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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우리의 반쪽 북한 (1) |
| 중국변경지대, 금강산, 개성, 평양에서 본 북한의 실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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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유일의 분단국, 60년의 세월은 서로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시켜 놓았다. 특히 북한은 스스로 높은 울타리를 드리우고 외부와 차단하며 살아온 저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제도, 아니 인간성에 이르기까지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해괴한 집단으로 변화되었다. 지구촌 시대가 활짝 열리고, 세계 열방의 압력 속에서도 요지부동하며 부분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북한을 중국 변경지대와 금강산, 개성, 평양에서 흐릿하나마 그 실상을 조명해 보려 한다.
중국과의 국경 중심엔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이 버티고 서있다. 중앙에 거대한 산정호수인 천지를 보듬은 채 동으론 두만강, 서로는 압록강으로 물줄기를 보내며 국경을 이루었다. 두만강은 백두산에서 발원하여 북한의 삼상포 무산 회령 종성 남양 온성 훈융 경흥 등 크고 작은 도시를 거쳐 동해로 빠져든다. 필자는 백두산 부근에서부터 동해 인근까지 천리 길을 돌아보며 강 건너 마을들을 돌아 볼 수 있었다. 내나라 땅을 밟지도 못하고 남의 나라를 통해 훔쳐봐야 한다는 것은 눈물겹도록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중국 역시 한때는 적성국이어서 국경지대를 돌아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두만강은 520km에 이르는 제법 긴 강이나 길이에 비해 수량이 풍부하지 않고 강폭도 좁은 편이다. 상류로 올라갈수록 흡사 실개천과 같아 강둑에 앉아 강 건너와 대화도 가능할 정도이다. 국경지대인 탓에 강폭이 좁아질수록 경비가 엄한 편이어서 외지인의 사진 촬영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변경의 중국인들은 조선족들이 많아 물 건너 마을에서 일어난 일들을 비교적 소상히 알고 있다.
강을 따라 동으로 내려가면서는 수량이 풍부해지고 강폭도 넓어진다. 김일성의 본처인 김정숙의 고향으로 알려진 회령 시와 마주하고 있는 중국의 삼합지역은 강둑은 넓으나 물길이 낮아 바지만 걷어 올리면 쉽게 건널 수 있어 보였다. 많은 탈북자들이 이곳을 통해 중국으로 넘어온다. 삼합부근 한 교회는 북한주민들이 넘어와 밥과 쌀을 요구하여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밥을 얻어먹은 후 되돌아간다. 이 교회는 남한 사림들이 보 내 준 옷가지와 후원금으로 먹을거리를 구입하여 가져가도록 비치해 놓고 있다.
덕분에 처음엔 교회를 고약한 곳으로 알고 꺼려왔으나 지금은 좋은 일 하는 곳으로 시각이 바뀌었단다. 중국 변경에서 강 건너 마을을 보면 보통 군막사가 있고 주변에 민가도 있는데 대부분이 ‘_’ 자형으로 슬레이트 지붕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크기도 일률적이다. 집 앞마당엔 제법 탐스러운 야채가 자라고 있다. 마을 중앙엔 회관으로 보이는 비교적 잘생긴 건물이 있고 붉은 글씨의 선전문구가 걸려 있다. 사회주의 선군정치 김일성 부자를 찬양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구는 마을 회관뿐 아니라 웬만한 산에도 붙어 있다. 강변 모래사장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이들이 누렁이를 끌고 나와 놀기도 하고 아낙들이 젖먹이를 업고 나와 빨래를 하기도 한다. 겉으로 보기엔 타임머신을 타고 1950~ l960년대를 여행하는 기분이다. 삼합의 한 야산에 올라 회령 쪽을 보면 회령과 삼합(중국 용정시)을 잇는 시멘트 다리가 놓여있고 더러 왕래하는 차량을 볼 수 있다.
다만 강변에 세관이 있어 국경지대임을 실감케 할 뿐 한적한 농촌마을이다. 북한의 종성과 마주하고 있는 중국의 개산툰진과는 트럭 한대가 넉넉히 지날 수 있는 목조다리가 걸려 있다. 뜸하게 차량이 넘나든다. 추석 무렵 이 지역을 방문했을 때엔 중국이나 북한의 들녘이 황금빛을 띄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 쪽 논에서는 풍년을 구가하고 있었는데 반해 강 건너 마을엔 채 익지 않은 쭉정이가 많아 소출이 별로 나지 않는다고 했다. 토질이 나빠지고 비료가 없어 벼가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중국의 산엔 나무도 많고 풀도 많았으나 강 건너 쪽 산엔 나무가 없는 붉은 산이 태반이었다. 농경지가 적다고 판단한 북한 당국이 산을 개간하여 밭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비가 좀 심하게 오면 밭작물이 흙으로 덮이고, 이 흙들이 논과 강으로까지 유입되어 토질이 악화되고 웬만한 비에도 범람하게 된다는 말이다. 언젠가는 호우로 인해 산중의 밭이 패여 계곡이 되어 버렸다. 따라서 북한에서의 식량문제는 날이 갈수록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 보였다.
개산툰에서 동으로 달리면 북한의 남양과 마주하는 도문에 이른다. 한국인들의 변경 관광코스여서 남한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다. 이곳엔 도문교(차도)와 철교가 놓여 있어 연변 자치주의 수부인 연길과 가장 가깝게 연결되는 곳이다. 도문교와 인접하여 전망대가 세워져 있는데 중국 당국이 남한 사람들로부터 돈을 받고 입장시키는 관광 상품이다. 이곳에 오르면 거대한 김일성의 초상이 시가지를 압도한다. 교각이 끝나는 곳엔 한국의 일용직 시장을 연상시키는, 서성이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중국의 친척을 기다리는 사림들이라고 했다. 연변의 조선족 친척들이 생필품을 전해 주고 돌아가는 소위 만남의 장소이다. 처음엔 왕래가 잦았으나 지금은 거의 끊긴 상태란다. 강물은 이곳에 이르면 보트를 탈 수 있을 정도로 수량이 제법 풍부하다. 그러나 물빛은 검정에 가깝다. 무산 등 탄광에서부터 석탄에 오염되어 흐르기 때문이다. 도문에서 물길을 따라 동남쪽으로 향하면 미완의 공업도시인 훈춘이 나오고 계속 달리면 오른쪽은 두만강으로 북한과 왼쪽은 러시아와 국경을 이루는 철조망이 쳐져 있다.
동해를 얻기 위한 러시아와 중국 간의 몸부림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짐작케 한다. 두만강이 동해와 만나게 되는 방천에 이르게 되면 러시아 북한 중국의 국경지대이다. 중국이 불과 1km가 짧아 동해에 접하지 못한 아프고 쓰린 지역으로, 두만강 개발의 핵심지역이나 좀처럼 착공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곳에 이르면 강은 바다를 연상할 정도로 넓고 깊으나 망향가수 김정구가 부른 푸른 물은 아니었다. 그러나 중심무대가 이곳에서 멀지 않은 듯싶었다.
강 건너 제법 높은 산 너머가 지옥의 땅 아오지와 가깝다고 했다. 북한이 반체제 인사와 기독교인들을 짐승처럼 부리며 노동을 시키는 곳이라고 들었다. 변경에서 본 북한의 실상은 퍽 심각해 보였다. 먹 거리의 문제나 탈북 자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접은 더 이상 피할 수도 늦출 수도 없는 우리의 선교지란 점이다. 저들이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복음과 접할 수 있도록 제반 방법을 동원해야 할 것이다.
/ 평신도신문 주간, 홍익교회 장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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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3-22 14:21: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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