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메리여왕 때의 일이다. 어느 구름낀 날 오후 왕실 별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을 여왕이 혼자 산책을 하고 있었다. 얼얼마쯤 걷다 보니 비가 내렸다. 여왕은 가까운 오두막집에 들려 우산을 좀 빌려 달라고 했다. 여주인은 이 낯선 여인에게 낡은 우산을 주었다. 그런 다음 날 한 남자가 나타나 “여왕 폐하께서 어제 우산을 빌려 주어 고맙다는 말을 전하라 하였다”며 그 낡은 우산을 돌려 주었다.

이 말을 들은 여주인은 “아! 이 좋은 기회를 놓치다니 왜 제일 좋은 우산을 드리지 못했을까”하며 한탄했다. 아마도 이 주인이 우산을 빌리려 했던 여인이 메리여왕인 줄 알았더라면 그의 한탄처럼 환대를 했을 것이다. 누추한 곳일망정 차 한 잔 하고 가시라고 권했을 것이다. 남선교회는 “주께 하듯 하라’는 주제를 가지고 전국대회를 개최하며 섬김과 봉사의 삶을 강조하고 있다.

인간관계에서 주님을 대하듯 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마도 주님께라면 잘 순종하며 받들 것이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이 땅에 계시지 않는다. 아니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주변에서 같이 생활하신다. 먼 옛날 유때 땅에서 사역하실 때처럼 낮은 자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섬길 것을 요청하시며 때로는 다른 모습으로 위기에 처한 우리를 도와주시기도 한다.

문제는 영국의 그 여인이 여왕을 알아보지 못했듯 우리 역시 우리 주님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전국대회의 주제처럼 우리 주변 아니 처음 보는 사람까지라도 주님으로 알고 섬기며 봉사한다면 주님께서도 만족하실 것이다. 칭찬하시고 복을 더하여 주실 것이다. 우리 주변엔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그들 중엔 나의 죄를 위하여 피 흘리신 주님께서 우리를 찾으시는지도 모를 일이다.

/홍익교회 장로, 평신도신문 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