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에 의하면, 교회개혁실천연대․한미FTA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 등 20여 개 단체가 5월 27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 성명서를 전달했다. 최근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광우병 파동과 촛불시위 사태에 대한 편향적 시각과 맹목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행태를 집중 성토하기 위함이었다.

개혁연대는 "언제부터인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목사들이 비상식적이고 비성경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라고 지적하고 "5월 18일 시청 앞 광장 '나라를 위한 특별기도회'에서 조용기 목사가 '촛불집회를 하는 학생들을 철없는 학생이다'라고 매도한 것에 문제가 많다."라고 밝혔다. 또 "5월 11일 오정현 목사(사랑의 교회)가 '주일 설교 중 광우병 때문에 죽은 사람 있나?'라고 말한 것은 목사로서 책임 없는 행동이었다."라고 비난했다.

과연, 누구의 주장이 옳은 것인가? 물론, 설교자들의 주장 중 일부는 일리가 있다. 그러나 그들은 민감한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 좀 더 신중해야 했다. 사실, 기독교 장로인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높은 신망을 받는 대통령이 되기를 한국교회 교인들 대부분은 원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가 국민의 신망을 잃으면 한국교회도 동시에 신망을 잃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옳고 그른 것을 구분하지 않고 무조건 지지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은 교회로서 바른 태도가 아니다.

성경에 나타난 선지자들은 왕에게 옳은 옳다. 그른 것은 분명 그르다고 예언했다. 사무엘은 정신분열증 환자와 다름없이 행동하는 사울 왕을 향해 단호하게 직언했고. 심지어 나단이나 엘리야는 목숨의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왕의 잘못된 정치를 신랄하게 지적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가 이명박 대통령이 신망을 받는 지도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옳은 일에는 적극 협력하지만, 잘못된 것은 바르게 직언(直言)을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에 계속 사그라지지 않은 채 번지고 있는 ‘광우병 파동 사태’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물론, 촛불집회 참석자들의 주장 중 일부는 과장이나 허위일 수 있다. 또한 도로를 무단 점거하는 등의 과격한 집회는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러한 사태의 근원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라는 사실이다. 취임 100일이 되어가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이리 거센 이유가 무엇인가? 언론들은 이 모든 것은 대통령의 일하는 방식 때문임을 지적하고 있다.

<조선일보> 류근일 씨는 칼럼을 쓰기를 “한마디로 'CEO 이명박'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재벌회사의 CEO는 대체로 정치라는 것을 '이윤 극대화'와는 무관한, 쓸데없는 낭비라고 치부하는 처세에 익숙해 있다. CEO의 세계에서는 오너(owner)에 발탁돼 초고속 승진을 하기 위해선 옆 사람도 냉혹하게 밟아버리는 것이 '필요악'이다. 그래서 대동소이한 경쟁자들과는 '껄끄럽지만 어깨동무할 줄' 아는 자질이 부족하기 마련이다. 'CEO 이명박'도 오랜 세월 그런 세계에서 살고 훈련받았다.”고 했다.

대통령직을 주변의 조언도 무시한 채, 자기의 소신과 경험에 의해 CEO 식으로 밀어붙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100일동안 총리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팀웍을 무시하고 단독 풀레이로 일관한 모습이다. 협상의 극적 효과만 높이기 위해 국민의 생명과 연관된 먹거리조차도 상대국에 쉽게 양보하는 사업가적인 상술(商術)에 분노하여 발생한 것이 ‘광우병 사태’라고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보다 성과 목표 달성에만 집요하게 몰두해 있는 태도, 군림하는 사장 스타일에 대해 들불처럼 일어나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일보> 임철순 주필은 쓰기를 “지금 이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덜 움직이고 덜 말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국민의 신뢰와 마음을 사는 것이다. 평생 부지런하게 일하며 살아온 사람에게 불가능한 주문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대통령은 좀 놀아야 한다. 야구감독이 타자 대신 나서서 안타를 치려하면 경기가 될 리 없다.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사람을 바꾸는 것이다. 전문가적 능력을 강조했지만 그나마도 의심스러운 채 각종 문제점만 잔뜩 드러났다. 어떤 사람들은 전 정권과 이 정권을 비교하면서 ‘좌파는 싸가지 없고 무능하고, 우파는 부패하고 가짜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가짜가 많다는 것, 바로 이게 문제다.”고 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국민에 대한 사랑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는 오만한 모습을 보이는 대통령에 대해 단호하게 바른 소리를 해야지, 방파막이 역할은 오히려 대통령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의 신망을 땅에 떨어뜨릴 뿐인 것이다. 한국교회는 언제나 정치에 중립에 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의 모습은 개탄을 자아내게 한다.

<크리스천투데이>에 의하면, 김홍도 목사는 5월 29일 설교에서 ‘성경의 좌파와 우파((마 25:31~33)’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며 좌파 및 공산주의 사상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 특히 대형교회 파괴하려는 자기 딴에는 잘 믿는다는 사람들이 있다.”며 “교회가 기업화 됐다느니, 재정이 투명해야 한다느니, 다 그럴듯한 이야기를 하지만, 엄청난 전도의 길을 막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그런 사람들은 모두 좌파이고 심판을 면치 못할 염소라고 비판했다. 성경은 분명히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는 극우(極右)도, 극좌(極左)도 금하고 있는 말씀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오직 말씀의 좁은 길로만 가기를 원하시는 것이다. 그런데 김 목사는 좌를 버리고 오직 우로 치우친 삶만 강조하고 있다. 얼마나 성경의 정신과 위배되는 주장인가? 건전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새의 양 날개처럼 우익(右翼)이나 좌익(左翼)도 필요하고, 철로의 양선처럼 보수와 진보가 균형 있게 조화를 이룰 때에 그 사회는 온건하게 발전되어 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교회는 대통령을 위해 특별기도하는 동시에, 지도층은 정치의 중립에 서서 한국사회가 극우나 극좌로 치우치지 않도록 예언자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