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동족상잔의 참혹한 비극인 6·25가 발발한지 62년. 아직도 종북 좌파들이 판치며 말도 안되는 꼼수로 선량한 국민들을 미혹하고 있다. 이런 때 62년 전 흥남철수작전이 새삼 뇌리에 떠오르는 것은 어쩐 일일까. 흥남철수작전은 세계 전쟁 사상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된 해상철수작전이다. 중국의 예기치 못한 참전으로 국군과 유엔군은 7천 여명의 사상자를 내고 철수작전을 감행하였다. 이 때는 영하 30도가 넘는 엄동설한이었고, 철수작전은 미 해병 1사단, 국군, 수도사단, 미 7사단, 3사단 순으로 진행되었다.

미 10군단장 알몬드 장군은 피난민 3천 명만 데리고 갈 수 있다고 했으나 김백일 장군을 비롯한 참모들이 피난민들을 어떤 방법으로든지 더 데리고 가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해 군용 선박과 민간 목선을 최대한으로 활용, 10군단 전체 병력 10만5천 명과 북한 피난민 9만8천여 명이 철수했다.

1950년 12월 24일 오후 2시 45분 마지막 수송선이 부두를 떠날 때 남은 피난민들은 울부짖으며 가는 배를 향해 몸부림쳤고, 일부는 바다에 몸을 던지기도 했고, 배에 탄 사람과 거의 같은 수의 피난민이 선박 부족으로 그대로 뒤에 남겨져야 했다. 이들은 흥남항이 폭파될 때 목숨을 잃거나 대부분 중공군에게 잡혀 모두 학살당했다. 당시 흥남에서 1만4천 명을 태우고 거제도까지 항해한 메러디스 빅토리아호는 전 세계인의 가슴을 울리며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이뤄냈다. 희생자는 한 명도 없었고 오히려 그배에서 다섯 명의 아기가 태어났다.

“보통 인원이 얼마나 타냐면 2~3백 명 밖에 못타요. 그런데 흥남철수 할 때 말이죠 거기에 만 명 가까이 탔습니다. 발디딜 틈도, 움직일 수도 없었다고…”(최영섭, 당시 해군소위 1928년생)

“철수하려니 LST같으면 앞의 문이 열리는 거 아닙니까. 이게 서서히 철문이 닫히는데 철문에 끼는 사람들… 거참 눈뜨고 볼 수가 없는 그런 참혹한 상황이었죠.”(한영섭, 당시 종군기자 1928년생)

당시 북한 주민들이 왜 이토록 유엔군을 따라 남으로 피난을 가고자 했는지는 많은 설명이 필요치 않다. 사정없이 퍼붓는 폭설 속에서 아기를 등에 짊어지고, 머리에 이고, 어린아이까지 잡아끌어야 했던 피난길은 굶주림과 추위의 생지옥이었다. 이런 일을 피부로 겪은 세대들은 몸서리쳤던 그때의 참상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조양교회 장로, 한국장로신문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