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말씀 : 빌레1:1-25 

오늘 본문말씀인 빌레몬서는 바울의 옥중서신 중의 하나입니다. 바울은 로마의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 4권의 편지를 썼습니다. 에베소서, 골로새서, 빌립보서, 그리고 빌레몬서 이렇게 4권의 편지를 썼습니다. 에베소서는 예정론에 기초한 교회론을 다루고 있고, 골로새서는 교회의 머리되시는 그리스도론에 대해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빌립보서는 성도의 화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비해 빌레몬서는 다른 서신과는 다르게 빌레몬이라고 하는 개인에게 보낸 사적인 편지입니다. 개인에게 보낸 사적인 편지가 후에 성경이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그만큼 이 편지 안에는 영원히 변치 않는 소중한 기독교 정신과 진리가 담겨 있다는 것을 증거해 줍니다. 이 기독교 정신과 진리는 오늘 우리에게 너무나 소중합니다. 오늘 빌레몬서를 통해 들려주시는 이 귀한 교훈을 마음에 품을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오늘 본문말씀을 보면 3명의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바울과 오네시모, 그리고 빌레몬이 그들입니다. 오늘 본문말씀을 통해 보여지는 이들의 행동이 참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줍니다. 이들의 삶은 모든 성도들의 귀감이 됩니다. 바울이 이 편지를 빌레몬에게 쓴 이유는 빌레몬에게 어려운 부탁을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부탁은 빌레몬의 집에서 도망친 오네시모라는 노예를 용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오네시모라는 사람이 빌레몬의 집에서 노예로 살다가 도망쳤는데, 어디까지 도망쳤는가 하면 로마까지 도망쳤습니다. 골로새에서 로마까지의 거리는 대단한 거리입니다. 골로새는 지금의 터키의 중서부쪽입니다. 그러니까 오네시모가 터키, 그리스를 지나 이탈리아의 로마까지 간 것입니다. 물을 건너고,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 간 것입니다. 정말 오네시모는 대단한 노예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로마의 그 많은 사람 중에서 억세게 운이 좋게 바울을 만났습니다. 그 바울을 통해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영접하고 완전히 딴 사람으로 거듭났던 것입니다. 바울이 이런 오네시모를 빌레몬에게 다시 돌려보내면서, 오네시모를 처벌하지 말고 용서하고 나아가 가족으로 받아주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당시의 법률과 문화를 생각하면 참으로 어려운 부탁입니다. 그 당시는 로마의 통치아래 있었습니다. 당시에 노예가 도망치다 붙잡히면 그 자리에서 십자가형을 당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도망친 노예를 숨겨주면 숨겨준 사람에게도 화가 미쳤습니다. 도망친 기간 동안 주인이 본 경제적인 손해를 보상해야 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울은 전혀 개의치 않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용서하고, 그를 노예로 생각하지 말고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줄 것을 부탁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울은 이런 편지를 써서 두기고라는 사람의 편에 들려서 빌레몬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이런 사실을 언급하고 있는 골로새서4장7절 이하를 보면 “두기고가 내 사정을 다 너희에게 알려 주리니 그는 사랑받는 형제요 신실한 일꾼이요 주안에서 함께 종이 된 자니라 내가 그를 특별히 너희에게 보내는 것은 너희로 우리 사정을 알게 하고 너희 마음을 위로하게 하려 함이라 신실하고 사랑을 받는 형제 오네시모를 함께 보내노니 그는 너희에게서 온 사람이라 그들이 여기 일을 다 너희에게 알려 주리라” 했습니다. 지금 바울이 두기고에게 편지를 들려 보내면서 오네시모를 함께 보내고 있습니다. 여기서 바울은 오네시모를 소개하고 있는데, 신실하고 사랑을 받는 형제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오네시모가 예수님을 영접하고 완전히 딴 사람으로 변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의 심부름으로 온 두기고가 오네시모를 대동하고 골로새에 있는 빌레몬의 집을 찾아가서 바울의 편지를 전했을 것입니다. “저 빌레몬 선생님, 바울선생님이 보내셔서 이렇게 왔습니다.” “뭐라고? 바울선생님이 나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그래 어서 좀 보세나!” 이렇게 해서 빌레몬이 두기고에게 바울의 편지를 받아 읽기 시작합니다. 막 편지를 읽으려고 하는데, 집안에서 빌레몬의 아내인 압비아가 인기척을 듣고 나옵니다. “아니 여보, 누가 오셨어요?” “어 글쎄 바울선생님이 내게 편지를 보냈네” “그래요, 어서 읽어보세요.” “그래야지 어흠!” 하면서 편지를 읽기 시작합니다. “그리스도 예수를 위하여 갇힌 자 된 바울과 및 형제 디모데는” 이렇게 읽어 가는데, 압비아가 나섭니다. “아이쿠 영감 좀 똑바로 읽어봐요.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그래? 그럼 안경을 쓰고 읽어야지!” 하면서 안경을 찾아 쓰고, “자 그럼 다시 읽어요. ‘우리의 사랑을 받는 자요 동역자인 빌레몬과 자매 압비아와” “거 봐요. 내 이름도 나오잖아요.” 이러면서 압비아도 좋아합니다. 그리고 오네시모는 두기고의 등 뒤에서 숨을 죽이고 빌레몬의 안색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조심스럽게 살피고 있습니다.


자, 빌레몬서는 이런 분위기입니다. 4절을 보겠습니다. “내가 항상 내 하나님께 감사하고 기도할 때 너를 말함은 주 예수와 및 모든 성도에 대한 네 사랑과 믿음이 있음을 들음이니 이로써 네 믿음과 교제가 우리 가운데 있는 선을 알게 하고 그리스도께 이르도록 역사하느니라 형제여 성도들의 마음이 너로 말미암아 평안함을 얻었으니 내가 너의 사랑으로 많은 기쁨과 위로를 받았노라” 했습니다. 지금 바울이 빌레몬을 먼저 칭찬하고 있습니다. 빌레몬이 예수님을 믿고 사랑할 뿐 아니라, 그 믿음과 사랑으로 성도들도 사랑하고 있음을 칭찬하고 있습니다. 빌레몬으로 인해 성도들이 평안함을 얻었고 그 소식을 듣고 바울도 큰 기쁨과 위로를 얻었다고 했습니다. 왜 이렇게 바울이 빌레몬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합니까? 물론 빌레몬이 칭찬받을만했지만, 무엇보다 지금 바울이 빌레몬에게 부탁할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8절에서부터 바울이 본격적으로 본심을 털어놓습니다. “이러므로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아주 담대하게 네게 마땅한 일로 명할 수도 있으나 도리어 사랑으로써 간구하노라” 했습니다. 지금 바울이 명령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사랑으로 부탁한다고 했습니다. 바울은 빌레몬이 억지로 마지못해서 오네시모를 받아주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자발적으로 기쁨으로 받아주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9절 하반절을 보겠습니다. “나이가 많은 나 바울은 지금 또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갇힌 자 되어 갇힌 중에서 낳은 아들 오네시모를 위하여 네가 간구하노라” 지금 바울이 자신의 나이 많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왭니까? 늙은이가 부탁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거절하지 말고 들어달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 편지를 읽고 있는 빌레몬이 얼마나 송구스러웠겠습니까? 자신이 존경하는 바울선생님이 이렇게까지 부탁하니,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바울이 도저히 거절할 수 없을 정도로 자세를 낮추면서 빌레몬에게 부탁하고 있습니다. 11절에 “그가 전에는 네게 무익하였으나 이제는 나와 네게 유익하므로 네게 그를 돌려보내노니 그는 내 심복이라” 했습니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곁에서 조마조마 마음을 졸이고 있던 오네시모가 빌레몬의 안색을 살핍니다. 지금 빌레몬의 안색 여하에 따라 자신의 목숨이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가 전에는 너에게 무익하였지만 이제는 나와 너에게 유익하다” 이런 글을 읽는 빌레몬의 안색이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오네시모가 “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13절입니다. “그를 내게 머물러 있게 하여 내 복음을 위하여 갇힌 중에서 네 대신 나를 섬기게 하고자 하나 다만 네 승낙이 없이는 내가 아무 것도 하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이는 너의 선한 일이 억지같이 되지 아니하고 자의로 되게 하려 함이라” 했습니다. 오네시모가 로마의 감옥에서 복음을 듣고 완전히 거듭나서 바울에게 굉장한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바울은 이런 오네시모를 곁에 두고 도움을 받고 싶었지만, 먼제 빌레몬의 승낙을 받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오네시모를 빌레몬에게 돌려보내니, 그를 용서하고 형제로 받아주기를 청하고 있습니다. 16절입니다. “이 후로는 종과 같이 대하지 아니하고 종 이상으로 곧 사랑받는 형제로 둘 자라 내게 특별히 그러하거든 하물며 육신과 주 안에서 상관된 네게랴 그러므로 네가 나를 동역자로 알진대 그를 영접하기를 내게 하듯 하고” 했습니다. 지금 바울이 오네시모를 용서할 뿐 아니라, 한 형제로 받아주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빌레몬이 존경하는 바울선생님을 영접하듯이 받아주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대단한 부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니 도망친 노예를 용서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용서할 뿐 아니라 형제로 받아주고 바울을 영접하는 것처럼 하라니.. 지금 빌레몬 입장에서는 굉장히 난처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18절에 “그가 만일 네게 불의를 하였거나 네게 빚진 것이 있으면 그것을 네 앞으로 계산하라” 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오네시모가 손해나게 한 것이 있으면 바울이 대신 갚아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바울이 한 마디 덧붙입니다. 19절에 “나 바울이 친필로 쓰노니 내가 갚으려니와 네가 이 외에 네 자신이 내게 빚진 것은 내가 말하지 아니하노라” 했습니다. ‘나는 오네시모가 진 빚을 니가 갚으라하면 갚아주겠지만, 나는 너에게 내게 진 빚을 갚으라고는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바울이 아주 은근히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도저히 용서하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21절입니다. “나는 네가 순종할 것을 확신하므로 네게 썼노니 네가 내가 말한 것보다 더 행할 줄을 아노라” 명령을 할 수도 있으나 그렇게 하지 않고, 늙은이가 부탁을 하고, 또 니가 받아줄 줄 확신하고 부탁한다는 것입니다. 이러니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22절을 보면 여기에 한 술 더 뜹니다. “오직 너는 나를 위하여 숙소를 마련하라 너희 기도로 내가 너희에게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노라” 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빌레몬이 순종하는지 안하는지 가서 보겠다는 것입니다. 완전히 못을 박아 버립니다.


여기에서 바울의 인간 됨됨이를 알 수 있습니다. 바울은 그 당시로마의 체제 아래에서 노예를 옹호하고 편든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또한 당시의 체제와 법률과 문화 속에서 빌레몬이 오네시모를 용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진심으로 빌레몬이 오네시모를 용서하고 형제로 받아주기를 바랐습니다. 바울은 로마의 체제와 법률과 문화를 초월해서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노예를 용서하고 형제로 받아줄 것을 요청했던 것입니다. 바울의 삶의 기준은 로마의 법률도 아니었습니다. 그리스의 문화도 아니었습니다. 유대교의 전통도 아니었습니다. 바울의 유일한 삶의 기준은 바로 그리스도의 사랑이었습니다. 바울은 빌레몬이 바로 이 그리스도의 사랑에 자발적으로 기꺼이 동참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습니다.


바울은 시대와 체제에 얽매인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과 진리에 얽매인 사람이었습니다. 바울은 로마시대의 노예법이라는 체제를 뛰어넘어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 모든 성도들은 이런 바울의 삶을 마음에 품어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 모든 성도들의 삶의 유일한 기준은 그리스도의 사랑이어야 합니다. 모든 성도의 삶을 이끌어가는 유일한 기준은 세상의 가르침도 아니요, 세상의 법률도 아니요, 세상의 가치관도 아니요, 세상의 돈도 아니요, 오직 그리스도의 사랑이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판단하고 말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인간관계를 할 때 법대로 하자고 합니다. 또 이념으로 사람과의 관계를 맺어갑니다. 그런가 하면 많은 사람들이 물질적인 계산으로 얄팍한 관계를 맺어갑니다. 그러니 그런 관계가 깊지 못하고 오래가지 못합니다. 봄날의 얼음장처럼 깨지기 쉽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모든 인간관계를 맺어가야 합니다. 왭니까? 하나님이 우리를 그렇게 대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존중해 주십니다. 우리를 아주 귀하게 대접해 주십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대하는 기준은 사랑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성도들도 그 모습을 이어받아야 합니다. 이런 사람이 성도요, 하나님께 쓰임받는 도구로 살다가 천국의 주인공이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우리가 살펴야 할 사람은 오네시모입니다. 오네시모는 사실 도망친 노예였습니다. 도망친 노예는 붙잡히면 십자가형을 면치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바울이 빌레몬에게 돌아가라고 했을 때, 돌아가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이 편지를 써주기는 했습니다만, 이것도 확실한 보증이 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빌레몬이 용서하려해도, 주변사람들이 용서하지 못하게 했을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용서하면 이것이 전례가 되니 용서하면 안된다” 압력을 가할 것이 뻔했습니다. 그러면 빌레몬이 용서하고 싶어도 용서하지 못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네시모는 빌레몬에게 돌아가는 길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빌레몬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빌고 빌레몬의 처분에 자신의 몸을 맡겼습니다. 다시 말해 오네시모는 죽음을 각오하고 빌레몬에게 돌아갔던 것입니다. 이것이 진심으로 죄를 회개한 사람의 모습입니다.


우리도 종종 살다보면 실수할 수 있습니다. 이웃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그 때 우리는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 전에 먼저 이웃에게 나아가서 진심으로 용서를 빌어야 합니다. 아니 하나님께 나아가 죄를 용서받은 자는 반드시 자기가 해를 끼친 이웃에게 나아가 용서를 빌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진리입니다. 몇 년 전에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영화 중에 “밀양”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그 영화에서 주인공 역할을 맡은 전도연은 남편을 잃고 아들을 데리고 혼자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아들이 납치를 당해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범인을 잡고 보니 가까이에서 살고 있던 웅변학원 원장이었습니다. 전도연이 얼마나 충격이 컸겠습니까? 몇 날 몇 칠을 울다가 간신히 마음을 추스려서 교회에 다니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영접하고 나니까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용서해야겠다고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살인범을 용서하기로 작정하고 교도소를 찾아갑니다. 그런데 교도소에 가서 살인범을 면회하고 난 전도연은 절망하고 맙니다. 왭니까? 그 살인범이 교도소에서 예수님을 영접했노라고 하면서 예수님께서 자신의 죄를 다 용서해 주었다고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자신은 교도소에서 평안하게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피둥피둥 기름진 얼굴로 뻔뻔스럽게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들먹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전도연이 분노하다가 제 분에 못이겨 기절하고 맙니다.


이 영화 때문에 또 우리 기독교가 얼마나 욕을 먹었는지 모릅니다. 세상 사람들이 ‘아니 그런 법이 어디 있느냐? 정말 기독교는 개독교다.’ 이러면서 우리 기독교를 욕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의 오해입니다. 그 밀양이라는 영화는 이런 살인범의 행동을 통해서 현재 한국기독교의 타락을 꼬집고 있는 것입니다. 그 살인범이 믿은 기독교는 기독교가 아니요, 그 살인범이 만난 하나님은 기독교의 하나님이 아닙니다. 만약 이 살인범이 교도소에서 진실로 하나님을 만났다면 이렇게 행동할 수 없습니다. 전도연을 만나자 마자 넙죽 엎드려 죽을 죄를 자복하고 전도연의 처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이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하나님이 용서했으니까 자신이 손해를 끼친 이웃의 용서를 받을 필요가 없습니까? 이런 해괴망칙한 논리는 기독교의 진리가 아닙니다. 어떤 어려움도 감수하고 자기가 손해를 끼친 사람에게 용서를 빌어야 합니다. 그의 용서를 반드시 받아내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이 우리의 죄를 용서하십니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자는 빌레몬입니다. 빌레몬이 바울의 편지를 받고 오네시모를 용서했겠습니까? 안했겠습니까? 물론 빌레몬은 기꺼이 바울의 부탁을 수용했습니다. 오네시모를 용서할 때, ‘용서하지 말라, 용서해서는 안된다.’ 이런 주변의 압력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빌레몬은 기꺼이 오네시모를 용서할 뿐 아니라 아무 조건없이 오네시모를 형제로 받아 들였습니다. 빌레몬도 바울의 생각과 같았기 때문입니다. 빌레몬의 삶의 기준도 로마의 법률이 아니었습니다. 그리스의 문화도 아니요, 유대교의 전통도 아니었습니다. 오직 우리의 죄를 사해 주시고 용서해 주시고,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의 법이 빌레몬의 유일한 판단과 행동의 기준이었습니다. 빌레몬에게 용서를 받고 형제로 인정받은 오네시모는 후에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그는 에베소의 목회자로 임명받고, 참으로 목회자의 본을 보였습니다. 이그나티우스라는 초대교부의 글에는 오네시모가 “형언할 수 없이 자애로운 사람”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빌레몬 한 사람의 행동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통로가 되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형제를 용서할 때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하라’고 하셨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몇 번이라도 용서하라는 말이요, 어떤 죄라도 용서하라는 말입니다. 이웃이 죄용서를 구할 때, 반드시 용서해야 합니다. 그 뿐 아니라 형제의 관계를 회복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형제와 마음의 벽을 쌓고 살아가는 것을 가장 슬퍼하십니다. 형제를 시기하고 미워하는 것을 가장 큰 죄로 여기십니다. 예수님은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어떤 경우에도 마음의 벽을 쌓고 살지 말라는 것입니다. 왭니까? 마음의 벽을 쌓고 살 때 우리는 결코 행복할 수 없기 때문이요, 건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오늘 빌레몬서를 통해 인간관계의 진수를 맛보게 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건강하게 행복하게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 받으면서 가치있게 살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입니다. 인간관계를 어떻게 해 나가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존재가치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인간관계가 중요합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기를 “천국은 너희 안에 있느니라” 하셨습니다. 이 말은 ‘천국은 너희의 관계 속에 있다.’는 말입니다. 너희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나님의 사랑으로 맺어지면 그 관계 속에 천국이 임한다는 것입니다. 인간관계를 어떻게 맺어 가느냐에 따라 천국에서 살 수도 있고, 아니면 지옥에서 살 수도 있는 것입니다. 빌레몬서는 이렇게 중요한 인간관계를 어떻게 맺어가야 하는지의 본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사는 것이 세상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말씀합니다. 이것이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성도는 바울처럼, 오네시모처럼, 빌레몬처럼 예수님의 사랑으로 살아야 합니다. 오네시모처럼 이웃에게 죄를 지은 자는 진심으로 용서를 빌어야 합니다. 또 빌레몬처럼 피해를 당한 자는 이웃의 죄를 용서해야 합니다. 그리고 바울처럼 우리는 모든 삶의 기준을 그리스도의 사랑과 진리의 말씀에 두고 살아야 합니다. 이렇게 살아갈 때 그 마음이 얼마나 따스하고 훈훈하겠습니까? 그러니 또한 그 삶이 얼마나 복된 인생이 되겠습니까? 그 삶이 우리를 행복으로 인도하고, 천국으로 인도합니다. 오늘 우리 중앙의 성도들이 이런 천국의 삶을 마음에 품을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광양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