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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빚
2024년 06월 06일 (목) 11:34:14 류철배 목사 www.cry.or.kr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롬 13:8)’
 사랑의 빚을 졌습니다.
 가까이에서, 멀리서, 개인으로, 단체로... 많은 분이 오시어 위로해 주었습니다.
 부모님 상(喪)을 당하는 일이야 언젠가 누구에게나 있는 일입니다.
 부고(訃告)를 알리면서도 망설여집니다.
 알리지 않을 수 없고,  알리자니 상대방에게 부담드리는 것 같아 몇 번 고민 끝에 전하였습니다.
 부음 소식은 어느 날 느닷없이 전해오는 것이기에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선약이 있을 수 있고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참석지 못할 수 있습니다.
 부고 문자를 받으면 1)꼭 방문하여 위로해야 할 가정  2)부의금으로 인사를 전해도 될 가정  3)그냥 지나가도 될 가정으로 구분합니다.
 우리나라는 정(情) 문화를 지니고 있어서 ‘오는 정 가는 정’으로 버무려져 단일 민족의 특성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품앗이’ 제도가 있어 농삿일을 할 때 이웃집을 오가며 일손을 도왔습니다.
 우리나라 정(情)이라는 단어를 외국에서는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사랑’이라 하자니 그런 단계는 아닌 것 같고, ‘교제’라고 하기엔 거리가 먼 것 같고, 아무튼 우리나라 사람 ‘정(情)’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민족혼 속에 배어 있습니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정착하여 살면서 가장 신비스럽게 느끼는 관계가 ‘정(情)’이라고 한답니다.
 ‘가는 정이 있어야 오는 정이 있습니다’
 1년 반 전, 장모님 부음(訃音)을 전할 때는 폭설이 쌓이고 쌓여 연락해 주시는 분들에게 ‘절대로 오시지 말라’고 사정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발 속에 미끄럼을 타면서 오가신 분들이 있어 얼마나 송구했는지 모릅니다.
 이번 장인어른 돌아가셨을 때는 반대로 날씨가 청명하여 오시는 분들이 ‘덕분에 멋진 풍광 즐기며 왔다’라고 오히려 가족을 위로해 주셨습니다.
 문자로, 전화로, 직접 방문하는 등 여러 모양으로 위로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유족을 대표하여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장인어른은 유교 사상에 심취하여 조상 섬김을 인생 최고의 가치로 여기시는 분이었습니다.
 본인 일생에 가장 잘한 일은 남양홍씨 족보를 제작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고 자랑하셨습니다.
 반대로 표현하자면 ‘기독교의 복음’에 대해서는 굳이 받아들이고 싶은 마음이 없으셨습니다.
 사람이 건강할 때, 힘이 있을 때는 신앙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습니다.
 평소에 들으시든 외면하시든 만나면 ‘예수님을 믿으셔야 천국 갑니다’전해 드렸는데, 드디어 때가 임박하여 자리에 누워 계시니 마음의 문을 여시고 복음을 받아들이셨습니다.
 위독하시다는 말씀을 듣고 내려갈 때 혹시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하얀 목사 가운과 휴대용 성찬기를 준비하여 갔습니다.
 아버님은 가쁜 숨을 내쉬면서도 손을 들어 자녀들 방문을 맞이해 주셨습니다.
 ‘제가 아버님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아버님께 드릴 마지막 선물이 있습니다.
 세례받는 일입니다.
 세례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의식입니다.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셨지요?’ 고개를 끄덕이면 입 모양으로 ‘아멘’ 하십니다.
 
 아버님 머리에 손을 얹고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는 홍00에게 내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노라 아멘- 아버님은 다 들으시고 ‘아멘’ 하십니다.
 이마에 손을 얹고 축복기도를 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주일 지난 월요일 천국에 가셨습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보배로운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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