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사실을 기록한 것입니다. 역사는 과거에 있었던 일이요 사건입니다. 과거라고 하는 시간은 기록에는 남아 있으나 이미 없어진 시간입니다. 그러나 이미 없어진 시간 안에 인간이 지내 온 흔적과 일들이 있습니다. 이것을 기록해 놓은 것이 역사입니다. 개인의 역사든 한 나라의 역사든 아니면 전 세계의 역사든 역사는 바꿀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에 역사의 사실을 잘 못 기록할 수도 있고，기록이 누락되거나 유실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후환이 두려워서 기록할 때에 아예 내용을 빼거나 보태거나 다르게 기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의 사실은 사실 그대로 숨겨져 있습니다. 이 숨겨져 있는 역사의 사실과 진실은 숨겨진 채 영원히 빛을 보지 못할 수 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기록한 역사책에는 역사의 사실이 그대로 기록되어 있으며 그 때의 정황과 형편도 그대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거기에는 빠진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역사에 대한 의미와 해석도 왜곡됨이 없이 사실 그대로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인간은 과거와 현재, 미래라고 하는 시간의 개념 위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인간의 발은 현재라고 하는 시간 위에 디디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미래를 향해서 가고 있습니다. 출발은 과거에 했으나 현채에서 미래를 향해서 가고 있습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역사는 고칠 수가 없습니다. 현재라는 시간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없습니다.

현재라고 하는 시간은 잴 수도 없고 붙잡을 수도 없습니다. "지금이 현재다"라고 하는 순간 그 현재는 이미 과거입니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과거는 이미 지내 갔습니다. 분명히 있기는 있는데 없는 것 같은 현재가 역사의 씨줄 과 날줄을 엮어 갑니다. 이것이 모여서 과거가 되고 역사가 됩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바꿀 수 없는 과거의 역사를 통해서 앞으로 닦아 올 미래를 바꾸어 나아갈 수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현재와 미래는 과거의 역사의 사건과 사실은 바꿀 수는 없으나 의미는 바꿀 수 있습니다. 바꿀 수 없는 과거가 미래를 바꿀 수가 있고 바뀔 수 있는 미래는 바꿀 수 없는 과거 의 역사의 의미와 해석을 바꿀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현재와 미래가 역사의 의미를 재해석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젊은 학생이 미국에 유학을 왔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접시를 닦으며 청소를 하면서 배를 골아가면서 어렵게 공부를 했습니다. 결국 박사학위를 받아 가지고 한국에 돌아가 교수가 되고 일류대학교의 총장이 되었다고 합시다. 이 분의 과거 유학 시절의 고생은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라 오히려 아름다운 역사로 많은 사람들에게 해석되고 기억될 것입니다. 그러나 고학 시절에 경제적으로 어려워 공부를 포기하고 그렇고 그런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면 고생은 똑 같이 했으나 유학시절의 고생의 의미는 다릅니다.


역사는 그 역사 사건 후에 해석되어집니다. 역사는 시간적으로 현실적으로 돌아 갈 수는 없고 만나고 경험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인간의 사고는 언제나 돌아갈 수 있고 경험할 수가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과 지혜 지식과 의미는 얼마든지 현재나 미래로 끌어 올 수가 있고 활용할 수가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역사를 기록하고 해석하고 의미를 되새겨 보는 지혜를 주셨습니다. 그서 역사는 미래의 길잡이가 되는 것입니다. 미래는 내 이상대로 설계할 수가 있고 현재는 그 설계를 이루어 가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과거의 열매를 따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현재와 미래가 역사를 빛나게도 하고 추하게도 할 수 있습니다.

신약 성경 요한복음 21장에 보면 부활하신 예수님이 갈릴리로 베드로를 찾아갑니다. 수일 전 예루살렘에서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은 베드로로서는 스스로 씻을 수 없는 수치와 실패였습니다. 이런 좌절 을 안고 갈릴리로 내려 왔습니다. 감히 예수님의 얼굴을 바로 처다 볼 수도 없는 부끄러운 처지입니 다. 처음 예수님을 만났던 이곳，예수님이 "나를 따라 오라"고 할 때에 모든 것을 버려두고 부푼 꿈과 자신감과 의욕과 열정을 가지고 출발했었습니다. 큰 기대를 가지고 예수님을 따라 나섰던 첫 출발은 무능과 좌절로서 3년 만에 끝나고 말았습니다. 예수님은 이런 베드로에게 찾아 오셔서 다시 시작하라고 권면 하셨습니다.

베드로는 다시 출발했습니다. 실패와 좌절로 텅 비어 있는 베드로의 가슴 속에는 그래도 지난 3년 동 안의 역사가 남아 있습니다. 예수님을 따라다니며 받은 교훈과 훈련，실패를 통해서 얻어진 경험과 지혜는、그의 소중한 자산이요 밑거름 이였습니다. 그는 먼저 참 예수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명이 무엇인지，예수님을 따르며 섬긴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더러운 물은 바다에서 정화가 됩니다. 아픈 과거의 실패가 우리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미래를 볼 수 있는 거울이 되어야 합니다. 과거의 실패했던 역사의 되풀이가 아니라 그 위에 서서 다시 도전하고 다시 시작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역사의 기록에 아름답게 기록된 나라나 민족，혹은 개인들 가운데 과거나 상황에 얽매이지 않고 다시 시작한 분들이 많습니다. 미디안 광야에서 40년간 처가살이를 하며 양이나 치던 모세，80세에 호렙산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서 하나님을 만나 다시 시작했습니다. 예수님을 그렇게 반대하던 바울，다메섹으로 가던 중에 예수님을 만나 다시 시작했습니다. 베드로는 다시 시작했습니다. 실패한 과거가 그의 스승이 되고 길잡이가 되었습니다. 변화된 그의 새로운 삶은 과거의 부끄러운 그의 실패의 역사를 오히려 아름답게 장식하는 장식품이 되었습니다. 미래가 과거를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합니다. 역사는 바꿀 수 없으나 그 의미와 해석은 바꿀 수 있습니다.

/워싱턴 시온장로교회 원로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