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중국 북경 외곽에 있는 용경협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산 계곡을 막아 만든 인공호수인데 산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었다. 호수에 오르기 위해서는 터널식 계단을 3백 개 정도 올라야 하는데 벽과 지붕이 용의 그림과 조각으로 뒤덮였다. “중국 사람들은 용을 좋아하는 모양이군."하며 올랐으나 기분은 별로 유쾌하지 않았다. 용은 기린，봉황，거북과 더불어 4영(靈)이라 불려온 상징적 동물이다.

고대 중국 이집트 등 문명의 발상지 어디에서나 상상되어 왔고，민간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상징적 동물이어서 지역에 따라 묘사를 달리해 왔는데 우리나라에선 중국의 영향을 받아 중국의 용과 에 유사하게 이해되어 왔다. 별주부전 등 고대 민속 문화에도 자주 등장하고, 해신 또는 선행과 풍요의 상징으로도 나타난다.

용의 모양은 아홉 동물의 강점을 반영한 모습이다. 낙타의 머리，사슴의 뿔，토끼의 눈，소의 귀，뱀의 목덜미，큰 조개의 배，잉어의 비늘，매의 발톱，호랑이의 주먹을 본 따 형상화 했단다. 용은 성경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히브리어로 ‘탄닌’ t 또는 ‘탄님’이라고 하는데 창세기에서는 뱀으로 번역되기도 했고，요한계시록에선 그리스를 대적하는 ‘사탄’을 뜻하여 별로 기분 좋은 동물은 되지 못한다.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12간지로 용의 해이고 60갑자로는 임진년이다. 올해 태어난 아기는 용띠에 해당한다. 임진년에는 420년 전 임진왜란이 발발했고 60년 전 임진년에는 6.25 한국전쟁이 막바지였다. 그래서 그런지 임진년에 대한 선입감 역시 별로 좋은 것이 아니다. 특히 금년 새해는 6.25 전쟁을 일으킨 김일성의 아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례식과 함께 밝아왔다.

그리고 그의 아들 김정은이 30세도 못된 어린 나이에 권력을 세습 받았다 그 애송이의 손엔 핵 열쇠가 쥐어졌다. 금년 새해는 우려 속에 시작되었다. 그러나 염려할 것은 못된다. 우리 인류의 역사는 사탄이라고 하는 용이 지배하는 것이 아니다. 인류를 주장하시는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이다. 하나님께 의지하고 기도한다면 대망의 임진년이 풍요롭고 승리하는 한해가 될 것이다.

/홍익교회 장로, 평대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