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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 부끄러운 교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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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김종희 목사 |
2008-09-26 18:35:43 조회: 40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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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픈 시련을 함께 나누지 못한 것이 부끄럽다
주안에서 사랑하는 김종희 목사님 노채환입니다.
김종희 목사님 안녕하세요? 하나님의 사랑하심과 주님의 평안이 김종희 목사님과 경신 학교의 모든 분들에게 가득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목사님 메일을 받아 보고 어떤 형식으로 글을 써야 할까, 이 부족한 자가 주님의 은혜를 드러낼 수 있을까 많이 망설여지더군요. 한참을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데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경신고 학생이 되어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그렇게 얘기했죠. 마음을 둘 고향이 있다는 사실은 정말 축복받은 일이라고. 그렇습니다. 경신은 항상 제게 언제나 돌아가고 싶은 고향 같은 곳입니다. 경신 중학교와 경신 고등학교 경신인으로 6년을 살았던 시간은 지금까지 살아온 짦은 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어디에 있는지 경신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지고 살고자 다짐하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고요. 지금도 경신의 교훈인 기독적 인격은 제 삶의 가치관이 되어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을 살고자 소망하며 기도하고 있답니다.
경신인이기에 누릴 수 있었던 축복
고등학교 생활을 돌이켜 보면 이 작은 공간에 다 담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추억들이 떠오릅니다. 아침에 강당 문을 열고 하나님과 조용히 마주하는 시간은 하루를 승리할 수 있게 해준 주님께서 허락하신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하루 20분의 기도와 말씀은 하루하루 제 삶을 지탱하는 힘이되었습니다. 조용한 강당에 무릎 끓고 그 분의 말씀의 귀를 기울일 수 있었던 것은 경신인이었이기에 누릴 수 있었던 하나의 커다란 축복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고 제일 기다려졌던 시간은 점심시간 합창부 연습시간과 방과 후 로드스(Lord's) 중창단 연습시간이었습니다. 귀한 합창부 친구들과 함께 하나님의 올릴 귀한 찬양을 연습하는 시간은 제 고등학교 생활에 있어서 제일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어찌나 합창부, 중창단 생활이 재미있었던지 활동을 하지 않는 고3 때도 점심시간이면 Lord's 친구들과 음악실에 내려가 후배들 노래하는 것을 보고 또 같이 따라했던 기억이 납니다.(후배들은 좀 싫어했을지도...^^) 지금까지도 어디에 있든지, 누구를 만나든지 항상 경신 합창부와 중창단 자랑을 빼놓지 않는답니다. 하도 그 가운데 아름다웠던 추억들이 많기 때문이겠죠. 1학년 때 첫 무대로 예술의 전당에 선다는 생각을 밤잠을 설치고 막상 무대 에서는 너무 떨려 내가 맞게 부르고 있는지도 모르게 무대가 끝나버렸던 기억, 첫 찬조 출연을 앞두고 로드스 친구들과 다같이 무릎 끓고 함께 잡은 두 손으로 간절히 기도했던 기억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주의 크신 은혜, 생명강을 부르면 하나 둘 사람들이 모여 들고 박수갈채를 받았던 기억들...경신고등학교를 다니지 않았다면 이런 소중한 추억들은 아마도 만들지 못했을 것입니다.
고등학교 때를 돌아보며 지금도 있을 수 없는 것을 귀한 친구들과 나누었던 소중한 시간들과 귀한 이야기들입니다. 지금은 서로 자주 만나기 힘들지만 그래도 한달에 두어 번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고 나면 고등학교 때 얘기들로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신나게 웃곤 합니다. 항상 같은 얘기를 하지만 졸업을 한지 4년이 지난 지금까지 만나서 이야기할 때는 늘 새롭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새겨지게 됩니다.
아름다운 기억 속에도 시련의 날이
이렇게 아름답고 소중한 기억들이 있는 한편 시련의 시간들도 있었습니다. 그것은 고2 때 부모님이 이혼하시는 사건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왜 이러한 일들이 나에게 일어나는가 이해할 수 없고 절망적이 생각들만 들었습니다. 그러나 아침마다 나를 지켜주는 기도 시간에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사건을 통하여 부족한 자를 성숙한 사람으로 키우시고자 하심을 알게 해 주셨고 주님께 드리는 찬양과 귀한 찬양 가운데 함께 기도해 주었던 귀한 친구들이 있어서 힘든 시간도 잘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주안에서 사랑하는 김종희 목사님...고등학교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환하게 밝아오는 것을 느낍니다. 무엇보다 부족한 자를 경신의 한 사람으로 부르시고 귀한 청년의 때를 주님과 함께 그리고 좋으신 여러 선생님과 친구들을 허락하셨음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목사님께서 저희 92회 졸업생들을 위하여 기도를 쉬지 않으셨던 것처럼 지금도 계속해서 후배들을 위해 기도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주님의 평안이 목사님과 그리고 모든 경신인들과 언제나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저는 현재 한국외대 국어국문학과 석사학위 중이고 지금은 군대 대체복무로 해외에 나가 봉사하기 위해서 외교통상부 산하 국제협력단 한국해외봉사단으로 국내훈련중에 있습니다. 11월 14일에 교육이 끝나고 12월 5일에 미얀마로 출국하여 2년간 그곳 미얀마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게 됩니다.
참 그리고...전에 다니던 교회는 UBF였었는데. 대학교 3학년 때 동안교회로 옮겨 섬기고 있습니다. 목사님 항상 건강하시고 하나님의 사랑하심이 언제나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P.S 보내주신 학교 가을 사진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다시 고등학생 때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 지더군요
이 글을 쓴 노채환군은 고등학교 1학년부터 3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기도회에 참석한 학생이었다. 혹시 내가 늦을 때에는 내 대신 강당문을 열도록 부탁을 할 정도록 성실한 학생이었다. 아침 기도회가 끝나고 강당 화분에 물을 주는 일이며 추운 겨울에는 보다 일찍 와서 강당 긴 의자에 이삼십개의 작은 방석을 까는 일을 도맡아 하던 학생이다. 반성할 뿐이다. 학창시절에 이원웅음악선생이 신앙과 열정으로 지도하는 합창반에 들어서 예배때마다 성가를 하던 학생으로 졸업후에도 계속 경신 OB합창단원이 되어 매해 크리스마스 때면 연주회때 만나는 청년이다.
나는 이 학생의 글을 읽고 목회자로서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지은 것을 깊이 반성했다. 고 2때 그에게 그렇게도 힘든 가정적인 시련이 있었는데도 교목인 나는 알지도 못하였고 내가 혹시 늦을때면 일찍와서 기도실 문열어놓고 방석깔아놓는 것만 기뜩하다고 생각하고 3년간 한번도 그의 사정을 무러보지 않았고 그 고통을 함께 나누지 못한 것을 지금 슬퍼할 뿐이다.
아무쪼록 미얀마의 경험으로 그의 앞으로의 삶이 주 안에서 풍성해 지기를 하나님께 빈다.
경신중.고등학교 교목실장 김종희 목사 |
2008-09-26 18:3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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