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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 자리에서 피어납시다
2024년 01월 25일 (목) 10:35:06 양의섭 목사 www.cry.or.kr

오래전에 사비를 들여서
‘아름다움에 대한 그리움’이란 책을 출판했습니다.
그동안 쓴 글들을 모아서 진흥 출판사를 통해
처음으로 책을 냈습니다.
만족하리만치 잘 나온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출판비만큼은 나온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고 표재명 장로님께서
출판 기념식을 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얼마나 쑥스러운지...
그 뒤 젊은 집사님 몇 가정이 힘을 모아서
이번엔 설교집 ‘비하인드 스토리’를 출판해 주었습니다.
역시 출판 기념식을 해야 한다고 해서 ...
 
나는 낯가림을 잘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떠벌리고, 자기 자랑하는 것을 잘 못합니다.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을 정말 어려워합니다.
강단에서 설교한다고 말 잘하는 줄 알지만
설교하는 것과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하는 건 다릅니다.
그래서 나는 사람 만나는 것도 많이 힘들어합니다.
물론 격의 없이 만나자고, 찾아와 주고 하는 이들은
너무너무 좋아하는 편입니다.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느냐 하면...
떠벌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뭔가 깨닫고, 얻고, 성취하고, 받았으면
내 삶의 자리에서 그런 것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면 되지
‘나 이런 사람이다’하고 떠벌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토록 어렵게 박사 학위를 미국 가서 받아오고도
한 달 만에 학위 가운을 벗어버렸습니다.
목사 가운이면 됐지 무슨 놈의 박사 가운을...
그러는 것이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떠벌리는 것 같아서...
내 삶의 현장, 내 영성 세계 안에 그런 것들이 자양분이 되어
내 의식과 생각, 설교와 하나님 이해, 사람 이해에 도움이 되면
그걸로 족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냥 길 귀퉁이에서 말없이 미소 지으며 진한 빛깔로 피어난 노랑꽃,
그걸로 족하지, 스포트라이트 받는 거, 힘들어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씨앗입니다.
그냥 꽃으로 피어납시다, 그곳이 어디든 내 삶의 자리에서!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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