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유럽을 여행하면서 프랑스를 돌아본 일이 있었다. 거기서 우연히 개혁교회에 속한 목사님을 만나 잠시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그는 한국 교회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한국 교회의 전도 열정과 대형화에 놀라움을 표하는 동시에 우려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대형화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이고, 과연 ‘성숙’ 이 뒷받침해 주느냐는 걱정이었다. 그는 자신이 속해 있는 개혁교회가 비록 교세는 약하나 프랑스를 지탱해 주는 양심의 산실이라고 말하고 있다.

목회자의 생활비는 최저 생계비를 겨우 웃돌 정도여서 삶은 청빈할 수 밖에 없고，목사의 안수는 철저한 소명과 검증을 거친다고 했다. 그리고 16세기 위그노의 후예임을 자처하고 있었다. 위그노(Huguenot)는 프랑스의 프로테스탄트의 별명이다. 영국에선 퓨리탄이라 불렸듯 프랑스에선 위그노로 불려왔다. 그들은 16세기 프랑스에서 종교개혁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극심한 박해에 시달리면서 신앙을 지킨 개혁주의자들이다.

로마 가톨릭의 박해로 인해 1523년엔 최초의 순교자가 화형에 처해지기도 했다. 특히 앙리 2세 치하에선 프랑스의 온 감옥은 위그노로 가득 찰 정도였다. 깔뱅의 개혁사상j에 영향을 받은 이들은 대량 학살을 당하면서도 낭트칙령을 통해 신교의 자유를 얻어낼 수 있었다.
그 후 카톨릭의 박해로 인해 칙령이 철회되고 영국이나 네델란드로 흩어지기도 했으나 결코 신앙의 정절을 잃지 않았다. 프랑스 개혁교회는 비록 큰 교단은 아니나 위그노 정신을 승계한 교회이다.

그래서 위그노의 후예라는 점에 긍지를 갖고，하나님 중심으로 청렴，정직을 생활로 실천하고 있다. 한국 교회는 청교도 정신에 충실한 미국 선교사들의 영향으로 복음이 전해져 큰 축복을 받았다. 이제 우리 교회는 청교도적 신앙을 회 복하여 하나님이 주신 복을 지켜야 한다. 교회당을 치장하고 수련회란 명목으로 나들이를 즐기고 헌금을 허비하는 일보다 더 귀한 일을 찾아 행해야 한다. 미국 교회가 청교도 정신을，프랑스 교회가 위그노 정신을 강조할 때 지금 우리는 무엇을 내세워야 할 것인가?

/홍익교회 장로, 평신도신문 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