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사나운 범이라도 머뭇거리고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벌이나 전갈만 못하고, 천리마도 달리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둔한 말이 천천히 가는 것만 못합니다. 맹분 같은 용맹한 사람도 주저하면 필부가 일을 결행한 것만 못하고, 순임금, 우임금과 같은 지혜가 있더라도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으면 벙어리나 귀머거리가 손짓 발짓으로 말하는 것만 못합니다. 하늘이 주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도리어 그 나무람을 듣게 되고 때가 이르렀을 때 결단을 하고 행동 하지 않으면 거꾸로 재앙을 입게 됩니다.”

초한지에 나오는 내용으로서 한신에게 결단을 요구하며 설득했던 괴통의 말입니다. 단순히 어떤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단과 실행이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데카르트는 “결단을 내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최대의 해악이다.”라고 했으며, 단테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않고 중립을 유지하는 사람들에게는 지옥의 가장 뜨거운 장소가 약속되어 있다.”라며 결단의 중요성을 강조한바 있습니다.

2012년 새해가 이미 시작되었고 벌써 4월입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게 됩니다. 습관의 변화, 삶의 구체적인 열매와 결과, 관계의 회복, 심지어 체형이나 외모의 변화도 기대합니다. 하지만 많은 기대 중에는 이미 결실을 맺은 것도 있지만 여전히 변화를 기대하는 생각뿐이지 아무런 변화도 열매도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직 4월이니 시간이 많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중요한 것은 시기가 아니라 구체적인 결단입니다. 아무 것도 결단하지 않은 것은 아무 것도 시도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래서 아무 것도 결단하지 않은 것은 아무런 변화도 열매도 없습니다.

뷰리단이라는 프랑스 철학자의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느 날 허기진 당나귀가 길을 가다 먹음직스런 건초더미 두개를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행운이 아니라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두 개의 건초더미는 크기가 서로 비슷해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우측더미로 가면 좌측더미가 더 많아 보였고, 좌측더미로 가면 우측더미가 더 크고 먹음직스러웠습니다. 결국 당나귀는 두 건초더미 사이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아침에 굶어 죽은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 것은 최악의 선택보다 더 불행하다.”

나에게 필요한 변화는 무엇입니까? 어떤 구체적인 결단과 시도가 필요합니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결단이 변화를 만듭니다. 결단만이 열매를 가져옵니다. 특별히 해마다 진행하는 ‘행복한 초대’를 맞이하여 생명을 구원하는 일에 쓰임받기를 사모합시다. 초대할 오이코스를 구체적으로 작정하는 일부터 결단이 시작됩니다. 이 결단이 우리의 삶을 영광의 대열로 인도할 것입니다.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