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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교회를 떠나지 않은 청년들
2024년 06월 06일 (목) 10:58:51 이창기 기자 www.cry.or.kr

[기획연재] ‘요즘 애들’의 신앙_2030 기독청년활동가 인물탐구 1-2편

박소영 총무는 기독교 신앙이 "개인의 구원에만 맞춰지기 보다 이웃과 사회를 바라보며 함께 사는 하나님 나라를 구현할 때 의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공=박소영 총무)

박소영 총무는 기독교 신앙이 "개인의 구원에만 맞춰지기 보다 이웃과 사회를 바라보며 함께 사는 하나님 나라를 구현할 때 의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공=박소영 총무)

‘요즘 애들’이라는 표현은 기성세대가 청년들이 못마땅하거나 비하할 때 쓰이곤 한다. 교회에서 혹자는 “요즘 애들은 교회를 안 다닌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기독교 신앙은 이제 더 이상 2030 청년들 소위 ‘요즘 애들’에게 답이 되지 못하는 것일까? 평화나무는 기독청년 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2030 청년활동가 김진수 총무(EYCK 한국기독청년협의회), 류제민 대표(숭실대 선한영향력, KSCF 학생이사), 박소영 총무(한국기독교장로회 청년회전국연합회)를 만나 기독교 신앙이 이들에게 어떠한 의미인지를 물었다.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거나 기독교 신앙 그 자체에 관심을 두지 않는 이 시대에 이들은 왜 기독교 신앙을 져버리지 않았는지, 이들에게 기독교 신앙은 어떠한 의미인지 들었다.

Q. 한국의 많은 청년들이 교회를 떠남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아가 기독교 신앙이 2030 청년들에게 유익한 점이 있다면 무엇이/어떻게/왜 유익하다고 생각하는가?

김진수: 개인적으로 “내가 누구지? 나는 무엇을 하고 살아야 되지?”라는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데 교회가, 기독교 신앙이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교회의 현실을 보았을 때 정체성에 큰 혼돈이 왔었는데, 그때 또한 교회 안에서, 신앙 안에서 정체성을 다시 찾을 기회들이 여러 번 있었다. “여전히 기독교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청년들에게 기독교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는 언어를 제공한다”고 답하겠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살아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는데, 그 문제들을 해석할 수 있는 언어를 준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서 자본주의를 넘어설 수 있는가? 사적 소유가 지금은 거의 신화처럼 받아들여지고, 부동산 불패 신화가, 말 그대로 '신화'인데 한국 사회 자본주의가 낳은 여러 가지 신화들을 이겨낼 수 있는 언어를 종교가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라는 표현을 교회에서 되게 많이 쓰는데, 이 표현은 우리가 이 세상에 살면서 경험하는 것 너머에 있는 세상을 뜻한다고 생각한다. 죽어서 가는 천국보다는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현실에서 경험하게 되는 것, 이것을 넘어설 수 있다. 우리는 예수께서 보여주신 사랑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라는 상상력을 준다. 그런 의미에서 여전히 종교는 유의미하다. 특히 청년들은 많은이 고민할 수밖에 없고, 때로는 고민하기를 포기하게 되는 지경까지 이르는데, 그런 현실에서 더 나은 세상, 더 나은 삶을 상상할 수 있게 하는 언어를 제공하는 게 종교다.

박소영: 나도 며칠 전까지 “내가 왜 여전히 이곳에 있지?”라는 의문이 있었다. 종교가 더 이상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해서 “예배가 무슨 의미가 있지?”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최근에 어떠한 사건 관련해서 연대를 하려고 (어느 예배에) 갔었는데, 그때 어떤 유가족분들이 "여러 종교 단체에서 함께 예배를 드려주는 게 힘이 됐다"라고 말씀을 해 주셨다. 그래서 그 말을 듣고 "아직 종교가 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있구나. 그러면 내가 아직은 역할이 있고 할 일이 있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류제민: 나에게는 확실한 복음으로 기독교 신앙이 와닿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이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갈 때 정말 우리에게 요구되는 게 많은 것 같다. 특별히 그리스도인들을 포함한 모두가 남들에게 인정받거나 살아가는 데 있어 학벌, 외모, 직장 등 정말 중요한 여러 가치와 기준들에 얽매여 산다고 생각한다. 근데 기독교 복음에 의하면 사실 그런 것들은 전혀 중요한 가치가 아니라, 오히려 예수님께서는 그 어떠한 가치로도 우리가 평가되지 않고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모두가 사랑받는다고 알려주셨기 때문에 사회가 요구하는 규범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2019년 WCC에서 주최한 "정의와 평화의 순례"를 통해 김진수 총무는 신앙의 다양성 경험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배경에서 기독교 신앙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다른 우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제공=김진수 총무)

2019년 WCC에서 주최한 "정의와 평화의 순례"를 통해 김진수 총무는 신앙의 다양성 경험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배경에서 기독교 신앙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다른 우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제공=김진수 총무)

Q. 청년으로서 기성 교회에 요청하는 바가 있다면 무엇인가?

김진수: 낯선 것들에 대한 두려움을 걷어내면 좋겠다. 옆 교단, 옆 교회 그리스도인들을 만나도 굉장히 다른 문화, 다른 신학, 다른 생각을 갖고 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너무 빨리 그것들을 틀린 것 또는 잘못된 것으로 속단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물론 공동체 한 공동체를 유지하고 이끌어가는 데 있어서 구성원들의 합의된 의견, 신학, 언어가 있으면 너무 좋다. 근데 기성 교회라는 단체는 다름에 대해 공격성이 너무 강하지 않나 싶다. 기성 교회에 바라는 것은 낯섦과 대화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용기다. 그 낯섦이 틀림이 아니고 또 다른 전통 안에 있는 ‘다른 우리’일 수도 있다.

박소영: “청년이 교회를 많이 떠난다”고 하지만 그 이유가 청년들이 예수를 믿지 않아서가 아니라 예수를 믿는 사람들에 대한 실망과 그러한 신뢰가 떨어져서라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고, 청년들 세대를 좀 인정해 주고 존중해 주는 교회가 되면 어떨지 생각해 본다.

류제민: 권위주의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여전히 대형 교회에서는 돈으로 (사람을) 평가한다. 돈을 많이 내야 장로가 될 수도 있다. 교회 안에 그런 게 있다는 게 말이 안 된다. 교회 내에 존재하는 세상의 가치와 규범을 완전히 떨쳐내야 하지 않을까. 교회가 주일이나, 수요일, 금요일에 와서 예배만 드리고 가버리는 곳이 됐다. 단순히 예배만 드리러 오는 게 아니라 정말 깊은 관계를 맺으러 오는 곳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Q. 청년 관련 활동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기억은 무엇인가?

김진수: 다름이 피부로 와닿았던 순간이 있었다. 2019년 세계교회협의회(WCC)에서 “정의와 평화의 순례”라는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우리나라 청년들까지 포함해서 전 세계 약 15개국에서 90여 정도 되는 청년들이 한국전쟁이나 5.18과 같은 한반도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 전쟁, 갈등 상황 들을 직면하고, 광주, 노근리, 파주 등 갈등과 학살 현장에 방문해 함께 고민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때 아예 다른 나라 사람들을 만나니까 문화적 차이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신앙의 형태가 되게 참 다양하다고 생각했고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 시간을 통해 다양성이라는 게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체험했다.

박소영: 최근에 한국기독교장로회 청년회전국연합회에서 제주 평화기행을 갔다.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다양한 신앙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얘기를 나눴다. 왜냐하면 제주에 함께 간 청년들 중에는 민중교회 출신도 있었고, 아예 반대로 기성세대의 교회 출신 청년이 있었는데 두 교회가 지향하는 신앙의 모습이 많이 달라서 서로의 모습을 보고 다양한 신앙의 모습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평화기행을 통해 목표했던 바가 어느 정도 이뤄진 것 같아서 만족감이 있었다.

류제민: 인상 깊었던 거라고 하면 보통은 특별한 이벤트를 생각하기 마련인데, 그런 것보다는 평범한 일상이 생각한다. 함께 모여서 각자 어떻게 사는지 나누고, 함께 책을 읽고 공부하며 얻는 배움들. 사람들과 매일매일 만나는 순간들에서 나누는 대화나 그 속에서 우리가 새로운 관계를 맺어 갈 때. 무엇보다 함께 변화되어 가고 함께 꿈꿀 때가 제일 인상 깊은 것 같다.

류제민 대표는 앎과 삶이 일치하는 신앙을 추구한다. 이러한 신앙의 태도는 그가 여러 고난과 투쟁의 현장에 참여하면서 느낀 이상과 현실의 괴리로부터 비롯됐다. (제공=류제민 대표)

류제민 대표는 앎과 삶이 일치하는 신앙을 추구한다. 이러한 신앙의 태도는 그가 여러 고난과 투쟁의 현장에 참여하면서 느낀 이상과 현실의 괴리로부터 비롯됐다. (제공=류제민 대표)

Q. 현재 하고 있는 청년 관련된 활동을 통해서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무엇인가?

김진수: 시대가 변해가는 만큼 EYCK도 지금 이 시대가 요청하는 ‘하나님의 선교’, 하나님이 지금 이 세상에서 하고 있는 일을 찾아내고 그것에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역동성이 있는 단체가 되면 좋겠다. 특히 청년의 목소리를 원하는 데가 많다. 특히 종로5가로 대표되는 에큐메니컬 진영에서는 늘 청년의 자리를 마련해 두는데 그런 곳에서 청년의 목소리와 또 현장의 목소리를 에큐메니칼 영역 전체에 공유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단체가 되면 좋겠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박소영: 개인의 구원에 맞춰진 신앙을 벗어나서 이웃을 바라보고 사회를 바라보며 다 같이 살 수 있는, 다 같이 함께 잘 사는,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고 예수님의 삶을 재현하는 청년들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소망한다.

류제민: 우리의 삶이 변하고, 많은 사람을 그러한 자리로 초대하는 것이다. 나는 기독 운동을 많이 했었다. 근데 운동 현장 속에서 여러 한계점을 경험했다. 우리가 밖에서는 “바뀌어야 된다. 고쳐야 된다”고 외치지만 일상에서는 은연중에 기존의 삶을 긍정하는 생활을 하고 있지 않나? 괴리가 있다면 그 운동에 힘이 없을 거고, 그 삶과 이상이 일치되지 않는 것이다. 기독교인은 기독교 신앙과 삶이 일치된 삶을 살아가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괴리를 줄이면서 내 삶, 나의 고백과 신념이 일치됐으면 한다. 활동과 액션(action)도 물론 중요하지만 정말 내 삶은 어떤가 돌아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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