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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엊그제 달력을 보던 안주인께서 한탄을 하십니다. “어머 달력이 한 장 밖에 안 남았네!” 마지막 잎새 모양, 한 장 남은 것을 너무 애닮께 한탄하시기에 내 그랬습니다. “그 거 한 장 떨어지면 열 두 장이나 또 주실 텐데?” 한 장 주고 12장 받는 거, 괜찮은 장사죠? 그럼에도 언제부터인지 받고프지 않습니다. 그냥 그 한 장 언제까지 붙잡고 있고 싶은 게 요즘 심정입니다. 세월이 정말이지 무지 빠릅니다.
내가 94년 10월에 우리 교회에 부임했으니 그 뒤로 대림절을 17번째 맞이하는 것입니다. 대림절이 4주이니 대림절 설교만 68번을 한 셈이 되는데, 도대체 같은 주제로 무슨 새로운 설교를 더 할 수 있을까요? 웬만한 것은 다 설교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오늘도 하나님께서 찬 밥 주지 아니하시고 방금 지은 따끈따끈한 밥으로 영의 꼴을 주시니 얼마나 감사합니까! 늘 우리에게 신선한 영의 꼴을 주시는 우리 아버지 하나님을 찬양합시다! 할렐루야!
2. 대림절을 앞두고 묵상하는데, 이런 감동을 주십니다. “주의 길을 준비하라.” 성탄, 주님이 오심, 그것을 준비하는 절기가 대림절인데, 대림절에 제일 먼저 힘써야 할 것, 준비입니다.
준비라는 것, 여유가 있으면서도 소홀히 했다가는 그대로 무너지고 마는, 망신당하고 마는 것이 준비입니다. 준비 제대로 안 했다가 얻어맞고 망신당하고, 자기네 땅에서 자기 국민도 제대로 못 지킨 정부가 이명박 정부입니다.
말로만 준비, 준비 했다가 실제로는 전혀 점검도 제대로 안 해서, 막상 무력충돌이 일어나니까 무기의 상당수가 고장 나서 쓸 수도 없다는 이런 만화 같은 국방력이 우리나라 군대의 현실입니다. 그래서 일본이 놀랬다지 않습니까? 의외로 한국 군대가 약하다고! 이명박 대통령, 장로라고 해서 맘이 많이 기울었었으나 이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제대로 해야 합니다. 국토방위, 그야말로 만반의 준비 그리고 점검, 훈련을 해야 합니다. 그건 만에 하나 실수하면 치명적인 것입니다. 강한 군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말 잘하고, 쇼 잘하는 군대가 아니라 적어도 자기 국민은 지킬 수 있는 군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신앙도 마찬가지. 늘 안다 안다 하면서, 그래야지 그래야지 하면서 제대로 점검을 안 해서 실전에 들어가면 형편없이 무너지고 마는 그런 나약한 성도가 되어서야 어디 되겠습니까? 준비하십시오! 아니 점검하십시오!
성경은 우리에게 준비하라고 소리를 높입니다. 메시아가 오실 때, 그 때도 준비하는 이가 있었다고 성경이 증언할 정도입니다. 그게 오늘 본문입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 마가복음은 마가가 기록한 것인데, 로마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기 위해 기록한 책입니다.
마태복음은 유대인들에게 예수님을 증거하기 위해 유대인들이 중시하는 족보부터 시작하지만, 그러나 마가복음은 이방인을 위해 기록했기에 그런 족보에 관심이 없습니다. 곧 바로 본론을 선포합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
사람들은 예수님을 위대한 선생, 지도자, 랍비, 성인, ... 등등 인간에게 부여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를 부여합니다. 그러나 마가는 아주 당당하게 이렇게 증언 합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마가복음은 바로 이것을 증거하기 위해 기록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마가복음을 다 읽고 책을 덮으며 “아멘, 예수님은 과연 하나님의 아들이시다!”라는 감탄이 나와야 합니다. 그 사람이 마가복음을 제대로 읽은 사람입니다.
그러기에 마가복음의 끝부분,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시자 그 현장에 있던 로마 백부장이 이런 고백을 하였습니다. “예수를 향하여 섰던 백부장이 그렇게 숨지심을 보고 이르되 이 사람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 하더라”(막15:39) 왜 굳이 로마 백부장이 이렇게 결론적인 고백을 하는 걸로 끝을 내는 걸까요? 로마인들에게 예수님을 증거하기 위해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암튼, 평범한 나사렛 예수, 그 사람이 하나님의 아들이었다는 고백, 이것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신앙고백입니다. 그렇게 믿는다는 것입니다. 이 고백을 제대로 할 때, 그에게 하늘의 역사, 권세가 주어진다. 평생 교회 다녔어도 이 고백 제대로 못하면 제대른 하늘의 축복도, 권세도 누리지 못하고 갑니다. 마음의 위안, 좋은 스승으로 예수님을 간직할 수 있을 진 몰라도, 마가복음이 증거하는 그 엄청난 하늘 권세를 누리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라는 이 고백이 여러분에게 하늘의 권세와 풍성함을 가져다주는 축복의 통로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3.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 이 놀라운 사건, 그 앞에 선행된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본문 2절이 이렇게 말합니다. “선지자 이사야의 글에, 보라 내가 내 사자를 네 앞에 보내노니 그가 네 길을 준비하리라.”
그런데 사실입니까? 이사야가 이런 예언을 정말 했습니까? 착각입니다. 이 말은 이사야가 예언한 게 아닙니다. 이와 유사한 예언은 따로 있습니다.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보라 내가 내 사자를 보내리니 그가 내 앞에서 길을 준비할 것이요...” 말라기3:1, 즉 선지자 말라기의 예언입니다. 이사야가 아닙니다.
그럼 이사야는 뭘 예언했습니까? 본문 3절, “광야에 외치는 자의 소리가 있어 이르되 너희는 주의 길을 준비하라 그의 오실 길을 곧게 하라 기록된 것과 같이” 이 말씀은 사40:3 “외치는 자의 소리여 이르되 너희는 광야에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하라 사막에서 우리 하나님의 대로를 평탄하게 하라”에서 온 것입니다.
그러니까 마가복음의 기록자 마가가 착각한 것입니다. 아니면 그 당시 이렇게 말라기의 예언과 이사야의 예언이 합쳐진 메시아 예언집이 구전(口傳)으로 내려왔을 것입니다. 그래서 마가는 자연스레 말라기 보다는 더 많은 메시아 예언을 하고, 대선지자로 칭함을 받는 이사야의 이름에 비중을 두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성경이 예언한대로 메시아 보다 먼저 온 사자가 있었습니다. 그가 누굽니까? 세례 요한입니다. 세례 요한이 예수님 보다 먼저 나타나서 외치기 시작했는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5절에 보면, “온 유대 지방과 예루살렘 사람이 다 나아가 자기 죄를 자복하고 요단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더라”고 합니다. 좀 뻥이 센 것 같죠? 온 유대 지방과 예루살렘 사람이 다 나왔답니다. 엄청난 인기였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그를 메시아로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세례 요한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춥니다. 그러자 세례 요한은 그 스포트라이트에서 슬쩍 비켜서며 말합니다. “나보다 능력 많으신 이가 내 뒤에 오시나니 나는 그의 신발 끈을 풀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노라.”
이 정도로 자기 뒤에 오실 예수님을 소개했으니 사람들의 마음엔 어떤 생각이 자리 잡을까요? 큰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야 그 분은 도대체 어떤 분이시기에 그럴까?’ 오실 메시아, 세례 요한 뒤에 나타날 메시아를 사람들은 큰 궁금증 속에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그 분 메시아를 향해 곧은길이 열린 것입니다.
4. 예수님의 복음의 시대는 무작정 시작한 게 아닙니다. 예수님 앞에 사자가 있었습니다. 그 사자가 하는 일은, 예수님의 길을 준비하는 것이었습니다. 준비하는 게 뭡니까? 예수님이 오실 길을 곧게 하는 것! “너희는 주의 길을 준비하라 그의 오실 길을 곧게 하라!”
그러면 곧게 하라는 뜻이 뭡니까?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시는데, 아니 세상 사람들이 예수님께 나아가는데 장애가 없게 하라는 것입니다. 왜곡되지 않게 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은? 도리어 장애물을 수도 없이 쌓아놓습니다. 예수 한 번 믿으려면 뭔 그리 요구하는 게 많은지 모릅니다. 교회 한번 나오는데 절차가 뭐 그리 많은지 모릅니다. 예수님을 만나려는데, 얼마나 길이 꼬불꼬불한지 모릅니다. 이건가 하면 저거고, 저건가 하면 이겁니다.
어떤 사람이 마음에 결심을 하고 교회에 나갔습니다. 예수님을 만나려고 교회에 나간 것입니다. 어디서 예수님을 만나야 하는가 싶어 사람들이 모이는 곳마다 기웃거렸으나 대부분이 자기들끼리 시시덕거립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좌측 방으로 들어가세요 합니다. 좌측 방에 들어갔더니 사람들이 있는데 아무도 예수님 말을 하지 않더랍니다. 잘못 들어온 방인가 싶어 나와 방문 패를 봤더니 ‘선교회’라더라나.
그래서 다시 우측 1번째 방으로 가세요 합니다. 기대감을 품고 찾아 갔더니 그 방에선 예수님은커녕 사람들이 얼굴이 뻘개져서 목소리 높이며 다투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 사람은 예수님 만나겠다고 결심하고 교회에 나간 첫날, 예수님을 못 만나고 집에 왔답니다.
교회에선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사람 만나는 게 최우선이 아닙니다. 예수님부터 만나십시오. 예수님을 만나는데 장애가 되는 것들이 있다면 버리십시오.
어떤 사람이 그럽니다. “예수 믿으려면 돈이 많이 든다면서요?” 내 참 기가 막혀서. “예수 믿으려면 전도 많이 해야 한다면서요?” “예수 믿으려면 죄지으면 안 된다면서요?” ... 예수님께 나아가는데 너무 왜곡된, 꼬불꼬불한 길이 많습니다.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막2:17)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마11:28)
“그는 상한 갈대도 꺾지 않으시고 꺼져가는 심지도 불어 끄시지 않으시며”(마12:20)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눅4:18)
여기 어디 예수님이 돈 갖고 오라는 게 있습니까? 여기 어디 의인들만 오라는 게 있습니까? 여기 어디 .... 왜곡하지마십시오! 목사의 욕망을, 장로의 욕심을, 집사, 권사의 버릇을 여기에 집어 넣지 마십시오.
5. 주의 길을 곧게 하십시오. 눈이 내려 하얀 길을 아버지와 아들이 걷는데, 아들이 저 앞서 좋아라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하며 걷습니다. 그러자 뒤따라오던 아버지가 아들에게 그랬답니다. “똑바로 걸어라. 네 발자국 보고 뒤에 오는 사람들이 길을 찾는다.”
우리가 예수 바로 믿어야지 우리 뒤에 오는 이들이 예수님께 바로 나아갑니다. 우리가 비뚤비뚤 예수 믿으면 저들은 예수님께 바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예수 믿는 삶이 어떤 건지 제대로 보여주십시오. 그것이 주의 길을 곧게 하는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전도 신드롬에 사로잡혀 그저 모든 일에 전도 전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식의 전도보다는 그동안 삐뚤삐뚤 걸었던 한국교회의 길을 똑바로 펴는 일에 더 힘을 써야 합니다. 도대체 어디서 예수를 만날 수 있는지, 예수 믿는다는 게 뭔지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그런 길을 곧게 해야 합니다.
주의 길을 곧게 하십시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주의 길을 꼬불탕거리게 만들지는 않습니까? 사람들이 예수님을 만나러 교회 왔다가 대판 싸우는 것을 보고 예수님을 싸움꾼으로 잘못 알고 가게 하는 것은 아닙니까? 사람들이 예수님을 바로 알 수 있도록 우리가 그 길을 곧게 해야 합니다.
예수님이 오실 길을 곧게 하십시오. 한 때 우리나라 아파트 이름들은 정체불명의 영어로 짓는 게 유행이었습니다. 내가 사는 아파트도 분명 ‘극동 미라주 아파트’ 였는데, 언제부터인지 ‘스타클래스’로 바뀌었더라구요. 샤르빌, 샹떼빌, 스타파크, 위브, 불루밍, 메르디앙, 휴맨시아, ... 왜 이리 혀도 잘 돌아가지 않는 정체불명의 영어로 아파트 이름을 짓는다고? 시어머니가 못 찾아오게! 그래서 우리 왕십리뉴타운 아파트 이름도 국적불명의 ‘텐즈힐’이랍니다. ‘십리’(tens)들이 모인 곳이란 뜻인지 ... 그나마 세 글자라 다행입니다.
예수님이 오시는데 헷갈리게 하지 마십시오. 예수님이 오실 길을 곧게 하십시오. 믿음의 도리, 바로 삽시다. 섬김의 도리, 올바로 보여줍시다. 사랑의 모습, 확실하게 보여줍시다.
우리가 예수님의 길을 곧게 한다면, 사람들은 마침내 우리에게 찾아와 물을 것입니다. 나를 보고 예수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성탄절을 앞 둔, 대림절 첫째 주일, 우리들이 예수님께 이르는 길입니다.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예수님께 나아갑니다. 사람들이 헷갈리지 않게 곧은 믿음의 삶을 삽시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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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4.29 월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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