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불교의 큰 축제인 초파일을 앞두고 불교계의 추한 모습이 터졌다.
타산지석으로 삼을 일이지 결코 남의 종교를 폄하할 마음은 없는데,
이 일의 배경이 어이없게도 권력 싸움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명분은 ‘종단 개혁’을 위해서라고 했는데,
그 뒤를 들여다보니 어이가 없다.
‘자승’이란 승과 ‘명진’이란 승,
두 사람 모두 불교계에서는 종단개혁추진세력으로 의형제와 같았단다.
그런데 이 두 승 사이에 정치권력이 개입되며
파워게임으로 서로 적대관계가 되었고,
각 추종자들에 의해 이런 암투와 추한 고발이 일어난 일이라고
신문에서 보도하고 있다.(중앙일보5.30)

어디 이들뿐이겠는가?
‘개혁’을 논하던 이들이 권력을 잡으면
거의 모두가 변질되고 타락하는 것을 우린 역사를 통해 이미 잘 알고 있다.
‘개혁’을 논하던 이들은 원하던 ‘개혁’을 이루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뒤로 물러나야 하는 법이다.
그런데 이게 어디 쉽겠는가?
이쯤 되면 또 다른 명분이 생기고, 추종자들이 생기고,
그래서 급기야 ‘영웅주의’에 빠지게 된다.
5.16 군사 혁명 때, 박정희 장군도 전역하며 그랬다고 하지 않은가?
다시는 자기와 같은 불행한 군인이 생기지 않기를.
그러면서 모든 권력을 민간에 이양하겠다 하고는 결국 자기의 손에 다 쥐고 말았다.

나는 ‘개혁’을 앞세우며 목소리를 높이고,
사람들을 냉정하게 몰아세우며 제거하는 이들을
별로 좋아하지도 신뢰하지도 않는다.
나는 진정한 개혁은 그런 제도적, 권력형인 게 아니라
밑바닥에서부터 자발적으로, 의식이 바뀌며 변화되는 흐름 속에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진정한 예수님의 정신, 예수님의 마음,
예수님의 심장, 예수님의 말씀으로 살려고
몸부림치는 그런 참된 성도들로 인해 개혁은 이루어진다.
말 잘하고, 목소리 높이고, 홀리기 잘하는 이들이 아닌
진정한 민초(民草), 진실한 성도들의 삶의 변화에서
개혁은 이루어진다.
예수님이 의도하신 것도 바로 그런 것이다.
애당초 권력형 개혁을 원하셨다면
예수님은 제왕으로 이 땅에 오셨지, 평민으로 오시지 않았다.
우리 사회에서 ‘개혁’ 운운하며 열을 내는 이들을 조심하자.
그들은 음흉한 권력욕을 감춘 헤롯이 보낸 이일 가능성이 크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