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6:12-22

[창] 26:12 이삭이 그 땅에서 농사하여 그 해에 백 배나 얻었고 여호와께서 복을 주시므로
[창] 26:13 그 사람이 창대하고 왕성하여 마침내 거부가 되어
[창] 26:14 양과 소가 떼를 이루고 종이 심히 많으므로 블레셋 사람이 그를 시기하여
[창] 26:15 그 아버지 아브라함 때에 그 아버지의 종들이 판 모든 우물을 막고 흙으로 메웠더라
[창] 26:16 아비멜렉이 이삭에게 이르되 네가 우리보다 크게 강성한즉 우리를 떠나라
[창] 26:17 이삭이 그 곳을 떠나 그랄 골짜기에 장막을 치고 거기 거류하며
[창] 26:18 그 아버지 아브라함 때에 팠던 우물들을 다시 팠으니 이는 아브라함이 죽은 후에 블레셋 사람이 그 우물들을 메웠음이라 이삭이 그 우물들의 이름을 그의 아버지가 부르던 이름으로 불렀더라
[창] 26:19 이삭의 종들이 골짜기를 파서 샘 근원을 얻었더니
[창] 26:20 그랄 목자들이 이삭의 목자와 다투어 이르되 이 물은 우리의 것이라 하매 이삭이 그 다툼으로 말미암아 그 우물 이름을 에섹이라 하였으며
[창] 26:21 또 다른 우물을 팠더니 그들이 또 다투므로 그 이름을 싯나라 하였으며
[창] 26:22 이삭이 거기서 옮겨 다른 우물을 팠더니 그들이 다투지 아니하였으므로 그 이름을 르호봇이라 하여 이르되 이제는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넓게 하셨으니 이 땅에서 우리가 번성하리로다 하였더라



1. 지난주일, 어린이부 부장 김형진 집사님 차를 얻어 타고 가는데, 김 집사님이 불쑥 제게 묻습니다. “목사님, 치매 안 걸리는 법을 아세요?” 그렇지 않아도 요즘 자꾸 잊어버리는 게 많아서 은근히 신경 쓰이댔는데, 치매 안 걸리는 법이 있다니 ... 솔깃해서 물었습니다. “뭔데요?”

그랬더니 아 글쎄 이럽니다. “담배 피면 치매 안 걸린답니다.” 이건 또 뭔 소린가? 담배가 치매에 안 걸리게 해 준다? 의외의 대답이라 정말이냐 물었더니 이렇게 말해 줍니다. “담배 피면 치매 걸리기 전에 다 죽는답니다.”

이상은 우리 왕십리중앙교회 어린이부 부장님께서 담임목사에게 한 유머였습니다. 오늘 설교는 너무 심각하지 마십시오.


2. 우리는 악착같이 벌고 모아야, 무슨 일이 있어도 움켜쥐어야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양보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바보 같은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는 ‘양보’라는 것을 가르치는데, 삶의 현장에선 ‘양보’라는 것은 나약한 자들의 미덕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갈수록 양보라는 것을 모르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차를 몰고 가다가 누군가가 끼어들면 자존심 상한다고 기어코 따라붙어 그 차 앞으로 한번은 확 끼어들어야, 갚아주어야 직성이 풀리는 현실입니다. 버스나 전철을 타면 예전에는 아이들이나 젊은이들은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미덕이었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얼마나 양보하지 않는지 아예 ‘경로석’을 마련하고 구별해야 할 정도입니다.

어느 할머니가 전철을 탔는데, 경로석에 젊은 여자가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젊은 여자에게 여긴 경로석이니 자리를 양보해 줄 것을 요청했더니 젊은 여자가 빤히 쳐다보며 그럽니다. “나는 돈 내고 전철 탔어요.” 아주 당돌한 여자입니다. 그러자 할머니가 그러시더랍니다. “나도 알아. 그런데 이 자린 돈 안 낸 사람이 앉는 자리야!”

오늘 성경엔 양보의 대가(大家)가 나옵니다. 이 사람은 얼마나 양보를 잘 하는 지 남들이 달라는 대로 다 줍니다. 마치 예수님이 말씀한 겉옷을 달라하면 속옷까지 줄 그런 사람입니다. 찍 소리 하지 않고 다 내어줍니다.

이삭, 아브라함의 아들입니다. 이삭은 아버지 아브라함이 그랬던 것 같이 유목민으로 이 동네 저 동네 떠돌아다니며 살고 있었습니다. 한번은 그랄 땅 블레셋 사람들의 동네에 들어가 살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농사를 지었습니다. 그런데 농사가 얼마나 잘 되었던지 백배나 열매를 얻었습니다. 12절, “이삭이 그 땅에서 농사하여 그 해에 백배나 얻었고”.

뭐 이런 걸 다 성경에 씁니까? 이유가 있겠지요. 농사는 이삭의 전문 분야가 아닙니다. 이삭은 유목민입니다. 농사는 농사꾼, 정착민이 하는 것입니다. 유목민은 떠돌이로 안정된 농사를 지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유목민 이삭이 농사를 지었는데 전문가인 농사꾼 보다 더 잘 되었답니다. 그러니 정착민이 얼마나 배가 아팠겠습니까? 전문가 보다 더 잘 벌었다니 전문가가 보기에 얼마나 기가 막혔겠습니까? 13절, “그 사람이 창대하고 왕성하여 마침내 거부가 되어 양과 소가 떼를 이루어 종이 심히 많으므로 블레셋 사람이 그를 시기하여”.

유목민 이삭, 농사에 대해선 아는 게 별로 없음에도 전문 농사꾼보다 더 풍성한 열매를 얻게 된 비결이 뭘까요? 이유는 하나입니다.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신 결과입니다. “... 여호와께서 복을 주시므로 그 사람이 창대하고 왕성하여 마침내 거부가 되어 ...”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면 무엇을 하든 전문가보다 더 잘 될 것입니다.

이번 명절에 우리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혈육들에게, 가정에 이런 복을 듬뿍 주시길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복음성가 한 장 불러보자. ‘반드시 내가 너를 축복하리라.’ 이삭의 경우처럼 그 땅의 전문가보다 더 풍성한 열매를 얻는 복을 내려주실 줄 믿고 찬송합시다. “반드시 내가 너를 축복하리라. ....”


3. 이삭이 이렇게 잘 되자, 배가 아픈 토착민들이 시기합니다. “블레셋 사람이 그를 시기하여 그 아버지 아브라함 때에 그 아버지의 종들이 판 모든 우물을 막고 흙으로 메웠더라. 아비멜렉이 이삭에게 이르되 네가 우리보다 크게 강성한 즉 우리를 떠나라.”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립니다. 더군다나 아브라함이 팠던 우물들을 메워버렸습니다. 그 시절에 우물을 메워버렸다는 것은 삶의 터전을 없애버렸다는 것입니다. 우물이 얼마나 중요합니까! 그런데 우물을 흙으로 메워버리고는 자기 동네를 떠나라고 하였습니다. 억울하게 당하는 것입니다. 이삭은 어떻게 합니까?

단 한 마디의 항변이 없습니다. 대드는 몸짓이 없습니다. 참으로 나약한 모습입니다. “이삭이 그곳을 떠나 그랄 골짜기에 장막을 치고 거기 거류하며 그 아버지 아브라함 때에 팠던 우물들을 다시 팠으니 이는 아브라함이 죽은 후에 블레셋 사람이 그 우물들을 메웠음이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평지, 평야에서 쫓겨나 골짜기로 밀려들어갔습니다. 그리곤 그곳에서 예전에 그 아버지 아브라함 때에 팠던 우물들, 블레셋 사람들이 메워버렸던 그 우물들을 다시 팠습니다. 그러자 20절, “그랄 목자들이 이삭의 목자와 다투어 이르되 이 물은 우리의 것이라 하매 이삭이 그 다툼으로 말미암아 그 우물 이름을 에섹이라 하였으며” 기껏 고생해서 우물을 파서 물을 얻었더니 그 동네 토착민들이 자기네 것이라고 싸움을 걸어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곳 이름을 ‘에섹’ 곧 ‘다툼’이라 명하고 이삭은 어찌 했습니까?

순순히 그곳을 내어주고, 다른 우물을 팠는데, 그러자 또 동네 사람들이 몰려와 그것도 자기네 것이라고 우겨댔고, 이삭은 그 우물을 ‘싯나’, 곧 ‘대적함’으로 이름을 지어 블레셋 사람들이 자기를 대적하여 강제로 빼앗았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장면에서 역시 이삭은 권리 주장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곤 또 다시 자기가 다른 데로 옮겨 갑니다. 22절, “이삭이 거기서 옮겨 다른 우물을 팠더니 그들이 다투지 아니하였으므로 그 이름을 르호봇이라 하여 이르되 이제는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넓게 하셨으니 이 땅에서 우리가 번성하리로다 하였더라.”

이삭은 블레셋 사람들 그 동네의 토착민들이 자기가 애써 판 우물들을 자기네 것이라고, 자기 동네 것이니 내놓으라고 할 때마다 무능하고 무력하게 순순히 그것을 내어주고 피하고 또 피하고 피하여 마침내 하도 그렇게 강제로 뺏던 블레셋 사람들이 미안해서 더 이상은 그걸 요구하지 못할 정도로 그렇게 양보하다 마침내 다툼이 사라진 샘, 르호봇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삭, 정말 조용한 사람입니다. 정말 착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세상적으로 보면 참으로 무능한 사람입니다. 참으로 유약한 사람입니다. 경쟁이 싫고, 그저 자신이 피하고 또 피하며 사는 그런 유약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삭이 왜 이런 성품의 사람이 됐는지 아십니까?

내가 보기엔 그 아버지 때문입니다. 그 아버지 아브라함, 믿음의 조상이라고 하여 우리는 다른 모든 것을 다 덮어버리지만, 그 아버지 아브라함이 너무 강했습니다. 그 어머니 사라는 90세에 낳은 아들이기에 금이야 옥이야 했을 것이고, 아버지 아브라함은 과묵하고 무서웠을 것입니다. 심지어 그 아버지가 이삭이 어릴 적에 산에 데리고 가더니 다짜고짜로 칼을 빼어들고 자기를 죽이려 한 적도 있기에 이삭은 내성적이고, 유약하게 자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아들이 너무 유약해, 자식이 너무 약해, 세상을 어찌 살아갈까 하는 아버지, 어머니들! 당신네들이 너무 강합니다. 그러기에 자녀들이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녀에게 좀 더 관대하십시오.

이삭은 무섭고 강한 아버지 밑에서 유약하게 자랐습니다. 그래서 매우 유약하고 나약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어떤 목사님들은 이삭을 설교하며 ‘모범생’이라고 부르지만, 내가 보기엔 문제아이입니다. 늘, 매사가 자신 없는 인생입니다. 그런 그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고, 어떻게 거부가 될 수 있었을까요? 분명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4. 이삭은 양보를 하고 또 양보를 합니다. 애써 고생해서 우물을 얻으면 다음 날 토착민들이 몰려와 자기네 거라고 억지를 부립니다. 이삭은 별수 없이 그대로 빼앗기고 맙니다. 이삭이 이렇게 빼앗기고 또 빼앗기며 가졌던 생각은 뭐였을까요?

마지막 우물 이름에서 드러납니다. “그 이름을 르호봇이라 하여 이르되 이제는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넓게 하셨으니 이 땅에서 우리가 번성하리로다 하였더라.”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넓게 하셨으니! 그의 의식 속에는, 늘 피하고 양보하고 도망가고 하는 그의 나약한 삶의 모습 그 안에는, 언제나 여호와 하나님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시니 하나님께서 해결해 주시겠지, 하나님께서 더 좋은 것으로 주실 것이야 하는 그런 마음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삭이 정말이지 억울하면서도 순순히 우물을 양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힘이 약해서 뿐만 아니라 그에겐 하나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 기대감, 의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상황이 악해져도, 나빠져도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면 된다는 하나님의 축복에 대한 신뢰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읍에서 평지로, 평지에서 골짜기로, 거기서 더 오지로 계속 쫓겨나지만 이삭의 마음 한 가운데는 자신이 어디를 가든, 어떤 상황에 처하든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서 함께 하시고 복을 주시면 성공할 수 있다는 굳센 믿음이 있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모든 온유함의 배경에는 살아계신 하나님에 대한 절대적 신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성경도 아주 분명하게 온유한 자에 대한 축복을 이렇게 약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온유한 자들은 땅을 차지하며 풍성한 화평으로 즐거워하리로다.”(시37:11)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마5:5)

양보는 온유한 자가 할 수 있습니다. 아니 단순히 온유한 자가 아니라 살아계신 하나님을 절대 신뢰하는 이가 할 수 있습니다. 양보하십시오. 싸우지 말고 양보하십시오.

오늘날 한국 교회들을 보면 싸우는 교회가 참으로 많습니다. 서로 의견이 다르다고 멱살을 잡고 험한 말을 하며 싸움을 합니다. 평상시 거룩하다 하던 목사, 장로, 집사들이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고 험한 말로 싸움을 합니다. 당회가 싸우고, 제직회가 싸우고, 공동의회가 싸웁니다. 양보를 모르고, 화해를 모르고, 용서를 모릅니다. 오로지 자기 생각, 자기 주장, 자기 성질만 중요합니다. 이들에게 한국교회를 계속 맡긴다면 한국 교회에는 싸움과 다툼이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목소리 큰 사람이 모든 걸 좌지우지할 것이요, 신령하고도 거룩한 하나님의 나라가 세속화될 것입니다.

이삭이 절대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축복하심을 굳게 믿고 비록 손해를 보더라도 물러설 줄 아는 이삭이 필요합니다. 이삭, 사람들이 그를 볼 땐 정말이지 형편없이 유약하고 비겁하고 도망만 가는 그런 인물이었지만, 아닙니다, 그에겐 정말 무서운 힘이 있습니다. 그가 갖고 있는 힘이 너무 크고 무서워 행여나 그것으로 인해 사람들이 다칠까 그가 피하고 있습니다.

오래 전, 우리 사회에 권투가 유행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 때 우리나라에 세계 챔피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신문에 기사가 나기를, 이 세계챔피언이 동네 깡패에게 얻어맞았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기자가 복싱 세계챔피언이 어떻게 동네 깡패에게 얻어맞을 수 있느냐 물었더니 그가 그랬습니다. “내가 얻어맞는 게 낫지, 화난다고 주먹을 휘두르면 저 사람 죽었을 겁니다.”

반격을 안 한다고 무능한 것 아닙니다. 늘 피한다고 바보가 아닙니다. 그에겐 엄청난 힘이 있습니다. 보겠습니까?

이삭은 계속 양보하고 피해 다니며, 억울한 일을 당하며 살더니 마침내 브엘세바로 올라갔습니다. 그러자 오늘 본문 바로 이어 24절에 이런 하나님의 축복이 나옵니다. “그 밤에 여호와께서 그에게 나타나 이르시되 나는 네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니 두려워하지 말라. 내 종 아브라함을 위하여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어 네 자손이 번성하게 하리라 하신지라.”

아무 말도 못하고 사는 이삭에게는 위대하신 하나님의 약속, 축복이 서려있었습니다. 엄청나신 하나님이 그 약해 보이는 이삭과 함께 하고 계셨습니다. 그러자 어떤 일이 벌어집니까? 25절, “이삭이 그곳에 제단을 쌓고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며 거기 장막을 쳤더니 이삭의 종들이 거기서도 우물을 팠더라.” 하나님께 예배드리고, 이제는 가는 곳마다, 파는 곳마다 거기서 그들은 우물을 얻었습니다.

전에는 우물 얻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양보하고 또 양보하고, 그러면서 ‘하나님은 아시지. 내게는 하나님의 축복, 그 약속이 있으니까’하며 그 억울함을 스스로 풀어가던 이삭에게 마침내 복이 쏟아지는데, 하는 일들마다 샘이 터지고, 계획하는 일들마다 길이 열리며, 수고하는 일들마다 풍성함의 복이 터지는 거였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웬만하면 하나님의 약속, 축복하심을 믿고 양보하십시오. 그러면 샘이 터질 것입니다.


5. 아내가 모처럼 남편에게 외식을 하자고 했습니다. 그러자 퇴근한 후 피곤하여 밖에 나가기 귀찮은 남편이 아내 손을 잡고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주여, 집에서 먹는 밥이 얼마나 맛있는지 아내에게 알게 하여 주옵소서. 아멘.”

그래서 외식을 안 하고 집에서 저녁을 해 먹었습니다. 저녁 밥 먹고 난 후, 남편이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여보, 디저트로 과일 먹자. 좀 가져와 봐.” 그러자 이번엔 아내가 남편 손을 덥석 잡더니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우리 남편이 지금 과일이 먹고 싶다는데 과일 같은 것은 생각도 나지 않게 하시고, 내일부터는 오직 김칫국에 밥 말아 먹고 싶은 마음만 들게 해 주시옵소서. 아멘.”

추석 명절 때, 상대방이 원하는 게 있으면 웬만하면 들어주십시오. 이 사실을 아십니까? 아내가 콧소리를 섞어서 “자기, 나 사랑해?”하고 묻는 것은 진짜로 사랑하느냐고 묻는 게 아니라 “자기, 나 갖고 싶은 게 있는데 사줄 거야?”하고 묻는 거랍니다. “자기 나 얼마만큼 사랑해?”라고 물을 때는 “나 비싼 거 샀는데 괜찮지?”라는 뜻이랍니다.

“어머, 쓰레기봉투가 벌써 다 찼네”라는 말은 “그렇게 앉아만 있지 말고 빨리 갖다 버리란 말이야”하는 것이고, “당신 맘대로 해”라는 말은 “절대로 하면 안 돼. 그렇게 하기만 해봐라”의 뜻이며, 아내가 목소리를 착 가라앉히고서 “우리, 얘기 좀 해요”라고 분위기를 잡으면 그날은 죽었다고 생각해야 한답니다.

추석에 오랜만에 함께 모일 때, 웬만하면 양보하십시오. 고집부리며 다투지 말고, 웬만하면 양보하십시오. 하나님의 선하심,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고 양보하십시오. “양보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어떤 복? 하는 일들마다 샘이 터지고, 계획하는 일들마다 길이 열리며, 수고하는 일들마다 풍성할 지어다! 고집 부리는 이들보다 더 잘 될 지어다! 우리 하나님의 축복이 넘칠 지어다! 아멘!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