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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운 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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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선종(善終).
끝을 볼 수 없는
추모 행렬.
굳이
저들은 천주교인들,
그러니
당연히 그래야지
하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선
부러운 마음.
내 기억으론
박정희, 전두환
그 서슬 시퍼런
시절에
중심을 잡아 주셔서
많은 젊은이들이
위안을 삼고
만난 적도 없지만
그런 어른이
사회에 있다는 것만으로
힘을 내곤 했다.
그 후,
민주화 물결 속에
그가 보여준
인간적인 면모들,
그 따스함들.
물론 정치적인
제스추어도 보여줬지만
그보다 더 귀한 것,
늘 중심 잡는 어른의 모습.
잘 생기진 못했지만
옆 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얼굴, 천진한 미소.
삐죽이 나온 입술.
그리고 그가 남기고 간 것들,
그 소박함.
그리고 끝까지
우리를 감격시키는 기증....
화려한 사제복을 입고
유리관에 누워계시던데
도리어 그 화려한 사제복이
어울리지 않는
아, 친근한 우리 집 어른.
천주교는 좋겠다.
그런 존경받는 어른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개혁교회, 개신교는
어떤가 ....
부러운 마음 부러운 마음 ....
그래,
몰라서 그렇지
우리도 그런 목사님들이 많다.
매스컴을 타지 못해서 그렇지
그 구석구석에서
이름 없이 빛 없이
헌신의 빛, 사랑의 빛을
밝히다 밝히다 조용히 가신
그런 주의 종들이 많다.
그렇지 못한 이들이 더 많지만 ...
부러운 마음.
나 세상 떠날 때
난 부끄러움 없고
저들은 부러움을 갖고
교우들은 뿌듯함을 갖는
그런 장례가 되도록
그리 살다 가야겠다.
그리 쉽지 않겠지만
좀 더 정신 차리고
좀 더 마음 다잡고
그리 살다 가야겠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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