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 뉴스-신성남)

상습적인 성추행으로 인해 교회법은 물론 사회의 도덕법까지 어긴 목사가 당당히 돌아와서 새로 목회를 재개합니다. 물론 진심어린 사과의 말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그 설교 행태를 보니, 마치 의를 위해 억울한 고난이라도 받은 듯 한 모습입니다. 학위 논문이 표절이면 사임하겠다고 공언하던 목사가 교회로부터 아주 가벼운 징계만 받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젠 공교회의 성직을 맡은 목사의 말도 믿지 못 할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그 설교 또한 오죽하겠습니까.
교회 공금을 수십 억이나 횡령하여 감옥에 갔던 목사도 아주 의연하게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오히려 자신을 추종하던 신도들을 동원하여 교회 탈환을 진두지휘합니다. 그래서 급기야는 앞으로 한국 교회사에 길이 빛날 ‘한 지붕 두 가족 교회’ 시대를 활짝 열었습니다.

실종된 목회 윤리

그리고 다시 교회법과 사회법을 들이대며 극렬한 내전이 전개됩니다. 결국에는 판사의 말 한마디에 승자와 패자가 뒤집히며 세상이 교회를 심판하는 비참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필자가 가장 개탄하는 것은 단순히 교회 분규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거야 물론 둘 중에 한 쪽이 옳겠지요. 둘 다 옳은 싸움은 없으니까요. 따라서 정당한 절차를 밟아 시시비비를 가리면 됩니다.

이 과정에서 진정 양들을 분노케 하는 것은 일부 목회자들의 신앙적 양심 부재입니다. 이건 양심이 결여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양심 그 자체가 없습니다. 양심이 없다는 것은 상식이 없다는 말과 같습니다. 직분자로서 그 기본이 전혀 안 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안타깝지만, 성경은 분명히 이 세상에 ‘악인’이 있다고 자주 경고하고 있습니다. "비루함이 인생 중에 높아지는 때에 악인이 처처에 횡행하는도다(시12:8)."

생각해 보십시요. 만일 어느 고등학교에서 성추행을 습관적으로 반복한 교사가 적발되었다면, 그를 해임한 후 불과 2년도 안 되서 다시 교사로 세울까요. 또는 어느 회사에서 재정 담당 간부가 공금을 수시로 횡령 또는 유용한 것이 드러났다면, 그래도 나중에 그에게 다시 재정 업무를 맡길까요.

이건 상식의 문제입니다. 대체할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닌데 뭐 때문에 그런 위험을 감수하겠습니까. 그리고 이것은 단순히 확률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소위 성직을 받았다는 목회자로서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으면 스스로 회개하고자숙하며 조용히 물러갈 것이지 이게 무슨 염치 없는 짓들입니까. 평신도들도 그런 잘못을 저지르면 모두 책임을 지고 깨끗이 물러납니다. 세상 정치인들도 성추행이나 공금 횡령이면 그걸로 ‘정치 생명’은 끝장입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한국교회 무법자들의 ‘목회 생명’은 끝이 없습니다. 아니 어쩌다 사회법이 끝장을 내어 주어도, 교회법의 헛점을 이용하여 기여코 다시 부활합니다. 조폭이라도 최소한의 의리와 염치는 아는데, 이 거룩한 목사님들은 그냥 막무가내입니다.

돌아온 무법자들

한국교회의 비극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교회법을 어기고 부패와 타락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직분자들이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죽거리며 다시 돌아옵니다. 횡령해도 돌아오고, 간통해도 돌아오고, 표절해도 돌아오고, 공석에서 거짓말해도 돌아오고, 성추행해도 돌아오고, 사기쳐도 돌아오고, 그래서 감옥에 쳐넣어도 끝내는 다시 돌아옵니다.

더구나 목사를 무당처럼 추종하는 맹신도들은 그 목회자가 무슨 부끄러운 잘못을 했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오로지 “죽어도 못 보내~”를 열창합니다. 이 정도 맹신이면 거의 광신 수준입니다. 이를 보면 한국교회를 무법천지로 만든 책임이 결코 목회자에게만 있는 것은 아님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평소 필자가 신도들의 문제점을 자주 거론하지 않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양은 스스로 각성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목자 예수님이 없었다면 12사도가 불가능한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따라서 만일 무리 중의 어느 양이 구덩이에 빠지면 그게 근본적으로 양의 잘못일까요. 아니지요. 양무리를 그런 위험한 곳으로 인도한 목동의 책임이 더 큽니다. 양은 본래 목동을 따르게 되어 있으니까요.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시급한 목회자들의 잘못도 제대로 교정하지 못 하고 있는데, 무슨 신도들의 부족함까지 언급을 하겠습니까. 목회자가 바로 선다면 양들은 자연히 바른 길을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진실한 목사가 있는 교회는 반드시 건강한 교회가 됩니다. 그런데 많은 목동들이 초장에서 꿀통만 찾으며 엉뚱한 곳을 헤메니 한국교회가 이 모양이 된 것이 아닐까요.

하여튼 이 무법자들은 돌아와도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내세우며 돌아옵니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요8:7).”는 것입니다. 따라서 너희도 죄가 있으니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해도 용납하라는 것이지요. 아마 시장판의 시러배 아들이라도 이렇게 철면피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니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는 말씀이 ‘그 죄를 다시 반복해도 좋다’는 뜻이거나, 또는 그런 범죄자들을 다시 중직에 기용하라는 의미인가요. 이 사람들은 언제나 거짓된 입술에 꿀을 바르고 이런 알량한 말 몇 마디로 신도들을 기만합니다.

교단도 속수무책

17년 전 필자는 해외 체류 중에 화란 개혁주의 교단 소속의 어느 교회를 몇 번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신도들 대부분이 화란 출신 이민자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교회 젊은 목사와 한 장로의 부인이 그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일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이 드러나자 그 목사님은 즉시 장로님을 찾아가서 눈물로 사죄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아울러 목회직에서 영구적으로 떠날 것을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결심을 입증하기 위해 그 목사님은 창피를 무릅쓰고 수 년 동안 그 교회에 평교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그러자 그 장로님과 교인들은 그 분의 진심을 알고 모두 따뜻하게 용서를 했다고 합니다. 이는 후임 목사님이 직접 들려 주신 실화입니다. 비록 시작은 아주 나쁜 일이었지만, 마무리는 모두 신자다운 처신들을 하였고 오히려 아름다운 교훈까지 준 사건이었습니다. 이런 것이 공교회가 보여주어야 할 진정한 공의이며 회개이며 용서인 것이지요.

반면에, 오래 전 필자가 잠시 출석했던 한 한인교회의 K목사님은 당시 가정을 둔 30대의 젊은 목회자였는데 한 여신도와 불륜을 맺었습니다. 문제가 커져 아내에게 이혼까지 당한 이 목사님은 할 수 없이 교회를 친구 목사에게 넘기고, 자신은 그 친구의 아버지가 목회하고 있는 교회의 부목사로 갔습니다. 사실상 교인들의 눈을 가리기 위해 사역 교회를 서로 교환한 셈이지요.

더욱 놀라운 일은 이 분이 새 교회로 간지 불과 3개월도 안 되서 또 사고를 쳤다는 사실입니다. 무슨 재주를 부리셨는지 이번엔 교회 여전도사와 바람이 난 것입니다. 결국은 그 교회를 또 사임해야 했습니다. K목사님이 처음 목회했던 교회의 인근 지역에 또 다른 한인교회가 있었습니다. 거기를 개척한 J목사는 교회 초창기부터 여자 문제로 자주 시끄러웠습니다. 그러다 근자에는 교역자로 함께 동역하던 조카며느리마저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교회가 아주 발칵 뒤집혔습니다.

그런데 위에 언급한 두 한인 목회자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두 사람 모두 지금도 여전히 당당하게 목회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어찌 해석해야 하나요. 최근 서울 H교회 목사의 성추행 사건에서 보듯이 목사가 주기적으로 몰지각한 성범죄를 저질렀어도 교회나 교단이 이들의 목회 재개를 제대로 저지하지 못 하고 속수무책입니다. 교회 공금을 횡령한 목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그 어설픈 교회법마저 교인들에게만 일방적으로 지키라고 요구할 뿐이지 자신들은 수시로 예외입니다.

게다가 많은 교단의 경우 교회법이 개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어떤 교회법에 따르면 교회의 교권은 양들이 아니라 개들에게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양치기 개가 종이 되어 양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양이 개를 상전으로 섬기라고 합니다. 그래서 교회법이 개를 위한, 개에 의한, 개의 법이 된 것입니다. 하기야 원천적으로 개들이 서로 패거리 작당하고 주도해서 만든 법이니 오죽하겠습니까.

한국교회가 요즘 왜 이 모습일까요. 바로 저런 배부른 교권주의자들이 교권을 장악하고 부와 여자와 명예를 추구하며 양들을 약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아주 봉입니다. 해마다 교회 돈을 수억 원씩이나 가져가는 자들이 수두룩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말합니다. "화 있을찐저 너희 부요한 자여 너희는 너희의 위로를 이미 받았도다. 화 있을찐저 너희 이제 배부른 자여 너희는 주리리로다(눅6:24)."

종교 귀족들과 맹신도들은 예수님의 이런 무서운 경고와 저주를 정면으로 무시하고 물질적 ‘부’를 추구하며 희희낙락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자신들은 예수 잘믿고 복을 받아 부자가 되었다고 자화자찬합니다. 이 귀족 목사들은 성경의 내용대로 ‘부요한 자에게 화가 있다’는 설교는 절대로 안 합니다. 자기들이 이미 부자이고, 또한 맹신도들이 그런 설교를 매우 듣기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진리는 다수결이 아니다

유형 교회를 마냥 거룩한 성소로 생각하지 마십시요. 지상의 교회는 죄인들의 모임입니다. 거기에는 양들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개나 소나 다 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든지 개와 이리들이 권력과 금력을 쥐고 양들을 도살하는 무서운 곳으로 변질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세 교회가 바로 그런 ‘무허가 도살업’이 흥행하던 전형적인 교회였습니다.

최근 어느 대형 교회 제직회를 보니 마치 독재자 박정희의 막장 ‘유신 국회’를 보는 듯 했습니다. 반대 토론을 원천 봉쇄하고 아주 가관입니다. 그저 어떡하든 담임목사의 악취나는 비리를 숨기기 위해 가리고, 막고, 그리고 날치기하기에 급급합니다. 인민재판의 고수인 마오쩌뚱도 탄복할 정도입니다. 이처럼 요즘은 공산당 뺨치는 곳이 예배당입니다.

하여튼 양심을 버린 일부 목사들과 진리에 무지한 맹신도들에게 정의와 상식을 논하는 것은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들은 ‘다수결’로 진실을 덮는 자들입니다. 그래서 많은 귀족 교회에서 공금 횡령, 표절, 거짓말, 성추행, 재정 비리, 그리고 세습 등 각종 파렴치한 범죄들이 모두 다수결로 무마되고 덮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 당시의 유대교처럼 오늘날 교회가 또 다시 ‘강도의 소굴’이 된 것입니다.

양들이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우리 성도들은 이미 영적 싸움터에 서 있습니다. 따라서 주님이 주시는 검을 잡아야 합니다. 거룩한 공교회를 모두 개밥통으로 내어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참된 목양견이 부족한 시대에는 양들이 깨어나 잡견들을 지혜롭게 분별하고 격리해야 합니다. 말씀에 바로 서서 거짓된 목동들을 물리쳐야 합니다.

그러나 만일 불의한 무법자들에 의해 이미 맹신화가 완료된 교회가 있다면, 더 이상 그들의 범죄에 참여하지 말고 그 곳을 속히 탈출하시기 바랍니다. 뭐 때문에 그런 회칠한 무덤에 돈을 바치고, 시간을 바치고, 그리고 몸까지 바쳐야 합니까. 그런 부패한 공동체는 열심히 세워야 할 교회가 아니라, 유대 헤롯성전처럼 무너질 교회입니다.

그러느니 차라리 주변에서 건강한 교회와 진실한 목회자를 다시 찾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지금은 결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교회 역사를 보십시요. 틈만 나면 거짓된 다수가 권력을 잡고 진리를 대적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교회에서 신령한 감동과 감격 대신에 노쇠한 솔로몬 왕처럼 실성한 부귀과 향락을 탐하였습니다.

하지만 너무 실망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진리는 결코 다수결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브라함을 따르던 무리도 소수였고, 예레미야를 따르던 무리도 소수였고, 바울을 따르던 무리도 소수였고, 루터를 따르던 무리도 소수였고, 칼뱅을 따르던 무리도 소수였고, 웨슬리를 따르던 무리도 소수였고, 본회퍼를 따르던 무리도 소수였고, 주기철을 따르던 무리도 소수였고, 그리고 선지자가 나올 수 없다고 천대받던 나사렛 촌구석의 가난한 목수 예수를 따르던 무리도 소수였습니다.

우린 언제나 소수였습니다.

"적은 무리여 무서워 말라. 너희 아버지께서 그 나라를 너희에게 주시기를 기뻐하시느니라(눅1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