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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 변에서 본 북한 |
| [내가 본 우리의 반쪽 ②] 복음의 향기가 강 건너로 불어가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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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유일한 분단국으로 남아있는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단된 지 어느덧 60년이 되었다. 우리가 그리워하는 북한 개성시는 경기도 파주에 있는 최전방 도라산 역에서 불과 10km 거리에 있고 평양도 205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l55 마일 휴전선 너머, 58년간 철의 장막 속에서 외부세계를 모르고 살아가는 북한 동포들이 홍수로 어려운 식량난에 시달릴 때의 일이다. 서울노회 남선교회 북한선교위원회에서는 그들에게 식량을 보내는 운동을 하였다.
우리는 식량인 밀가루 뿐 아니라 잘 먹지 못해 영양부족으로 피부병이 많은 그들에게 콩기름도 보냈다. 서울에서 불과 56km 밖 휴전선을 넘으면 도착할 가까운 거리를 두고, 우선 중국 심양으로 비행하여 육로로 신의주 맞은 편 중국 땅 단동으로 가서 밀가루나 콩기름을 화차나 트럭으로 실어 보내는 데 2일이나 걸렸다. 우리가 보낸 것은 작은 정성이지만 같은 민족으로 그리스도의 따뜻한 사랑을 갖고 복음의 바람이 불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중국 심양에서 비행기로 이륙 40분이면 평양 순안국제공항 도착하건만 우리는 먼 거리를 돌고 돌아 서너 시간 만에 압록강변 단동시에 도착하였다. 곳곳에 우리 조상들, 한 민족의 얼이 서려있는 그곳에 발을 디디자 고구려 선조들의 말발굽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고구려 두 번째 도읍지인 국내성이 있는 집안 시에서 압록강 너머를 바라보며 최근 중국 당국이 동북아 역사를 자기들의 지방 역사라고 호도하여 주장하는 모습을 접하니 이 넓은 만주 땅을 지켜내지 못한 것은 고사하고 한반도조차 하나 되지 못한 현실에 마음이 안타깝고 무거워진다.
주변 곳곳에는 1만 2천여 개의 고분이 있고, 광개토대왕 능과 그의 아들 장수왕 능, 광개토대왕 비, 고구려 첫 번째 도읍지인 졸본성이 있는 환인시 등, 고구려 선조들의 기상이 깃들어 있다. 더 이상 역사의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게 우리 후손들이 나라와 민족을 지켜나갈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압록강의 철교는 원래 복선이었으나 6.25 한국전쟁 때 북한 쪽으로 한 가닥이 끊어져 없어졌다. 중국에서는 강 중심부까지 반쪽짜리 다리를 끊어진 상태대로 남겨 둔 채 둘러볼 수 있도록 마감을 잘 해놓고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끊어진 이후 새로 다리를 놓지 않아서 지금 신의주와 단동 사이의 국경 철교는 단선인 상태이고 그 옆에 차량이 다닐 수 있는 1차선 차도가 놓여 있다. 인도는 물론 없고 걸어서 건
너는 사람은 철로 침목 위로 3cm 넓이의 철판을 깔아, 그 위로 걷기도 한다. 중국과의 교역량이 많을 법한 중국 국경 산업철도가 그 모양이니 북한 산업의 후진성은 미루어 짐작이 간다. 다리 위로 일반인의 통행은 금지 되어 있으나 경비병의 감시 하에 다리 중간에 있는 국경초소까지 건너 볼 수 있었다.
북한 쪽으로는 신의주 푯말이 있고 중국 쪽으로 단동 푯말이 있으니 국경선이란 실감이 더 난다. 발 한 쪽을 경계선에서 신의주 쪽으로 걸쳐놓아 보며 두고 온 고향 그리워 이들도 있었다. 때마침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바라보니 객차 서너 칸에 화차 몇 칸이 붙어 지나가고 있었다. 북한과의 물자수송용 트럭들은 일정하게 정해진 시간에만 다리를 건널 수 있어 길게 늘어서서 기다리는 모습도 보았다. 북한 쪽에서 오는 트럭은 거의 빈 트럭들이었다.
그러나 가는 트럭들은, 산더미처럼 물건을 가득 싣고 가는데 어느 트럭에는 스티로폼도 살려 있는 것을 보니 북한의 산업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 북한으로 콩기름을 실어 보내는 평양 트럭의 운전기사는 자신이 작년에도 콩기름을 운반했었고 이번이 두 번째라며 대화도 하고 기념사진도 찍어, 이들의 태도가 해가 가면서 부드러워짐을 느꼈다.
북한 주민들과의 조금이라도 접근해 보려고 중국 국기를 단 모터보트를 타고 압록강 중앙을 넘나들면서 가까이 다가 가보니 강가에 정책해 있는 여러 척의 철선들은 녹슬고 칠이 벗겨져 전혀 움직일 수 없을 것 같았다. 가끔 수리중인 듯 한 모습도 보이는데 손을 흔들며 반갑다고 부르면 그들은 묵묵히 일하기도 하고 힐끔 쳐다보기도 하는 모습이다. 아이들 몇몇은 어른들과 같이 수영하는 듯 물가에서 놀고 있고 빨래를 하는 아낙도 있었다.
강가 가까이 가서 미리 준비한 비닐봉지(먹을 빵과 껌 등 기호품, 그리고 중국위안화를 조금 넣은 것)를 던져 주었는데 아이들이 주워 가려고 강변을 달려 왔다. 먼 곳에 북한 감시병이 감시하고 있으며 강둑 위에는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 어른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아이도 보였으며 더 가까이 접근하려는 순간 남자아이들이 욕을 하면서 돌을 집어 던져 거의 배 근처까지 떨어지기도 하였다. 그 아이들은 경비병이 볼 때는 배운 대로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우리가 멀어져 가면 떨어진 것을 서로 주워 가지려고 달려들곤 했다.
조금 지나 넓고 평평한 섬이 보였는데 사람 손길이 별로 닿지 않는 버려진 섬 같았다. 이 섬이 바로 조선 왕국을 세운 이성계가 명나라 요동을 정복하라는 우왕과 최영 장군의 명령을 어기고 회군한 압록강 하류의 위화도인 것이다. 국경지대의 멋진 관광자원이지만 개발할 생각조차 필요하지 않은 실정이니 그대로 방치된 것 같다. 위화도 강가에서 어떤 아버지와 아들이 그물을 치기에 가까이 가서 봉지를 던졌는데 아들이 주우려고 하다가 눈치를 보니 아버지가 작은 소리로 괜찮다고 하였다.
국경지대라 어른들은 그런대로 한국이 잘 산다는 소식을 접하는 것 같았다. 멀리 보이는 강변에 세워진 공장 시설물에서는 굴뚝에 연기가 나지 않은지 오래 되었다고 한다. l0여 년 전에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직후 베를린을 서에서 동으로 가 본 일이 있다. 서 베를린의 부강한 산업 시설을 보다가 동 베를린의 어둡고 침침한 도시를 보노라면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듯 했었다. 지금 중국의 단동시가지에 나날이 거대한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경제가 활발하게 발전되어가는 모습에 비하여 북한 신의주의 어둡고 침침하게 낙후된 모 습은 독일 통일 당시의 생각을 되새기게 하였다.
나라의 지도자가 바로 서지 못하면 국가의 발전은 물론 국민들이 행복해 질 수 없다. 북한의 기존 공동주택들(두만강 변을 오가며 보았던)은 지을 당시로서 는 잘 지은 건물이었으나 지금에 와서 경제가 앞서가지 못하니 개보수나 새로 지을 형편도 못 되어 노후된 상태 그대로이다. 산에 나무를 베어 땔감으로 쓰고 있으니 산엔 나무가 없고 산등성이까지 밭을 만들어 개간을 했으니 비만 오면 산사태가 나고 있는 현실이다.
중국의 산들은 기름진 숲을 이루고 있으나 북한쪽 산들은 나무가 없어 벌거벗었다. 더욱이 얼마 전 식량난으로 많은 사함들이 죽어갈 때 산 곳곳에 하얀 푯말들이 늘어가는 것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기에 무덤이 저렇게 많이 늘어 가는지 너무나 기막힐 따름이었다. 북한의 위정자들이 야욕을 내려놓지 못하니 오직 하나님만이 북한의 형제들을 긍휼히 여겨 주시기를 기도할 뿐이다.
강가에서 빨래하는 여인들, 나뭇짐을 지고 걸어가는 여인을 보면서 오래 전 우리의 시골 모습과 같이 정이 묻어나는데, 순박한 그들이 자유로이 생활할 수 있는 날을 위해 간절히 기도할 뿐이다. 땅 끝까지 복음 전파의 사명으로 무너진 제단을 수복하고, 어두운 과거와 민족의 아픔을 서로 용서하고, 서로 이해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하나 되기를 소망한다.
복음의 향기가 강 건너로 불어가고 우리가 그들을 따뜻이 맞아줄 준비가 될 때 하나님께서 우리민족에게 통일의 그 날을 열어주시리라 믿는다. 그동안 북한 땅에 심어놓은 학교, 병원, 공장, 농사짓는 기술교육, 봉수교회 등을 통해 그들이 진정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우리를 이해할 때 복음의 향기가 가득 채워지리라 믿는다. 그 날이 오기까지 북한이 변화하여 주님께 돌아오기 위하야 하나님께서 직접 역사하도록, 기도로 우리의 잔을 채우고 때가 차기를 기다려야 하리라.
/ 신당중앙교회 장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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