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교회지역선교회. 서울·경기도 일대 40, 50대 담임목회자 30여명으로 구성된 이 모임은 매월 마지막주 화요일이 되면 교회가 없는 지역을 찾아 전도활동을 벌인다. 복음을 전하는 것을 사명으로 여겨 시작한 일이 올해로 15년을 훌쩍 넘어섰다. 당일이나 1박2일 일정으로 그동안 200여곳, 전국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다. 여름과 겨울 휴가 때는 전도특공대를 조직해 2박3일 집중적으로 전도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선교회장 정종수(47) 서이천제일교회 목사는 "1990년대 초반 오지의 농어촌교회 아이들에게 여름성경학교를 인도한 것이 계기가 돼 무교회 지역 전도활동으로 발전하게 됐다"며 "아직도 복음을 듣지 못해 죽어가는 영혼들이 국내에도 많이 있다. 믿지 않는 이들이 예수를 믿고 천국 갈 수 있도록 돕는 게 우리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회원들은 방문에 앞서 전국 교회의 주소록을 펼친다. 교회가 없거나 복음화율이 현저히 낮은 곳을 찾기 위해서다. 전도 대상지가 선정되면 그곳에서 가장 가까운 교회에 연락한다. 사역을 위해 방문할 것이란 일정을 알리고 현지 교회의 성도들과 동행한다. 예수님을 영접하면 가까운 교회에서 신앙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

회원들은 두 목회자가 한 조를 이뤄 다닌다. 2∼3대의 승합차에 나눠 타고 사도 바울이 기도처를 찾다 강가에 있던 루디아를 전도한 것처럼 길거리 전도나 가정을 방문하는 축호 전도에 들어간다.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30분 정도, 길면 2∼3시간에 걸쳐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설명해준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은 죄인을 구원하려 하심입니다. 또한 그는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되고 억눌린 이들을 치료하시고 자유를 주시려고 오셨습니다."

복음을 전해들은 사람들은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예수를 영접하는 놀라운 구원의 역사가 일어난다. 대부분 농어촌 지역이라 전도 대상은 평균 나이가 70세 넘는 어르신들이다. 처음엔 '예수가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반응이다. 하지만 회원들은 숙련된 전도 솜씨로 이런 어르신들의 생각을 바꾸고 신앙의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때론 인생 상담을 하거나 몸이 아픈 사람들을 위한 안수 기도를 하곤 한다. 전도하다 도배나 장판 공사를 돕는 경우도 있다. 전도활동을 마치고 돌아와선 2주마다 성경 말씀을 담은 전도편지를 결신자들에게 발송한다.

전도활동은 모두 회원 스스로 준비하는 '자비(自備)선교'다.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전도 대상자들에게 양말이나 장갑, 귀마개 등을 정성스레 선물하고 있다. 미자립 교회를 돕는 것도 이 선교회가 하는 일이다.

회원들의 이런 전도 열정은 오지의 교회들이 성장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올 2월에는 충남 아산의 한 마을 주민 10여명이 모두 현지 교회에 등록하는 기적이 일어났다. 지난해 여름 경남 밀양과 올 여름 전남 영광에서도 마을 주민 절반에 가까운 20여명의 결신자가 잇따랐다.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는 사람도 많다. 전도에 힘쓰지 않던 지역 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강한 감동과 도전을 받게 된다.

빠듯한 형편이지만 최근에는 회원인 김동환 선교사를 베트남으로 파송했다. 목회 정보를 함께 나누고, 선교 비전과 나라를 위해 기도회를 갖기도 한다. 4년째 회원으로 활동 중인 이필웅(49) 수원창성교회 목사는 "목회하랴 전도활동하랴 몸은 비록 고되지만 믿지 않는 영혼들이 구원받는다는 생각에 마음만은 행복하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