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감사의 달이다. 대부분의 교회가 11월 셋째 주에 추수감사주일을 지키고 있다. 조선일보 논설위원이었던 이규태 씨는,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병은 ‘감사 결핍증’이라고 지적했다. 어느 가게나 물건을 사가지고 돌아설 때 감사하다는 말 대신에 ‘또 오십시오.’라는 이기적인 인사를 하고,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사주면 ‘고맙습니다.’라는 말 대신에 ‘신난다.’라는 말이 앞서고, 택시 정류장에서 바빠서 야단하는 젊은이에게 양보하면 고맙다는 말을 듣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에 비해서 서양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가장 많이 쓰는 용어 50개중에 조사해 보니까, 28%가 ‘감사하다’는 말이라고 한다. 옷 한 가지, 신문 한 장을 살 때도 ‘감사하다.’ ‘탱큐 유’라고 한다고 했다. 유럽인들이나 미국인들이 이렇게 된 것은 기독교가 생활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인들이 ‘감사결핍증’에 걸린 것은 바로 우리 한국 기독교인들의 책임이 크다는 것을 알고 우리 한국 기독교인들부터 감사하다는 말이 생활화하여야 한다.

지금 한국인들은 날마다 감사해도 부족할 만큼 풍족하게 살고 있다. 해방 이후의 역사는 격랑의 세월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해방의 기쁨도 잠깐 남북이 양단되고 이어서 터진 6․25 사변으로 온 국토가 잿더미가 되어 세계 각국이 보내주는 구호품으로 연명하는 나라,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분단되어 군사비가 엄청나게 드는 나라, 수많은 정변(政變)들과 민주화 투쟁들, IMF 경제파동 속에서도 하나님은 GDP, PPP 실질구매력 순위가 세계 10위가 되게 하셨다.

완전 황폐된 상태에서 60년 만에 경제대국으로 우뚝 서게 하신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선교 역사 400년의 서구 제국에 비해 불과 30년의 선교역사를 가진 대한민국이 1만 6000명의 선교사를 해외에 파송하고 이를 재정적으로 부담하고 있음으로 미국 다음으로 두 번째 선교강국이 되고 있다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는 설명할 수 없는 경이로운 일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인들은 과거보다 감사의 말을 급격히 줄어들고 불만의 소리는 더 고조되고 있다. 어디를 가나 불만의 오염도가 삶의 질을 병들게 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에서 25억의 인구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데 그 중에 15억의 인구가 굶주리고 있고 10억은 영양실조에 걸리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아니, 북한은 10여년 이상 흉년이 계속되므로 많은 백성들이 굶주림으로 시달리고 있는데 비해서 남한은 계속 풍년이 들므로 보관이 걱정이 될 정도가 되고 있다. 결혼식 피로연 때 보면 고기가 그냥 남아돌고 음식을 먹다가 맛이 있니 없니 하면서 불만을 토하기 일 수이다. 한국 백성들은 좋은 주택, 좋은 전자제품, 좋은 승용차를 소유하고 있음에도 더 크고 화려한 것에 대한 욕구 때문에 불만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다.

감사하지 않는 백성들은 그 감사를 빼앗기는 날이 온다는 것이 성경과 역사의 교훈인 것이다. 아니 된다. 이대로 가면 어느 날인가, ‘감사 결핍증’은 ‘감사 경화증’으로 발전할지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인간이 아니라 야수가 됨으로 온 사회는 범죄의 도시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 한국 기독교인들부터 감사가 생활화 하도록 운동을 벌이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범사에 감사하라’고 하셨고, 더 나가서는 ‘역경 중에 감사하라’고 명하셨다.

사실, 추수감사주일의 유래는 역경 중에서 감사한 데서 이루어진 것이다. 1620년 12월 21일 영국의 102명의 청교도들을 태운 180t의 선박 메이플라워호가 65일 간의 항해 끝에 마침내 신대륙(아메리카) 프리머스 항에 도착했다. 그 동안 풍토병 식량부족 악천후 등으로 44명이 사망했다. 그런 참담한 역경 가운데서도 그들은 믿음으로 하나 되어 모든 위협적인 요소들을 극복하며 1621년 가을 첫 수확하고 하나님께 감사 예배를 드렸다. 이것이 오늘날 기독교가 지키는 추수감사절의 시작이 되었다.

성경에는 사자 굴에 던져지기 전의 다니엘이나 감옥에서 찬양한 바울 사도 등, 역경 중에 감사한 위대한 신앙인들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한 마디로 기독교인들은 어떠한 역경 가운데서도 감사해야 그 성숙도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한국교인들은 이처럼 온통 감사할 것투성인 순경(順境)의 날에도 감사는커녕 불만의 소리만 높이고 있는가? 기복주의(祈福主義) 탓이다.

물론, 성경은 많은 곳에서 순종하는 자가 받는 복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강조점이 순종이지, 부수적으로 받을 복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복을 받기 위해 순종해야 한다는 식으로 강조한 것이 문제인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교회가 그 동안 기복신앙에 빠지고 축복이라는 이름 아래 사실상 맘몬 우상숭배를 조장해온 것을 회개해야 한다. 김세윤 교수는 그의 저서 「복음이란 무엇인가?」에서 강조하기를 “예수 그리스도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삶의 근본적인 필요들에 대한 실존적 불안에서 재물을 많이 쌓아 그것으로부터 안녕과 행복을 얻으려는 태도, 곧 맘몬(재물)에 대한 우상숭배를 심각하게 경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므로 오늘 한국교회 풍속도는 현세의 복을 많이 받은 자가 성공적인 그리스도인으로, 그렇지 못한 자는 실패한 그리스도인으로 그리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받은바 복을 자족하지 못하고 끝없이 더 많은 것을 움켜쥐려는 크리스천들을 양산하고 있는 한국교회가 된 것이다. 아니 된다. 이번 추수감사주일을 기해서 모든 교회가 감사가 생활화되는 운동을 전개함으로 온 사회까지 감사의 향기가 넘쳐나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