운다.
정정당당하게 정치 논쟁을 하고, 정책 논쟁을 하라.
그리고 시민들은 이제 그만, 그들의 놀음에 휩쓸리지 말자.
나는 가급적 교회 내에선 정치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요즘엔 너무 이상한 주장들이 난무하기에
어렵게 한 마디 한다.
지금 하고 있는 말의 의미를,
그 단어의 참 뜻을 알고 하는 말인지 ...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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