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어느 목사님이 이런 글을 보내오셨습니다.

 
『천망회외 소이부실, 황태채, 싸이의 강남스타일, 양의섭 목사의 설교가 닮았다.
 
이 넷이 닮은 것은 빈 곳이 많다는 사실이다. 天網恢恢 疏而不失(천망회회 소이부실) 노자에 나오는 글이다. 하늘의 그물은 그물코가 넓지만 그로 인하여 잃는 것이 없다는 내용이다. 그물코가 넓으면 그물질하기가 쉽다. 고등어 잡으면서 멸치나 까나리까지 잡을 필요는 없고, 그렇게 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그물코를 너무 작게 하여서 치어까지 싹쓸이하는 어로는 불법이다. 그물코를 촘촘하게 할수록 그물을 끌기가 힘들다.
 
황태채는 명태를 한겨울에 덕장에 널어놓으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명태의 살이 부풀어 올라 명태 살 사이에 공간이 많이 생긴다. 황태를 요리할 때는 그 공간에 양념이 잘 베기 때문에 여러 요리가 가능하다. 살과 살 사이에 공간이 많은 황태가 살과 살 사이가 꽉 찬 명태보다 값을 몇 배 더 받는다.
 
싸이가 어느 날 Oxford 대학에서 강연을 하여 사람들을 웃기고 감동시킨다. 그의 강연 도중에 싸이는 이렇게 말한다. 내 노래를 듣는 분들에게 미안한 것은 그분들이 가사를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내 노래를 따라 부르고 즐기는 것은 그 노래를 부르는 사람마다 각자의 가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의섭 목사는 가급적 설교를 엉성하게 하려고 애를 쓴다고 한다. 그 엉성함 가운데 각자의 이야기와 각자의 삶의 내용들, 그리고 그 엉성함이 비워낸 곳에 성령님의 임재와 감동이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란다.
 
그러니 천망회회 소이부실, 황태채, 싸이의 강남스타일, 양의섭 목사의 설교가 닮았다.』
 
예상치 못한 내 설교에 대한 평(?)인데, 내심 유쾌했습니다. 정확히 봤음을. 예전에 한 설교들을 지난 5월, 입이 닫히었던 동안 찬찬히 살펴보니 너무 허술함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나는 간절한 기도와 기대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 허술함 속에 성령께서 당신의 뜻대로 채우시기를! 오늘도 그러실 겁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