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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아픔
2023년 11월 14일 (화) 11:43:37 류철배 목사 www.cry.or.kr
 ‘할아버지 또 바다에 가고 싶어요’ 저녁 식사를 마쳤을 때는 이미 땅거미가 밀려와 사방이 어둑어둑해진 시간입니다.
 아이(5세, 3세)는 낮에 놀았던 바다놀이(물놀이, 모래성 쌓기)가 재미있었나 봅니다.
 ‘그래 지금 아니면 언제 또 오겠니?’(맘먹으면 언제든 올 수 있는 거리이긴 하지만) 아이들 손을 잡고 바다로 향했습니다.
 낮에 보는 바다와 밤에 보는 바다는 감정이 다릅니다.
 낮에는 청춘 남녀, 부모 자녀, 의중이 때중이들이 몰려들어 활기차고 기운 넘치는 모습입니다.
작은 보트는 손님을 태우고 좌충우돌 물살 일으키며 ‘꺅~~~, 와~~~, 으악~~~’소리를 즐기며 내달리고 있습니다.
 낮 바다는 꿈틀꿈틀 살아 있습니다. 
 하지만 밤바다는 정반대입니다. 
 어쩌다 한두 명 검은 바다를 바라보며 멍~ 때리는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파도는 연신 손짓하며 놀러 오라 부르지만, 낮에 놀았던 그들은 들은 척하지 않습니다.
 불빛 하나 없는 밤바다를 보고 있으면 무섭습니다. 찰싹거리는 작은 파도 소리마저 심장을 오그라들게 합니다. 
 아이들은 바다에 왔지만, 낮에 놀던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는 것을 느꼈는지 보채지 않습니다.
 그때 저 멀리서 폭죽 놀이하는 소리와 불빛이 시선을 잡아당깁니다.
 ‘할아버지, 나도 저거 하고 싶어요’.
 인생을 살아가면서 ‘봉’ 한 명 있는 것도 행복하겠다 싶습니다.
 편의점으로 가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두 아이가 양손에 한 개씩 4개를 들고 계산을 기다립니다.
 할아버지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이 담긴 봉지를 들고 와서 계산을 마쳤습니다.
 난생처음 폭죽놀이를 하는 터라 방법을 몰라 흐릿한 가로등 아래서 대충 읽고 모래밭에 세워 놓고 라이터 불을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후 ‘펑’, 몇 초 후에 또 ‘펑’, 연달아 불꼬리를 일으키며 하늘에 수를 놓습니다.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와, 와, 와’ 소리 지르며 좋아합니다.
 한 개, 두 개, 세 개째 불을 붙이는데 오발탄이 생겼습니다.
 나도 무서워 수십 초 후에 조심스럽게 가서 다시 불을 붙이는데 갑자기 ‘펑’ 하더니 엄지손가락에 화상을 입혔습니다.
 몹시 뜨거웠지만 참고 나머지 폭죽을 다 쏘아 올렸습니다.
 아이들은 할아버지의 용기에 신이 났습니다.
‘할아버지 최고’ 엄지척을 합니다.
 ‘그래, 너희들이 기쁘고 즐겁다면 까짓것 손가락 조금 화상 입은 게 대수겠냐......’
 숙소로 돌아왔는데 손가락이 쓰려오기 시작합니다.
 화상 입었을 때 응급조치는 흐르는 수돗물에 부위를 대고 열을 빼내는 것입니다.
 엄마가 아이 둘 목욕시키는 내내 나는 손가락 냉찜질을 했습니다.
 이것으로는 안 되겠다 싶어 조각 얼음을 구해와 손가락을 넣다 뺐다 반복하며 열기를 빼려 하지만 통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습니다.
 손가락을 아예 얼음 물컵 속에 집어넣고 재잘거리며 잠을 청하는 아이들 재롱을 보고 있습니다. 
 다음 날 아침, 화상 입은 자리가 도톰하게 물집이 생겼습니다.
 시간이 약이겠지...
자기들 기쁘게 해주려고 화상 입고 참고 지냈던 할아버지 사랑을 애들은 언제쯤 이해할까?
 하나님께서 우리 죄를 용서해 주시려고 그 아들이 십자가에서 죽은 사건을 죄인들이 언제쯤 알까?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내용을 성경에 자세히 기록하여 언젠가 읽고 깨닫기를 바라시듯, 손주들이 나중에 나중에 이 글을 읽으며 할아버지 사랑을 기억하라고 몇 자 적어 놓습니다. 
 
/보배로운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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