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를 참 잘 못했다는 느낌,
소신과 철학은 어디 갔나 하는 느낌,
이리 끌리고 저리 끌리고 ...
이 눈치 저 눈치 ...

요즘 이런 심정에 깊이 빠져 들었다.
세상 말로 슬럼프에 빠진 듯,
여길 봐도 답답하고 저길 봐도 답답...
‘양 목사, 너 참 못났다’는 생각이 하나 가득.

아무리 외쳐보아도
아무리 힘주어 소리 쳐 보아도
그 때뿐,
늘 외롭게 혼자 절규한다는 느낌.

좀 바보 같더라도 같은 소리를 내주고
좀 모자라는 듯해도 같이 ....
텅 빈 자리,
그리곤 ....

그렇게 목회를 참 못했다는 자책감.
사실 누가 뭐라 하지 않는데도
제 스스로 찾아드는 느낌.
도둑이 제 발 저려서 그런가 ...

그럼에도 여전한 것,
열정을 품고 함께 고생할 일군이 과연 있는가
고생이 고생이 아니라 함께 하지 않음이
고생이요 고통임을 아는가 모르는가 ...

스스로 돌아보며 참 많이 자책.
더욱 기죽는 이야기,
옆 동네 목사님은 설교시간에 한 마디 하면
당장에 달려올 이가 20가정도 넘는단다.

한 마디 한 마디에
모든 교우들이 귀담아 듣고
존중한단다.
자기들 생각과 달라도 ...

별 생각을 다 하고, 별 이상한 소리를 들으며
별나게 부러워하며 별나게 자책하고
참 별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잘못했다 잘못했다 하면서...

그런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린다.
기독공보 어느 부장이 취임을 하고 첫 인터뷰로
나를 찾아오겠단다.
대면하고 물으니, 그냥 내가 생각나더란다.

왜 그 말에 마음이 찡해질까 ...?
이 땅에 수많은 목사들이 있는데
교단 신문사 기자가 어쩌자고 첫 인터뷰에
나를 생각했을까...?

그 순간,
늘 나를 어루만지던 그 분의 손길이
내 마음에 잡혀진다.
주님의 위로라고 말이다.

너무 잘못했다고 자책하지 마라,
그 수많은 목사들 중에
그래도 너를 기억하고 찾아올 이가 있을 정도이니
너무 깊이 무너지지 마라.

아전인수격의 위로,
너무 아파하고 힘들어 하니
주님께서 내게 위로하시고 격려하신다는 느낌.
아전인수라도 좋다.

내게 위로가 되고 내게 격려가 되니 ...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