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풍 목사 가족 ⓒ 제주 이기풍 선교기념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합동, 합신 교단, 한국기독교장로회는 9월 24일 오후 7시 제주 제주시 오라동 한라체육관에서 ‘제주선교 100주년 기념 연합예배’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들 교단들은 9월 22∼26일 제주에서 각각 정기총회를 개최하는데 올해 초부터 제주선교 100주년을 맞아 제주 현지에서 연합행사를 개최하는 방안을 두고 논의해 왔다. 1907년 장로교회 최초로 7명에 대한 목사 안수식이 있었고, 이들 중 한 사람인 이기풍 목사를 1908년 제주도 선교를 위해 파송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이다.

항상 한국사회 앞에 분열의 추태만 보여 주기 일 수였던 한국교회의 교단들이 이런 연합 총회행사를 개최한다는 것은 너무나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특별히 오는 2009년이 장로교단 가운데에서도 가장 큰 교단인 예장 통합측과 예장 합동측이 서로 분립된 지 꼭 50년이 되는 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할 수 있다. 이러한 행사를 시발점으로 해서 네 개의 교단만이라도 앞으로 한국교회의 발전을 위해서 점진적으로 연합적인 자세를 가짐으로 연합의 새로운 시발점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런 의미에서 네 교단들의 총회에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1. 연합하여 사회를 위한 봉사를 나타내야 한다.

지금 한국교회는 한국사회로부터 말할 수 없는 빈축을 받고 있다. 일부 방송의 기독교 폄훼 보도와 사회 전반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반기독교 정서는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심하다. 그 요인이 무엇인가? 한국사회 안에서 가장 거대한 몸집을 형성하고 있음에도 사회를 위한 봉사에는 너무나 미약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거대한 몸집을 과시하는 자만(自慢)의 모습이 더 강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다. 이제는 나눔과 섬김이 절대 필요하다. 나눔과 섬김에는 희생이 따라야 한다. 빛과 소금은 자기 몸을 불태우고 녹이는 희생을 통해서만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부터는 장로교단에서 가장 큰 네 교단들이 연합하여 한국사회를 향해 섬기려는 겸손의 자세로 나눔의 봉사를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

2. 연합하여 기독교문화를 구축, 확대해야 한다.

국가에서 종교가 왜 중요한가? 종교는 많은 사람들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종교는 사람들의 생각과 태도와 행위에 영향을 미친다. 종교는 삶의 의미, 죽음의 의미, 관계의 의미를 생각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슬람교가 아랍 사회에 미친 영향을 보라. 종교는 남을 살리기 위하여 평생 희생과 헌신의 삶을 살게 만들 수 있지만, 한편 남을 죽이기 위하여 자신의 목숨까지 버리게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종교적 이유로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먹지 않으며, 외출할 때 얼굴을 가린다. 종교적 이유로 평생 독신으로 지내며, 수혈마저 거절한다. 그만큼 종교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교회는 크기에 비해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미흡한 것 같다. 아니다. 이제부터 장로교 네 교단들만이라도 연합하여 기독교문화를 구축하고 확대해야 한다. 지금 한국교회 안에는 탁월한 예술인과 체육인 등 엄청난 인재군단을 지니고 있다. 이제는 이들을 잘 활용하여 기독교문화를 구축하고 확대시킴으로 한국사회에 기독교문화의 꽃이 만개하도록 해야 한다.

3. 연합하여 세계선교의 창구를 일원화 해야 한다.

많은 교회들, 많은 교단들이 열심히 세계선교를 위해 진력하는 것은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지만, 제가끔 경쟁적으로 지원하고 활동하는 바람에 선교지 난립과 암투가 벌어짐으로 선교 현지에서 골칫거리가 되는 일이 얼마나 비일비재한가?

아니 된다. 이제 세계 선교 2위국이 된 한국교회는 선교의 성숙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한국교회 초기에 각 국가의 선교단체나 선교사들이 연합했던 것을 본보기 삼아, 네 개의 교단만이라도 각 교단을 초월하여 세계 선교를 위한 협의회와 훈련기관을 구성하고 활용함으로 효율적인 선교활동을 이룩하도록 해야 한다.

연합운동의 가장 큰 걸림돌은 사소한 교리 논쟁이나 상석에 대한 자리다툼이다. 이제 총회 개회 때까지 각 교단 지도자들은 이런 논쟁이나 다툼으로 대사를 그르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더 세심하게 살피고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므로 진정 이번 총회가 한국교회 역사 속에 길이 기억되는 총회가 될 수 있도록 힘써 주기를 간곡히 바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