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제주 노형 로타리에서 1100번 도로를 따라 5분 정도 올라가면 제주도 명소중의 하나인 일명 "도깨비도로" 라고하는 "신비의 도로" 를 만나게 됩니다. 이곳은 내리막 길에 차를 세우고 변속기를 중립에 놓으면 차가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오르막 길인 뒤로 올라가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는 곳입니다.

저희를 안내하신 분은 아무런 사전 설명도 없이 그 곳에 도착해서야 "신비의 도로" 에 대해서 소개 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여행객들은 이 기이한 현상을 실험해 보기 위해서 미리 준비한 준비물을 가지고 왔습니다. 물병의 물을 도로에 부으니 물이 아래로 흘러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위로 흘러 올라갑니다. 콜라와 맥주 깡통을 길 위에 놓으니까 굴러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굴러 올라갑니다. 축구공보다 조금 큰 고무공을 놓으니 역시 위로 굴러 올라갑니다.

이런 현상은 착시 현상으로 경사가 낮은 곳이 주위환경에 의해서 높게 보이고 내리막길이 오르막 길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런 착시현상은 섬에서 흔히 나타나고 육지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라고 하는데 금년 1월(2009년)에 충북 단양군 가공면 어의곡리에서도 발견 되었다고 합니다. "신비의 도로" 착시 현상은 사막의 "신기루" 와는 다른 것 같습니다. 신기루는 대기의 온도나 습도의 영향으로 밀도가 층층이 달라졌을 때 빛의 이상 굴절로 말미암아 엉뚱한 곳에 물의 형체가 나타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그러나 대기의 온도와 습도, 밀도가 달라지면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신기루의 현상이 나타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런데 "신비의 도로"의 현상은 그런 조건에 관계없이 그 장소, 그 구간에서는 항상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날 실험을 통해서 신기한 현상을 경험하면서 대단히 혼란스러웠습니다. 지구의 대기권 안에 있는 질량을 가진 모든 물질은 인력에 의해서 지구의 중심이 가까운 아래로 내려가게 되어 있습니다. 비록 착시현상이라고는 하지만 지금 내 눈으로 확인 되는 것은 물체가 오르막 길로 거슬려 올라 간다고하는 것입니다.

 착시현상이라는 분명한 설명과 증거가 있지만 현재 내 눈으로 보고 있는 현실을 부정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무엇을 검증하거나 확인하는 데는 직접 보는 것처럼 확실한 방법은 없습니다. 저는 지금 까지 살아오면서 내 눈으로 본 것을 의심해 본적이 거의 없습니다. 자기가 본 것은 누구나 다 믿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말 가운데 "확인한다"는 뜻의 말 가운데 "본다"는 단어가 붙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들어 본다" "만저 본다" 먹어 본다" "만나 보자" "물어 보자" "느껴 보자" "확인 해 보자"...

 그런데 "신비의 도로" 에서는 지금 보고 있는 것을 의심해야하고 부정해야합니다. 올라가는 것을 내려간다고 믿어야 합니다. 그리고 반대로 받아 드려야합니다. 내리막 길에서 가속기를 밟아야하고 감각으로 확인 되는 것을 이성으로 부정해야하는 갈등이 있었습니다. 사람은 길을 따라서 자기의 목적지를 향해 갑니다. 좁은 길도 있고 넓은 길도 있습니다. 오르막 길이 있는가 하면 내리막 길도 있습니다. 굽은 길이 있는가 하면 곧은 길도 있습니다. 벼랑 끝 길이 있는가 하면 탄탄대로도 있습니다. 교차로가 있는가하면 갈림길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한 평생 살아가는 인생 과정을 길을 따라 걸어가는 행인으로 비유합니다. 그런데 이 인생의 길은 일방통행(One way)입니다. 두 번 갈 수 없고 반복할 수도 없습니다. 한번 밖에 갈 수 없는 길이기 때문에 길 선택을 잘 해야합니다. 이제부터는 한가지 길이 더 있습니다. "도깨비 도로" 입니다. 분명히 오르막 길로, 즉 성공의 길로 보여지는데 사실은 내리박길, 즉 실패의 길이라는 것입니다. 틀림없이 실패의 길로 보였는데 오히려 그 길이 인생의 승리의 길이였습니다. 구약성경 잠언 14:12절에 "어떤 길은 사람의 보기에는 바르나 필경은 사망의 길이니라" 고 했습니다.

"도깨비 도로"의 착시현상은 주의 환경에 의해서 일어난다고 합니다. 생활의 환경, 즉 경제, 명예, 권력, 사회적인 지위나 인기 등의 환경이 바뀌면서 정신적, 심리적, 사상적 가치관의 변화로 인생의 착시현상을 일으킬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사실이나 진실을 바로 보지 못하게 되고 바른 판단을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인기 연예인들이 자살을 하고 신망 받던 선랑들이 부정과 부페에 연루되어 하루아침에 패가망신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언제나 "도깨비 도로" 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그 길을 걸어서 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 혼란스러운 유혹을 이기고 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 지혜와 안내자가 필요합니다.

성경 예레미야 21:8절에 "보라 내가 너희 앞에 생명의 길과 사망의 길을 두노니..." 바른 길을 선택하라는 경고입니다. 선택은 자신의 몫입니다. 선택은 자유입니다. 그러나 선택의 결과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시편 119:105절에 "주의 말씀은 내 발의 등이요 내 길의 빛이니이다."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인생의 길잡이 입니다. 이사야 55:8-9절에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가장 고상한 가치의 길이 하나님께 있습니다. 요한복음 14:6절에 "내가 곧 길이여 진리요 생명이니..." 라고 예수님께서 말씀 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가 걸어가야 할 오늘의 참 길입니다.

/ 워싱톤 시온 장로교회 원로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