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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콥, 손바닥으로 하늘 가려서야 |
| 교인 40명 단체 위험국 입국 논란 촉발… 공격주의 선교 언제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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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들이 또 다시 위험지역에 단체로 몰려갔다고 한다. 러시아 안에 위험지역인 다게스탄 공화국에 입국했다는 이야기이다. 체첸공화국에 인접한 다게스탄은 최근 카프카스 지역으로의 세력 확대를 시도하려는 이슬람 반군이 지방과 연방 관리들을 대상으로 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곳이다. 그런 이곳을 한 명도 아니고 40명 넘는 개신교 신자들이 무리지어 들어갔다면 필경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 때 내 가족의 일인 양 밤잠을 설쳐가며 안타까워했던 국민들 생각하면, 기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쥐구멍을 찾고 싶은 심정이다.
누가 부추겼을까. 그런데 이번에도 ‘그들' 소행이란다. 이번 활동체를 조직한 단체가 지난 2007년 7월 아프가니스탄으로 봉사활동에 나섰다가 탈레반에 납치됐던 분당 샘물교회 봉사대원들을 지원했던 단체라는 것이다. 이들은 또 2004년 이스라엘에서, 2006년 아프가니스탄 등 테러 위험이 상존하는 곳에서 각각 ‘예수행진’ ‘평화축제’를 도모하기도 했다. 이 쯤 되면 답이 다 나왔다. 선교단체 인터콥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매번 그래왔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변명으로 듣는 이들의 눈과 귀를 혼란스럽게 한다. 이 단체의 책임자 최바울 목사가 “이번에 들어간 사람 중에 목사가 없다” “그곳은 위험지역이 아니다” “그들은 선교가 아닌 봉사활동을 하러 간 것”이란 말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했단다. 최바울 목사 주장이 100% 옳다면 우리 외교당국이 거짓말을 했다는 얘기가 된다. 2년 전에 그의 입에서 나온 “우리는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와 무관하다”라는 말, 3년 전 “아프가니스탄 평화축제는 선교행사가 아니라 문화 스포츠행사였다”라는 말, 새삼 떠오른다. 돌아보면 허탈하기 이를 데 없는 ‘자기 방어’ 논리이다. 그래서인지 언론들은 이들의 말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는 형편이다.
(한국교회 내부에서도 이들은 도태되는 양상이다. 청년 학생 선교운동 단체로, 각종 선교단체 연합체 성격인 선교한국은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가 나던 그 해 10월, 회원 단체에서 인터콥을 제명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선교계에서 일반화되지 않은 신학적 입장을 가지고 있거나 비상식적인 행동이나 사역으로 인해 물의를 빚는 일이 여러 차례 진행되는 경우. △ 선교지에서 다른 단체 사역자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현지 선교사 대부분이 반대하는 행사나 사역을 강행하는 경우. △ 선교 동원하는 방식에 있어서 교회와 마찰을 일으킴으로써 지역 교회가 선교단체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도록 만드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이들처럼 ‘복음 전파에는 시간과 공간이 따로 없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선교는 '좋은 것'이라는 교회 내부의 통념을 넘어 ‘매우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사실, 모든 인류에게 보편적 은총인 복음을 전파하는 행위가 어찌 사회악인양 초장부터 재단될 수 있겠나. 다만, 필자와 이들의 차이점은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견해이다. 의미를 좁히면 ‘자세(attitude)’에 관한 것이다. 어찌 보면 지엽적인 문제에 대한 시각차일 수 있다. 그러나 격차가 너무 크다. 필자 보다는 '너무 나가버린' 이들의 탓이 더 크다. 너무 나간 나머지 ‘공격주의’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 ‘공격주의’ 논란마저 부인한다. “우리가 언제 그랬느냐” 이런 투이다. 답답할 노릇이다.
그러나 이들의 선교 노선이 왜 ‘공격주의’인지는 이들 스스로가 입증해준다. <리버티헤럴드>라는 매체의 최바울 목사 인터뷰 내용을 보면, "이슬람과 한국 좌파들이 서로 손 잡고 있다"고 주장한 내용이 목도된다. 반미 성향의 이슬람 국가 즉 제 3세계권과 북한이 서로 내통하고 있고, 그 북한과 한국의 좌파가 서로 커넥션을 갖고 있다는 논리이다. 놀라울 뿐이다. 하나님의 창조섭리 가운데 하나인 ‘인간의 상상력’의 위대함이 이런 식으로도 입증된다는 점에. 최바울 목사의 거친 상상에 따로 반박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는 얘기이다. 다만, 이슬람에 대한 최바울 목사의 혐오적 관점이 여실히 노출된 부분만은 주목된다. 한국교회 주류의 정서와 배치되는 좌파 이념과 이슬람을 묶어두고 ‘주적’으로 삼는 점 말이다.
최바울 목사만 뭐라할 게 아니다. 최근 한국교회 안에서는 아랍권 혹은 동남 아시아권에서 온 이주 노동자를 통해 이슬람이 역 포교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주 노동자로 가장한 모슬렘 몇몇이 우리 사회에 암약해 이슬람교를 확산시키는 선교사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긴 지난 해 12월 5일 서울 사랑의교회에서 ‘이슬람이 오고 있다’라는 토론회에서 나온 발언 중에 "오바마는 기독교인이 아니라 무슬림이다. 왜냐하면 그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무슬림이기 때문이다"라는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가히 놀랄 것도 없는 ‘이슬람 혐오정서’이다. 그러나 확실히 알아둘 것이 있다. 이 혐오정서 속에 공격주의가 배태된다는 점을 말이다. 공격주의의 결말은 언제나 상대의 폭력성을 도출하는 것으로 이어진다는 것 또한 말이다.
헤게모니 또는 영역 다툼마저 선교로 미화돼서는 안 된다. 11세기말부터 13세기까지 8차례에 걸쳐서 이뤄진 십자군 전쟁을 보라.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나 자란 땅을 수복하겠다며 시작된 이 전쟁도 그런 의미라면 선교 아니겠나. 이젠 식상하다시피 한 원칙론을 복기한다. 선교의 밑바탕은 ‘인류에 대한 사랑’이다. 그 사랑의 표현은 ‘예수 그리스도가 구원해준다는 약속을 전파하는 것’이고. 상대의 배타성, 폭력성을 들춰내 결국 죄를 범하게 하는 것과 같을 수 없다. 이런 공격주의는, 언제까지 몇 명의 선교사를 보내고, 언제까지 몇 %의 복음화 율을 이뤄내겠다는 성과주의와 결합했을 때 더 큰 오해와 불신을 불러올 수 있다. 흔한 말 하나 더 써본다. '이젠 양보다 질'이라는.
필자는 늘 강조한다. 우리 시대의 최상의 선교는 ‘한국교회가 소금과 빛이 되는 것’에 있다고 말이다. 따져보자. 이슬람과 좌파를 적출해 거세하면 기독교가 저절로 ‘국민 종교’가 되는 것일까. 한국교회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 요소, 즉 물량주의에 천착한 나머지 이웃 사랑의 근본 사명을 간과한 적폐(積弊)부터 제거해야 한다. 그러려면 개신교는 자기 개혁을 선행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린 자정능력이 없다’라며 자조하는 정서도 떨쳐내야 한다. 한국교회의 미래는 ‘신자 수’에 흥망이 좌우되지 않는다. ‘교회가 얼마나 건강해지느냐’에 달려 있다. 한국교회가 이런 식으로, 자기 본령을 되찾고 건강성의 토대를 마련한다면, 나라 안팎에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은 물론, 온오프라인 상에 ‘안티 정서’와도 작별을 고하게 될 것이다. 사실 이런 답은 이미 수천 년 전에 제시됐다. 세상 권력과 물질, 증오와 위선의 죄를 대신 진 예수 그리스도, 그 분을 통해 말이다. 왜 한국교회는 그 표대, 그 십자가를 제대로 보지 못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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