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노회 개회예배 성찬식,
향긋한 빵 냄새,
예수님의 몸이란다.

한 조각, 떨리는 손가락으로
입에 넣어본다.
폭신한 느낌.

혀로 입천장으로 붙여본다
조금 굳어진 느낌.
살며시 이빨로 잘라본다.

설컹 하는 느낌.
나는 그렇게
설컹 설컹 예수님 몸을 씹었다.

씹는 맛,
잘근잘근 씹다보니
아, 이게 예수님의 몸!

눈물이 갑자기 핑 돈다.
나를 이렇게 설컹설컹 씹어라.
엉뚱한 이 흉보지 말고 내 살을 그렇게 씹어라.

오, 예수님 ...
예수님이 이렇게 씹히시는데
내가 좀 씹힌다고 못살겠다고?
에이 이 못난이....

포도주,
한 입에 털어 넣는다.
그 강한 포도주의 냄새 ...

그래, 맨 정신에 그렇게 씹히지 못하겠거든
포도주라도 마셔라.
내 피를 말이다.

예수님은 맨 정신에
십자가의 아픔을 맞겠다고 하셨지만
나는 그럴 자신이 없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마시라 하셨다.
포도주를 말이다.

눈물이 넘어간다.
피가 넘어간다.
감동이 넘어간다.

바보같은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이 내 안으로 넘어가신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